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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로' 김여진 "4인4색 조로, 어떻게 다르냐고요?"

[박정환의 뮤지컬 파라다이스] '조로' 루이사 연기하는 뮤지컬 배우 김여진

14.09.28 11:37최종업데이트14.09.29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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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수정: 9월 28일 오후 2시 10분]

<조로>에서 루이사를 연기하는 김여진 ⓒ 엠뮤지컬


뮤지컬 <조로>의 루이사는 두 남자를 사랑한다. 가면을 쓴 영웅 조로와 귀족 남성 디에고를 동시에 사랑하면서 '이게 과연 옳은가' 하며 자괴감에 빠진다. 하지만 루이사의 고민은 순식간에 사라진다. 디에고와 조로가 알고 보면 같은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되면서부터다. 루이사는 여태까지 사랑했던 사람이 한 남자였다는 사실에 안도의 한숨을 쉴 수 있었다.

루이사는 당시 기준으로 보면 '신여성'이다. 아버지가 사위로 삼으려는 라몬과 정략결혼을 시키려고 할 때 싫다고 당당하게 이야기하고,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고 바른 소리를 하는가 하면 칼싸움도 능숙하다. <삼총사>와 <빨래>에서 '천상 여자'만 연기하던 김여진의 연기 변신이다. 아니, 어쩌면 자신의 성격에 맞는 배역을 찾은 것일지도 모르겠다. 적극적인 성격 덕에 배우와 스태프 사이에서 '김사내'로 불리는 김여진이기에 말이다. 

- 보통의 뮤지컬 여주인공은 사랑에 울거나 수동적인 여성이 많다. 하지만 <조로>의 루이사는 적극적이고 진취적이다. 
"실제 성격에 맞게 연기하는 편이다. 불의를 참지 못하는 루이사의 성격 등이 나와 잘 맞는다. 맞다고 생각하는 부분을 밀어붙이는 등의 성격이 비슷하지만, 사랑은 정반대다. 사랑하는 사람이 있어도 고백하지 못한다. 하지만 루이사는 디에고와 춤을 출 때 눈을 마주칠 정도로 적극적으로 사랑을 표현할 줄 안다."

- 루이사가 조로와 디에고를 사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루이사는 조로를 실제로 보기 전에 어른들의 허풍이라고만 생각하고 믿지 않았다. 라몬의 부하가 여자들을 위협할 때 루이사는 참지 못하고 대들다가 칼로 위협당한다. 이때 조로가 나타난다. 차 사고가 나서 꼼짝하지 못할 때 구해주는 슈퍼맨처럼 루이사에게 조로는 영웅이 된다. 항상 꿈꾸던 영웅이 실제 루이사의 눈앞에 나타나 키스까지 건넨다. 루이사는 조로에게 반할 수밖에 없다.

이상형과 현실에서 만나는 남자는 다르다. 조로가 이상형이라면, 디에고는 현실적으로 사랑할 수 있는 남자다. 루이사는 갈등에 빠진다. 디에고도 사랑하지만 조로도 놓칠 수는 없다. 원빈도 좋지만 남자친구도 놓칠 수 없는 것처럼 말이다."

뮤지컬 <조로>의 한 장면 ⓒ 엠뮤지컬


- 칼싸움을 소화할 때 고생문이 훤히 열리지 않았나.
"칼싸움을 연습할 때 정말 힘들었다. 무대용 칼을 고를 때 모두 들어보고 그중에서 가장 가벼운 칼로 연습했다. 그래도 힘들더라. 지금 아시안게임에 출전하는 펜싱 선수들이 대단해 보였다. 검술은 멋있는 운동이다. 전신운동은 물론이고 단전훈련에도 도움이 된다. 기회가 되면 정식으로 검술을 연마하고 싶다."

- 2막에서 양팔이 열차에 묶이는 장면이 있다.
"팔찌처럼 차는 소도구라 손목이 아프지는 않다. 격렬하게 움직이지 않고 연기를 위해 두 팔을 허둥대며 살살 움직여도 끊어지는 경우가 있다. 이럴 때는 쇠사슬이 끊어지지 않은 것처럼 연기해야 한다."

- 조로가 무려 네 명이다. 4명 조로와의 연기 호흡은 어떤가.
"비스트 양요섭씨는 연습실에서 무척 조용하다. 누나인 내가 한 번이라도 더 말을 건네곤 했다. 하지만 연습할 때는 굉장히 적극적으로 변한다. 어떤 주문을 해도 맛깔나게 잘 살린다. 여성의 보호 본능을 일으키는 힘도 있다.

휘성 오빠는 연습벌레다. 루이사가 욕탕에 있을 때 조로가 숨어들어오는 장면이 있다. 휘성 오빠는 연기가 처음이라 루이사가 목욕탕에 있는 장면에서 부끄러워했다. 연기를 위한 이야기를 많이 나눴다.

김우형 오빠와 연습할 때는 관람하던 스태프와 배우들이 목욕탕 장면에서 뒤집어졌다. 원래 대본은 키스한 다음에 루이사가 놀라서 조로를 걷어차면 조로가 아파하고 퇴장한다고 되어 있었다. 그런데 김우형 오빠와 호흡을 맞출 때 오빠가 걷어차인 다음에 저와 한 번 더 키스했다. 세 번으로 키스신이 늘어났다.

우형 오빠와 연습할 때 세 번으로 늘어난 목욕탕 키스신이 재미있어서 연출님이 '그래, 이거다. (안)시하도 세 번 가자' 해서 목욕탕 키스 장면이 세 장면으로 늘어났다. 이후 시하 언니는 목욕탕에서 나가는 조로에게 키스 한 번 더해달라고 '여기요'를 외치는 루이사가 되었고, 제가 연기하는 루이사는 당황하며 '이게 뭐지?' 하고 연기하는 식으로 두 사람의 루이사가 살짝 다르다.

상대 조로로 샤이니 키씨와 가장 많이 연습했다. 루이사 캐릭터를 잡는 데 키씨가 가장 많은 도움을 주었다. 더블 캐스팅은 다른 배우의 연기를 보며 나의 캐릭터를 잡아가는 것이 도움이 많이 된다. 안시하 언니가 루이사를 연기하는 것을 보며 키씨가 '(김여진 누나가 연기하는) 루이사는 이 장면에서 이렇게 해 보는 건 어때?' 하는 식으로 조언을 많이 건네주었다. 키씨의 조언대로 연습할 때 도움이 되는 부분이 꽤 많았다. 키씨가 연기적인 고민이 많지 않으면 이런 조언을 해주지 못했을 것이다."

<조로>의 한 장면 ⓒ 엠뮤지컬


- 지난 2013년 연말 <삼총사>에 출연했다. 최근 슈퍼주니어 성민씨가 김사은씨와의 교제를 인정했는데. 
"김사은씨와 성민씨 모두 연애한다는 티를 내지 않아도 당시 출연한 뮤지컬 배우들은 알고 있었다."

조로 김여진 성민 김사은 양요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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