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록 2014.11.05 11:19수정 2014.11.05 11:19
오마이뉴스의 모토는 '모든 시민은 기자다'입니다. 시민 개인의 일상을 소재로 한 '사는 이야기'도 뉴스로 싣고 있습니다. 당신의 살아가는 이야기가 오마이뉴스에 오면 뉴스가 됩니다. 당신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 시골집 고구마밭입니다
강미애
올봄에 밤고구마 200포기 모종을 사다가 텃밭에 심었습니다.
가을이 무르익어 고구마를 캤습니다. 고구마는 영하에서 얼어 버리기 때문에 서리가 내리기 전에 캐야 합니다. 보관할 때도 온도는 12~15도, 습도는 80~90도에 저장해야 합니다. 시골집 유기농 텃밭에서 고구마를 수확하면서 살아있는 자연 속의 생명을 만났습니다. 살충제 남용으로 자연 생태계를 파괴하는 현대... 제가 살고있는 시골집에서는 귀촌 6년 동안 유기농 텃밭을 가꿔 왔습니다.

▲ 고구마를 수확 했습니다.
강미애
고구마 형제들, 반갑다자연님의 보드라운 살결을 살살 파헤치니 분홍빛 어여쁜 고구마 형제들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고구마는 상처가 나지 않게 캐야 썩지 않고 오래 보관할 수 있습니다. 보드라운 흙에서 방금 나온 분홍빛 고구마가 신선하네요. 아기 얼굴만 한 큰 고구마는 터진 부분도 있고 껍질을 누가 갉아 먹은 흔적이 있는 곰보도 더러 있습니다.
누가 예쁜 고구마 얼굴을 흠집을 내었나 살펴보았더니, 흙 속에 숨어 살던 굼벵이입니다. 우리는 다 자란 고구마 얼굴에 흠집을 내는 굼벵이 같은 존재는 되지 말아야 겠습니다. 비가 오지 않아 흙이 딱딱해 호미와 삽을 동원해서 캤는데, 더러는 삽날에 잘려 고구마 캐기가 쉽지 않습니다. 올해는 밤 고구마 5박스를 캤습니다. 올겨울에 고구마를 은박지에 싸서 숯불에 구워 먹을 참입니다.

▲ 닭들이 뛰어 논 무밭입니다.
강미애
닭장 문을 열어주었더니 닭들이 무밭에 있는 부드러운 풀을 뜯어 먹고 벌레를 찍어 먹습니다. 어느 닭은 무 배추 겉 잎사귀를 부리로 뜯어먹습니다. 이어 닭들이 벼 수확이 끝난 옆 논으로 건너가서 벼 이삭을 주워 먹습니다.
"꼬꼬들아, 짚단은 헝클지 말고 놀아라, 논 주인한테 혼난데이~"

▲ 벼수확이 끝난 옆논에가서 닭들이 놀아요.
강미애
촌 아낙은 고구마를 캐다가 복숭아나무 밑에 돋아난 달래를 뿌리째 캤습니다. 더불어 텃밭에서 냉이와 참비름, 상추를 저녁에 먹을 만큼만 뜯었습니다. 텃밭에는 배추와 얼갈이배추가 함께 자라고 있습니다. 딸기밭에서 놀던 청개구리 두 마리를 잡아 손바닥 위에 놓아봅니다.
"누가 주인 허락도 없이 남의 딸기밭에서 놀라고 했어? 근데 누가 형이야?"
짓궂은 촌 아낙의 장난에 청개구리들은 다소 놀란듯합니다. 고구마 캐는 촌아낙 뒤를 졸졸 따라다니던 고양이 미미가 품에 달려 들었습니다. 고양이도 사랑이 그리운가 봅니다.

▲ 딸기밭에서 놀던 청개구리입니다.
강미애
감나무 옆에는 올가을에 씨를 사다가 뿌린 돌산 갓이 싱싱하게 자랍니다. 조만간에 갓을 솎아내 갖은 양념을 넣고 김치를 만들 것입니다. 돌산 갓김치는 톡 쏘는 겨자 냄새가 나는 입맛 돋우는 채소랍니다.
배추의 속을 살짝 들여다보았더니 메뚜기가 사랑을 합니다. 고구마를 캐다 보니 파란 큰 벌레도 있고, 고구마를 파먹는 굼벵이도 여럿 있습니다. 땅속에는 땅콩 이삭도 더러 있습니다.

▲ 유기농 텃밭에서 달래를 캤어요
강미애
시골집 텃밭에서 코끝에 스치는 선선한 바람을 맞으며 적당히 일한 다음, 방금 땅에서 얻은 신선한 얼갈이를 끓는 물에 살짝 데친 후 참기름 넣고 조물조물 무치고 상처 겉절이 등 신선한 채소로 저녁을 먹었습니다. 신선한 공기와 마음의 여유가 있는 시골살이 소식을 전합니다.

▲ 배추속에서 사랑을 하는 메뚜기가 있습니다.
강미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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