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에서 판매되고 있는 목초란 제품들 닭에게 목초를 먹여 생산했다는 달걀들. 제품 이름과 이미지만으로는 케이지 사육인지 아닌지 알 수 없다.
동물자유연대
현재 국내에서 닭의 사육방법에 대한 축산물 표시 기준은 없다. 식용란수집판매업의 영업자가 계란을 포장할 때 최소 포장 단위에 유통기한, 생산자명, 판매자명 및 소재지, 제품명, 내용량, 기타 표시 사항을 표시하도록 하고 있을 뿐이다.
그렇다보니 소비자들은 제품을 구매할 때 대부분 제품의 이름 혹은 브랜드 이미지에 의존하기 쉽다. 문제는 목초를 먹인 건강한 닭이 낳았다는 제품이나 착한 달걀, 건강한 달걀 등 알을 낳는 닭의 사육 방법에 대해 오해할 수 있는 제품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그럴듯한 이름과 이미지에 속아 제품을 구매할 위험이 높다는 말이다.
대표적으로 대형마트에서 판매 상위권을 차지하는 '목초를 먹인 건강한 닭이 낳은 달걀', 일명 목초란을 보자. 목초를 먹인 '건강한 닭'이란 이름이 주는 이미지 때문에 소비자들은 이 제품에서 초원에 닭을 풀어놓고 키우는 장면을 연상하기 쉽다. 심지어 제품 겉면에는 풀 이미지까지 그려져 있다.
그러나 자세히 보면, 제품명의 목초는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목초(牧草), 즉 풀이 아니다. 지난 며칠 '목초란'을 판매한다는 업체 고객센터에 전화를 걸어 사육방법에 대해 물었다. 상담자들 모두 해당 제품들이 케이지 사육으로 생산한 달걀이며, 목초액을 사료에 첨가해 먹이는 것이라 설명했다. 여기서 말하는 목초액은 나무를 숯으로 만드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액체를 말한다.
설명을 듣고 나니, 날개를 펴기도 힘든 철장에 닭을 가둬놓고 특정 물질이 첨가된 사료를 먹이는 게 닭 혹은 소비자에게 과연 좋은 걸까?란 생각이 들었다. 심지어 대형마트 달걀 코너에서 판매되는 제품들을 비교해보면 케이지 사육으로 생산한 '목초란' 제품과 동물복지 인증 제품 가격이 별반 차이가 없다.
라벨 하나 붙였을 뿐인데, 대우가 달라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