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도에 산이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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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철민(cyberchannel)등록 2014.11.17 17:42
"나주에 오를만한 산이 있나요?"

나주로 이주하는 가족이 질문을 던졌다. 나주가 '나주평야'란 사실이 교과서에도 실려있지만 막상 이사하려하니 피부로 와닿는 생활탐구형 질문을 한것이다.

"문득, 나주에 '산' 이 있나? 라는 생각에서, 이내 남도에서 '산'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 라는 생각에 이르게 되었고, 혹여 나주에 오를만한 '산'이 없다고 하여, 남도에 '산이 없다'는 선입견을 가질것 같아, 노파심에서 질문의 의미를 "남도에 산이 있나요?" 라는 질문으로 확대하여, 그에 대한 답을 하고자 한다.

나주는 평야라, 큰산이라 할수는 없지만,  남평 '금성산'과 '봉학산'은 무등산과 이어져있구요, 태백산맥에서 경상북도와 경상남도를 경계선을 따라 지리산에서 기가 모여, 전라남도 이르게되지요. 노령산맥은 전라북도를 관통하지요.

결국 소백산맥과 노령산맥의 줄기를 따라, 지리산을 걸쳐 무등산으로 뻗고, 그맥이 전라도 전역으로 퍼져나가게 되지요.

전라도 전역이 젊은 아낙네의 하늘하늘거리는 치맛자락처럼, 모두 약동하는 산맥의 파도처럼, 아름답게 굴곡지며 이어져 있지요.

말하자면 전라도에서 '산'은 하나의 '산'이라기보다 커다란 '산맥'이라서, 제대로 느끼시려면 무등산을 기준으로 담양추월산, 화순안양산, 나주금성산, 영광불갑산으로 산행을 권합니다.

곳곳마다 숨어있는 산사를 찿아가는 일정이 세상의 여느 즐거움과는 다른, 깊은 남도의 운치를 더해줄것입니다. 가을이면 해남의 대흥사와 순천의 송광사 진입로를 따라 입구를 걸어간다면 경치가 정말 압권이지요.

게다가 방사형으로 산, 들, 계곡, 물, 산사, 마을, 사람이 모여있는, '삶'과 '혼'이 살아 숨쉬고 있어 산행이 지루하지가 않지요.  즉 ,이곳에서 산은 정상의 '높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자연과 '어울어짐'이며 이곳 전라도의 역사와 혼이 담겨 있는 성지라 할 수 있지요.

무등산을 중심으로 곳곳에 산수가 어울어짐이 모두 한 풍경화를 구성하고 , 그속에 보이지는 않지만, 소소하면서 강한 기운이 있으니 그것을 피부로 느껴보셔요. 마침내 숨어있는 역사적 장소와 그에 어울어지는 '삶'을 보게 되면, 다채로운 '깔'속에 완만하며 곧은 '결'을 알게 되고, 생동하는 '혼'을 느끼게 되어, 비로소 '남도'를 바로 알게 되실 거에요!!!

지리산에서 이어진 무등산자락은 남도의 강한 상징이고, 동북쪽으로 담양은 산과 들이 적절히 어울어져 있으며, 곳곳에 역사적 비원이 숨겨져 있고, 이어 남쪽으로 화순은 마치 한폭의 그림처럼 오밀조밀한 운치가 녹아있지요.

이어지는 보성,순천으로 산과 들과 수원지가 겹쳐있어 드라이브하기에 최고입니다. 서남쪽으로 그 기운이 나주금성산에서 쉬었다가 이어 영암에 내달리면 비로소 월출산에 이르게 되는데, 이곳은 전라도 강인함의 상징이 응집되어 있는 곳이지요. 전체가 깍아지른 바위산이라 담력이 있어야 오를수 있어요.

저도 남도 전체를 몸으로 느끼기까지 20여년이 걸렸습니다. 물론 아직도 멀었지요. 처음에 모든 선입`관(bias)`을 버리면, 보이지 않는 부분까지 세밀하게 다가올 거예요.

나주, 아니 남도에 오시게 된것을 환영합니다.  멋진 남도가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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