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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가네 식구들'의 최대철..연극 '취미의 방'으로 고향 나들이

[인터뷰] '취미의 방'에서 미즈사와를 연기하는 '당신만이 내사랑'의 최대철

14.12.05 16:24최종업데이트14.12.05 1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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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취미의 방 에서 미즈사와를 연기하는 최대철 ⓒ 연극열전


<취미의 방>에는 밉상 캐릭터가 한 명 있다. 바로 최대철이 연기하는 미즈사와. 겉보기에는 고서를 사랑하고 얌전한 듯 보이지만 타인을 살해 사건의 용의자로 지목하는 일에는 한 치도 서슴지 않는다. 일 년 이상 같은 방에서 한솥밥을 먹고 취미를 공유한 끈끈한 우정을 가진 멤버를 용의자로 지목하는 데 있어 한 치의 망설임도 없기에 미즈사와가 밉상으로 보이는 거다.

드라마 <당신만이 내사랑>은 월화, 수목드라마나 주말드라마가 아니라 일일드라마다. 거의 매일 촬영을 해야 한다는 이야기다. 드라마로도 일정이 빠듯한데, 최대철은 공연을 사랑하는 마음에 드라마 촬영이 끝나자마자 대학로로 허겁지겁 달려오기 바쁘다. 하지만 힘든 일정을 소화하면서도 그는 힘든 내색 하나 보이지 않고 그 무엇보다 감사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는, 긍정의 에너지를 인터뷰 내내 보여주고 있었다. <왕가네 식구들>과 <왔다! 장보리>로 시청자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던 최대철을 대학로에서 만났다.

- 미즈사와는 여인을 살해한 사람으로 아마노를 맨 처음 지목한다.
"제가 연기하는 미즈사와는 옛날 책을 모으는 게 취미다. 그런데 유독 아마노는 칼로 썰어서 음식을 만드는 취미를 갖고 있다. 요리라는, 칼을 다루는 취미가 미즈사와에게는 수상하게 보였다. 아마노의 냉장고도 수상하기 짝이 없다. 냉장고를 그냥 열면 될 것을, 항상 냉장고에 자물쇠를 채운다. 이런 수상쩍은 이유로 아마노를 범인으로 지목한 거다."

- 맨 처음 아마노를 범인으로 지목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반대로 여인을 살해한 범인으로 미즈사와가 지목당한다.
"취미의 방 멤버들이 왜 자신을 범인으로 지목하는가 하는 이야기를 듣기는 듣는다. 하지만 심정은 '이것 봐라? 한 번 이야기해 봐라. 난 아니니까' 하는 심정이다. 범인으로 몰렸을 때에는 범인이 아니라고 강하게 부인하지만, 아마노나 다른 멤버를 범인으로 지목할 때에는 의심의 여지 없이 범인으로 몰아간다.

처음 연습할 때 서범석씨가 '대철아, 이 극은 코미디도 있지만 진지해야 할 거 같아' 했을 때 '형, 맞는 것 같아' 하고 동의했다. 이 극은 진지해야 웃기는 강도가 더해진다. 진수씨는 아마노를 연기할 때 너무 집중한 나머지 울먹이며 연기할 때가 많다. 그럴 때마다 연기하는 배우인 저희들이 극에 빠지는 묘미가 있다."

▲ 취미의 방 에서 미즈사와를 연기하는 최대철 ⓒ 연극열전


- 공연하며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진수 형' 하고 불러야 하는데 '아마노씨' 하고 일본 이름으로 불러야 하니 이름들이 입에 달라붙지 않는다. 극 가운데서 건담 프라모델로 설명하는 장면이 있다. 그런데 프라모델을 부러뜨릴 때가 있다. 다른 인물들은 아내가 있어서 아내가 남편의 식사를 챙겨준다. 하지만 미즈사와는 혼자 산다. 혼자 밥 먹는 걸 싫어한다.

미즈사와는 아마노가 만들어준 밥을 많이 먹어야 한다. 그런데 진수씨는 공연 중에 조화처럼 먹지 못하는 걸 (장난으로) 배우가 먹는 음식에 데코레이션으로 집어넣는다. 공연할 때 웃기면 안 되는데 진수씨가 음식으로 장난칠 때마다 속으로 빵 터진다. 상대방이 너무 진지해서 웃음을 못 참을 때도 있다."

- <당신만이 내사랑>는 월화, 수목드라마나 주말드라마도 아니고 일일드라마다. 바쁜 스케줄에도 공연 <취미의 방>과 병행해서 찍고 있다.
"제가 하고 싶은 연기로 두 아이를 키울 수 있다는 점에서 하나도 힘들지 않다. 드라마로 사랑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행복할 뿐이다. <당신만이 내사랑>은 6살 된 딸을 둔 홀아버지 캐릭터다. 보증을 잘못 서 과일가게에서 쪽방 생활을 한다. 극 중 한채아씨가 강남길 선배님의 딸이다. 한채아씨는 싱글이지만 저는 6살배기 딸을 둔 홀아비라 혼자 가슴앓이를 하다가 돈 때문에 배신을 하는 인물이다."

- 그동안 출연한 작품들 <왔다! 장보리>와 <왕가네 식구들>이 시청률 고공행진을 펼쳐서 출연하는 작품에 대한 시청률을 신경 쓰게 되는가.
"처음에는 출연하는 작품에 대한 시청률을 염두에 두지 않았다. 그런데 주위 사람들이 '출연하는 작품마다 대박이 나는 거야' 하는 이야기를 많이 듣고는 시청률에 대한 생각이 들기 시작했다. 좋은 배우와 연출이 만난 잘 된 작품에 제가 들어간 거다.

제가 운이 좋아서 출연작의 시청률이 높은 거지, 제가 출연했다고 시청률이 높게 나온 게 아니다. 지금은 시청률이 높게 나오는 작품에 대한 생각을 버렸다. 촬영 시간에 늦지 말자, 맡은 역할을 잘 해내자 하는 생각이 중요하다."

▲ 취미의 방 에서 미즈사와를 연기하는 최대철 ⓒ 연극열전


- 촬영시간에 늦지 말자는 다짐에서 성실함이 돋보인다.
"배우의 역량이 100일 때 성실함은 99라고 생각한다. 1이 연기다. 촬영 시간처럼 지켜야 할 것을 지키지 못하면 기본이 무너진다고 생각한다. 늦게 촬영장에 와도 감탄사가 저절로 나오는 연기의 소유자가 아닌 이상, 시간 엄수와 성실함은 중요하다."

- 연기하고 싶으면 대개는 연영과에 진학한다. 그런데 무용을 전공하다가 연기자가 되었다.
"TV에서 조니 뎁의 <가위손>을 본 다음 연기자에 대한 꿈을 꾸고 있었다. 고등학생 때 공부가 맞지 않았다. 고2 때 막내누나가 '집안에서 아들이 너 하나인데 대학은 가야 하지 않겠느냐'는 이야기를 했을 때 대학 진학에 대한 자극을 받았다. 하루는 누나가 제 손을 잡고는 무용학원에 데리고 갔다.

남자가 쫄쫄이복을 입고 어떻게 춤을 추느냐고 펄쩍 뛰었다. 하지만 그 생각은 오래가지 않았다. 무용학원 원생이 음악을 틀어놓고 춤추는 걸 보고는 너무 아름다워서 입이 쩍 벌어졌다. 그 장면을 보고는 연기하는 사람이 몸 쓰는 걸 배우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누나에게 무용학원을 수강하겠다고 하고는 고등학교 3학년 때 일 년 동안 열심히 준비해서 무용학과가 있는 대학에 진학했다.

대학 졸업 후 연기에 대한 불타는 꿈에 오디션을 보러 다녔다. 대학교에서 이미 춤은 배운 상태인데 연기는 하고 싶었고, 눈을 돌린 게 뮤지컬이었다. 보통 인터넷에서 오디션 지원서를 내려받아 작성하는 게 정상이다. 하지만 저는 문방구에서 파는 지원서 양식에 사진을 붙이고 무작정 오디션 원서를 냈다. 결국 <와이키키 브라더스> 앙상블로 뽑혔다.

뮤지컬을 4년 하다가 연극 <오월엔 결혼할 거야> 등으로 눈을 돌렸다. 어떤 드라마 감독님이 제가 하는 공연을 보고는 <드라마 스페셜-화평공주 체중감량사>의 남자주인공 배역을 주셨다. 이때부터 드라마와 인연을 맺게 됐다."

- 시청자에게 어떻게 보답하고 싶은 연기자가 되고 싶은가.
"<왕가네 식구들>이 저로 하여금 매스컴에 주목받게 한 고마운 작품이다. 사실 <왕가네 식구들> 첫 출연할 때에는 대사 한마디만 했으면 좋겠다는 간절한 심정이었다. 그런데 분량도 많고 대사도 많이 종영까지 갈 수 있었다. <왕가네 식구들>의 첫 촬영 때 가진 마음을 계속 갖는 게 중요하다. 시청자가 최대철을 떠올릴 때 '옆집 삼촌 같고 오빠 같고 아저씨 같은 배우'로 편안하게 기억해 주셨으면 한다."


최대철 취미의 방 당신만이 내사랑 왕가네 식구들 왔다 장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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