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향교의 공간은 교육과 제례의 두 영역으로 나뉜다. 풍화루에서 대성전을 향해 바라본 진주향교.
김종신
향교의 공간은 교육과 제례의 두 영역으로 나뉜다. 진주향교도 앞 쪽에 교육 공간을 두고 제례 공간을 뒤쪽에 두는 건물 배치의 일반적 형태를 따르고 있다.
유생(儒生)들이 학문을 연마하는 명륜당과 일상생활을 하는 동재(東齋), 서재(西齋)는 교육기능을 담당하는 공간이다. 공자와 선현의 위패를 모시는 대성전과 동무(東廡), 서무(庶務)는 제례기능을 담당하는 공간이다.
지붕 옆면이 사람 인(人)자 모양의 맞배지붕 집인 명륜당은 앞면 4칸 규모다. 명륜당과 가운데 통로를 사이에 두고 대칭을 이룬 사교당은 사방이 열려 있다. 유교 경전을 읊조리던 유생들의 낭랑한 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다시 가운데에 서자 머리가 어질어질하다. 대성전으로 향하는 길은 가파른 계단의 연속이다. 향교 시작에서부터 계단은 모두 126개다. 그중 풍화루를 지나 본격적으로 올라가는 대성전 앞 계단만도 65개다.
오후 햇살이 등 밀어주는 기운을 받아 한 계단 한 계단 올랐다. 공부도 중요하지만, 공자를 비롯한 성현의 말씀을 소중하게 여기며 올라가라는 뜻이리라.

▲ 진주향교 대성전에서 바라본 명륜당과 사의당, 진주 도심.
김종신
올라가는 틈틈이 나는 자꾸 뒤를 돌아보았다. 진주의 도심이 한눈에 들어오기 때문이다. 드디어 대성전이다. 앞면 3칸·옆면 2칸의 규모의 대성전은 지붕 옆면이 여덟 팔(八)자 모양인 팔작지붕 집이다. 맞배지붕 형태가 대부분인 다른 향교의 대성전과는 보기 드문 지붕모양새다.
대성전 뒤 담장 너머로 두릅나뭇과 엄나무가 있다. 봄이면 어린 새순을 살짝 데쳐 양념에 무쳐 먹으면 독특한 향과 맛이 난다. 또한, 관절염에 좋다는 엄나무를 보니 경사진 계단을 올라오느라 고생한 두 다리를 보전하라는 숨은 뜻이 있는 것은 아닌지 즐거운 상상에 입 가득 침이 고였다.
대성전으로 올라오는 길은 공자처럼 살고자 다짐하는 길이다. 문득 고등학교 생활관 수료 후 받은 기념품의 문구가 떠오른다. 배움과 실천이 같다는 '학행일여(學行一如)'. 시간을 잠시 멈춰 세웠다. 학교 졸업 후 아는 것에만 그치지 않고 제대로 실천하고 있는지 돌아보는 시간이었다. 어느새 뉘엿뉘엿 해는 지고 하늘도 주황빛으로 물들었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