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전법칙의 멘델은 수도승이었다

[서평] 기원전부터 2010년까지 <과학의 책>

등록 2014.12.31 16:16수정 2014.12.31 1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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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원 전부터 현재까지, 과학사를 한 눈에 볼 수 있는 과학사 연대표 ⓒ 지식 갤러리


자신 모습이 부모나 형제들과 많이 닮아 있다는 걸 이상하게 생각하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하늘이 움직이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없을 겁니다. 우리의 보편화된 상식으로 아무렇지도 않게 생각하는 것들이 저절로 이루어진 건 아닙니다.

하늘이 움직인다고 믿었던 때도 있었고, 자신의 모습이 왜 형제들과 닮아있는지를 이해하지 못하던 때도 있었습니다. 훤한 대낮에 하늘이 캄캄해 지는 일식은 하늘이 내리는 천재지변으로 인식되던 때도 있었습니다.


지금 여기서 우리가 별다른 생각 없이 사용하고 있는 대다수 것들은 누군가가 밤잠 설쳐가며 이룬 연구개발의 결과이고, 그 연구개발을 가능하게 한 배경은 바로 과학입니다. 과학과 무관한 사람은 없습니다. 최첨단 군수장비, 손에서 놓지 못하고 있는 스마트폰은 물론 가전제품이나 생활필수품 자체가 과학을 바탕으로 한  결실들입니다.

과학 덕분에 병도 고치고 수술도 가능합니다. 수명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우리 몸 자체가 과학의 대상이자 과학 덕을 보고 있는 수혜자입니다. 과학은 과거에도 있었고 지금도 있고, 앞으로도 끊이지 않을 것입니다. 과학은 과거의 결과를 바탕으로 해 미래를 향해 진보하고 있는 현재진행형입니다.

기원 전부터 현대까지 과학자들과 그 이론을 아우르고 있는 <과학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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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의 책> 책표지. ⓒ 지식 갤러리

<과학의 책>(지은이 애덤 하트데이비스 외, 펴낸곳 (사)한국물가정보)에서는 기원전부터 현재까지 과학사, 오늘날 우리가 누리고 있는 문명과 문화가 가능할 수 있는 토대가 구축되는 데 크게 기여한 과학자들과 그들이 내놓은 이론(결과)들을 한 눈에 새길 수 있도록 정리해 설명하고 있습니다. 

서양 철학의 설립자로 초기 과학발달을 이끈 사람은 일식, 낮이 밤이 되는 걸 예언한 과학자는 고대 그리스 식민지 밀레투스의 탈레스(기원전 624∼546년)였습니다.


불교에서는 사람의 몸은 지수화풍(地水火風, 흙, 물, 불, 공기)이렇게 4대로 이루어졌다고 합니다. 그래서 사람이 죽으면 뼈와 살 등은 흙으로 돌아가고, 피와 눈물 등은 물로 돌아가고, 따뜻했던 체온은 불기로 돌아가고, 들숨과 날숨은 바람이 돼 돌아간다고 합니다. 

지극히 종교적인 이야기 같지만 사실은 의사이자 시인이었던 엠페도클레스(기원전 490∼430년) 만물이 흙, 물, 불, 공기라는 4가지 근원물질로 구성됐다는 이론을 제시했었다고 합니다. 

한 눈에 읽을 수 있는 '과학사 연대표'

우리가 어떤 흐름을 이해하는데 아주 유용한 것이 연대표(흐름도)입니다. 연대표는 시간에 따른 순서만을 정리하고 있을 뿐 아니라 발전되어나가는 단계별 과정까지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책에서는 어떤 이론이나 연구결과가 성립(발표)된 내용들을 연대표처럼 '과학의 시작(기원전 500년∼서기 1400년)', '과학 혁명(1400∼1700년)', '한계를 넓히다(1700∼1800년)', '진보의 세기(1800∼1900년)', '패러다임 전환(1900∼1945)', '기본 구성 요소(1945∼현재)'로 정리하고 있어 기원전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의 과학사를 한 눈에 읽을 수 있도록 구성돼 있습니다. 

유전을 이해하는 데 획기적인 발전이 이루어진 것은 DNA의 화학구조가 밝혀지기 거의 한 세기 전, 그리고 다윈의『종의 기원』을 발표하고 나서 10년이 채 지나지 않았을 때였다. 브르노의 아우구스티누스회 수도승 그레고어 멘델은 선생 겸 과학자 겸 수학자로서, 더 유명한 여러 박물학자들이 실패한 분야에서 성공했다. 그런 차이가 나타난 이유는 멘델이 수학과 확률론에 뛰어났기 때문일 것이다. -<과학의 책> 16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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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론 흐름도와 그림(사진)등이 과학(이론)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돼 있습니다. ⓒ 지식 갤러리


과학자하면 대학이나 연구소에 근무하는 사람들 일거라고 생각하기 쉽지만 완두콩을 관찰해 유전 법칙을 발견한 멘델의 본분은 수도승이었습니다. 책에서는 과학의 바탕이 되는 이론뿐만이 과학자들에 대해서도 개략적으로나마 소개하고 있어 연구배경을 이해하는 데 흥미를 더해줍니다. 

살아있는 세포는 DNA에 암호화되어 있는 지령에 따라 조립되고 유지된다. → DNA의 지령은 정밀한 염기 서열에 담겨 있다. → 그런 염기 서열은 해독할 수 있다. → DNA의 화학적 구성 요소들을 특정 순서로 결합하면 DNA를 인공적으로 만들 수 있다. →언젠가 우리는 새로운 생명체를 컴퓨터 화면상에서 설계할 수 있을 것이다.

2010년 5월에 생물학자 크레이그 벤터(Craig Venter) 휘하의 미국 과학자 팀은 완전히 인공적인 생물체를 최초로 만들어냈다. 그 생물(단세포 세균)은 화학적 구성요소를 원료로 조립되었다. 그것은 생명의 본질 자체에 대한 우리의 이해가 증진되었음을 입증하는 증거였다. -<과학의 책> 324쪽-

위 내용은 크레이그 벤터(미국, 1946년∼)팀이 만들어낸(발표한) '새로운 생물체'를 설명하고 있는 내용 중 일부입니다. 이론적 배경을 흐름도로 설명하고 있어 이러한 과학적 결과가 어떻게 가능 했는가를 한 눈에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책에서는 이미 보편적 상식이 돼버린 과학뿐만이 아니라 현재 진행되고 있는 과학, 미래에 기대되거나 예측 할 수 있는 과학까지를 광범위하게 아우르고 있습니다. 내 몸, 일상생활을 통해서 접하게 모든 만물 중 그 어떤 것도 과학과 무관한 것은 없습니다.

<과학의 책>에서 설명하고 있는 과학자들과 그 이론은 과학과 무관한 삶을 살 수 밖에 없는 우리가 반드시 새겨야 할 지성이자 알아두면 두루두루 도움이 될 과학적 교양이 되리라 기대됩니다. 
덧붙이는 글 <과학의 책> (지은이 애덤 하트데이비스 외 / 옮긴이 박유진· 최윤희 / 펴낸곳 (사)한국물가정보 / 2014년 12월 26일 / 값 3만 8000원)
#과학의 책 #박유진 #최윤희 #(사)한국물가정보 #지식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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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들이 좋아하는 거 다 좋아하는 두 딸 아빠. 살아 가는 날 만큼 살아 갈 날이 줄어든다는 것 정도는 자각하고 있는 사람. '生也一片浮雲起 死也一片浮雲滅 浮雲自體本無實 生死去來亦如是'란 말을 자주 중얼 거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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