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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3학번 손민한, 2015년 선발 투수 도전한다

[프로야구] NC 4~5선발 자리에 공천신청... 후배들과 경쟁

15.01.06 08:20최종업데이트15.01.06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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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트윈스의 류택현(1971년생)과 넥센 히어로즈의 송지만(1973년생)이 작년 시즌을 끝으로 은퇴를 선언했다. 공식적으로 은퇴를 한 적이 없는 또 한 명의 1971년생 최향남이 새 팀을 구하지 못한다면 이제 새 시즌의 프로야구 최고령 선수는 1974년생, 93학번들이 채우게 된다.

올해도 선수로 뛸 것이 확정된 93학번 선수는 총 4명. 그 중 생일이 가장 빠른 삼성 라이온즈의 진갑용(5월 8일생)이 최고령 선수가 되고 5월 13일에 태어난 최영필(KIA타이거즈)은 단 5일 차이로 최고령 선수 자리를 내줬다.

그리고 NC 다이노스의 손민한은 남은 93학번 동기들 중에서 유일하게 1975년에 태어났다(1월 2일생). 각자의 확고한 영역을 가진 1974년생들에 비해 막내(?) 손민한은 올 시즌에도 무한경쟁에 뛰어든다. 2008년 이후 7년 만에 풀타임 선발에 도전하는 것이다.

역대급 약체 롯데 마운드를 외롭게 지키던 '전국구 에이스'

손민한은 고려대 시절부터 국가대표 에이스로 이름을 날리던 '특급 투수'였다. 롯데 자이언츠는 1997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10년에 한 번 나오는 재능'이라던 진갑용을 거르고 손민한을 선택했다(진갑용이 2차 1라운드로 OB베어스에 지명되면서 7년 동안 이어지던 최강 배터리도 결별을 하게 됐다).

아마 시절 워낙 많은 공을 던진 손민한은 프로 입단 후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렸고 3년 동안 단 1승에 그치며 '먹튀 논란'의 주인공이 됐다. 하지만 프로 4년째이던 2000년 12승7패평균자책점3.20으로 자존심을 세웠고 시드니 올림픽에 출전하며 병역 혜택을 받았다.

손민한은 2001년 15승을 수확, 신윤호(전 LG)와 함께 공동 다승왕에 오르며 리그를 대표하는 에이스 투수로 거듭났다. 하지만 손민한 혼자의 힘으로 팀을 끌어올리기에 롯데의 전력은 심각하게 약했다.

손민한은 2002년 142.1이닝을 던지며 3.67의 평균자책점을 기록하고도 단 4승에 그쳤고 2003년에는 3승11패4.86으로 큰 부진에 빠진다. 손민한은 2004년 양상문 감독(현 LG감독) 부임 후 조금씩 구위를 회복했고 2005년 18승7패1세이브2.46의 성적으로 리그 MVP를 차지했다. 특히 손민한은 MVP를 차지한 후 인터뷰에서 "가능하다면 MVP트로피와 우승 지를 바꾸고 싶다"고 밝히며 롯데팬들을 감동시켰다.

손민한은 2005년부터 2008년까지 4년 연속 두 자리 승수를 올렸고 4년째가 되던 2008년엔 롯데를 7년 만에 가을 야구로 이끌기도 했다. 하지만 4년 동안 무려 703이닝을 던지며 혹사한 손민한의 어깨는 결국 탈이 나고 말았다.

손민한은 2009년 6승5패 5.19의 기록을 마지막으로 1군 무대에서 사라졌다. 롯데에서는 재기가 힘들다고 판단한 손민한에게 코치직을 제안했지만 현역 생활에 미련이 남았던 손민한은 스스로 방출을 선택했다.

77년생 박명환부터 93년생 이민호까지 손민한의 경쟁상대

2013년 NC에 신고선수로 입단한 손민한은 그 해 선발과 마무리를 오가며 5승6패9세이브3.43의 성적을 올렸다. '전국구 에이스'로 이름을 날리던 시절에 비하면 한참 모자란 기록이지만 3년 간 1군 무대에 등장하지 않았던 40세 투수로는 매우 준수한 성적이었다.

손민한은 작년 시즌에도 NC의 필승조로 활약하며 4승4패1세이브9홀드3.54를 기록, NC의 창단 첫 포스트시즌 진출에 공헌했다. 2013년 신고 선수로 입단했을 때 5천만 원이었던 손민한의 연봉도 올해 1억2000만 원까지 인상됐다.

NC는 작년 시즌을 마지막으로 신생 구단 혜택을 10구단 KT위즈에게 넘겨줬다. 외국인 선수 보유한도가 3명으로 줄어들면서 작년 시즌 9승을 올렸던 테드 웨버와의 재계약도 포기할 수 밖에 없었다. 선발진에 작지 않은 구멍이 생긴 것이다.

올 시즌 NC에서 선발 자리가 보장된 선수는 외국인 선수 찰리 쉬렉과 에릭 해커, 그리고 토종 에이스 이재학뿐이다. 김경문 감독은 마무리 김진성과 좌우 셋업맨 이혜천, 원종현을 제외한 모든 투수에게 선발의 기회를 주겠다고 선언했다. 93학번 손민한에게도 기회가 온 것이다.

올 시즌 NC의 4,5선발 후보는 손민한을 비롯해 우완 이민호와 임창민, 좌완 노성호, 사이드암 이태양 등이 있다. 2000년대 중반 손민한과 라이벌 구도를 형성했던 박명환도 선발에 도전장을 던졌다. 손민한은 적게는 2살, 많게는 18살이나 어린 후배들과 경쟁을 하게 된 셈이다.

손민한은 전성기에 비교해 떨어진 구위와 5이닝 이상을 소화할 수 있을지 의문이 드는 체력이 약점으로 꼽힌다. 하지만 뛰어난 제구력과 위기관리 능력, 그리고 타자를 상대하는 수싸움 등은 여전히 명불허전이다.

올해부터 팀 당 144경기로 늘어난 장기레이스에서 불혹의 손민한이 플타임 선발로 나설 가능성은 현실적으로 그리 높지 않다. 하지만 믿음직한 선발투수가 점점 줄어들고 있는 프로야구에서 한 시대를 풍미했던 프로 19년 차 노장 투수의 선발 도전은 야구팬들에게 신선한 감동을 주기 충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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