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TV와 LG 냉장고도 서로 말이 통할까

[CES 2015] '사물인터넷' 영토 확장 놓고 삼성-LG '동상이몽'

등록 2015.01.06 17:08수정 2015.01.06 17: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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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삼성전자 CE부문장인 윤부근 대표이사가 5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베네시안 팔라조 호텔에서 열린 CES 기조연설에서 삼성전자의 사물인터넷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삼성전자 CE부문장인 윤부근 대표이사가 5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베네시안 팔라조 호텔에서 열린 CES 기조연설에서 삼성전자의 사물인터넷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 삼성전자


냉장고에 우유가 떨어지면 슈퍼마켓 앞에서 스마트폰이 울리고, 웨어러블 기기가 내 신체 리듬에 맞춰 에어컨을 조절한다. 이처럼 모든 사물이 인터넷으로 연결돼 생활 편의를 돕는 이른바 '사물 인터넷(IoT; Internet of Things· 아이오티)'이 가전업계 화두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6일(아래 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소비자가전쇼(CES) 2015'에서 '사물 인터넷' 기선 잡기에 나섰다. 저마다 '이종산업간 협업', '타 브랜드 호환성 향상' 등 개방성을 강조했지만, 자신들이 가전제품을 연결하는 '스마트홈' 주도권을 잡겠다는 속내는 분명했다.

삼성 "5년 내 모든 제품 연결"... LG "타 브랜드 호환성 강화"

삼성전자 CE(소비자가전)부문을 책임지고 있는 윤부근 대표는 5일 라스베이거스 베네시안 팔라조 호텔에서 열린 CES 기조연설에서 삼성전자의 사물인터넷 전략을 밝혔다.

윤 대표는 "IoT(아이오티)는 사람들의 필요와 상황에 맞게 그들을 보호하고, 삶을 더욱 풍요롭게 해주며 나아가 사회·경제를 바꿀 무한한 가능성의 원천"이라면서 "IoT 제품의 비율을 지속적으로 늘려 TV는 오는 2017년, 나머지 삼성전자의 모든 제품은 2020년까지 100% IoT에 연결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겠다"고 밝혔다.

이를 위해 지난해 8월 개방형 사물인터넷 플랫폼 개발업체인 '스마트싱스'를 인수한 삼성은 올해 개발자 대회와 스타트업 발굴 등 사물인터넷 개발자 지원에 1억 달러(약 1100억 원)를 투자할 계획이다.

이날 기조연설에는 미래학자인 제레미 리프킨을 비롯해 알렉스 호킨슨 스마트싱스 CEO(최고경영자), 자동차업계를 대표한 엘마 프리켄슈타인 BMW 부사장이 직접 등장해 사물인터넷을 위한 '산업간 협업'을 강조했다.


최근 저서 <3차 산업혁명>에서 재생 에너지와 인터넷 네트워크를 통한 산업간 협업을 강조한 제레미 리프킨은 "IoT의 가능성은 무궁무진하지만, 플랫폼의 호환성이 떨어지고 산업 간 협업도 원활치 않다는 게 IoT 시대의 도래를 막는 커다란 장벽"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윤 대표도 "IoT의 진정한 가치를 실현하려면 서로 다른 기기와 플랫폼 사이 장벽이 없어야 한다"며 "삼성전자의 IoT 기술과 제품은 이러한 개방성에 기반을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윤 대표는 한 발 더 나아가 "산업계 모두가 인류의 발전과 영속성에 기여한다는 사명감을 가지고 혁신적인 미래를 창조하는데 동참하자"며 자동차뿐 아니라 교육, 의료, 금융, 공공 서비스 등 이종산업간 협업을 제안했다.

a  LG전자 최고기술책임자(CTO)인 안승권 사장이 5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호텔에서 열린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사물인터넷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LG전자 최고기술책임자(CTO)인 안승권 사장이 5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호텔에서 열린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사물인터넷 전략을 발표하고 있다. ⓒ LG전자


가전업계 라이벌인 LG전자도 견제에 나섰다. LG전자 최고기술책임자(CTO)인 안승권 사장은 이날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 호텔에서 열린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사물인터넷 플랫폼 차별화, 기기 간 연결성 강화, 사물인터넷 생태계 확장 등 개방화 전략을 전개해 사물인터넷 시장을 이끌어 갈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LG전자 스마트TV 전용 플랫폼인 '웹OS(운영체제)'를 앞으로 사물인터넷 플랫폼으로 확장하겠다고 밝혔다. '생체신호분석기술'을 탑재한 스마트폰, 웨어러블 기기와 가전제품을 연결하는 '웰니스 플랫폼'을 이용하면 사용자의 수면 습관이나 심장 박동 수 등 신체 정보를 분석해 에어컨이나 공기청정기 같은 주변 기기를 제어할 수도 있다.

또 LG전자는 모바일 메신저를 통해 가전 기기와 채팅할 수 있는 스마트홈 서비스 '홈챗'을 앞세워 스마트 온도 조절기 '네스트', '스마트카 내비게이션' 등으로 연동 서비스를 확장하기로 했다.

가전업계 '이합집산'... 애플-구글 또 '어부지리'?

특히 LG전자는 타 브랜드 기기와 호환성 향상을 위해 MS, 소니 등이 참여한 '올씬 얼라이언스'의 사물인터넷 플랫폼인 '올조인' 등과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반면 삼성전자는 이와 별도로 지난해 7월 인텔, 델 등과 '오픈 인터커넥트 컨소시엄(OIC)'을 구성해 서로 다른 노선을 걷고 있다.

삼성전자도 이날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갤럭시 기어 등 웨어러블 기기에 이어 '타이젠 플랫폼'을 처음 적용한 'SUHD TV' 신제품을 선보였다.

a  타이젠 플랫폼을 처음 적용한 삼성 스마트TV

타이젠 플랫폼을 처음 적용한 삼성 스마트TV ⓒ 삼성전자


팀 백스터 삼성전자 미국법인 부사장은 이 자리에서 "올해는 삼성의 기술-콘텐츠-서비스 간 연결에 더욱 집중해 소비자들이 꿈꾸는 미래의 삶을 실현시키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지만, 연결 범위가 삼성 제품을 벗어나진 못했다.

가전업체가 저마다 '협업'과 '호환성', '개방성'을 강조하고는 있지만 서로 주도권을 놓지 않으려는 '춘추전국시대'가 당분간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스마트기기와 가전제품을 연결하는 '스마트홈'에 눈독을 들이는 건 가전업체뿐만이 아니다. 애플도 이미 지난해 6월 '스마트 가전' 시장을 겨냥한 '홈키트'와 스마트카 운영체제(OS)인 '카플레이'를 공개했고, 구글도 '안드로이드 웨어'를 비롯한 자동차, TV 등을 겨냥한 다양한 사물인터넷 운영체제(OS)를 선보이고 있다. 

스마트폰에 이어 '스마트홈'도 구글, 애플 같은 IT(정보기술) 업체에서 주도권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셈이다.
#사물인터넷 #CES2015 #삼성전자 #LG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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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사회부에서 팩트체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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