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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순위 김명진, '절대명문'의 주전을 꿰차다

[프로배구] 박철우 입대 공백 메우고 있는 2년 차 왼손잡이 라이트 공격수

15.01.12 08:15최종업데이트15.01.12 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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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가 '라면' 김학민의 복귀전을 망치며 쾌조의 5연승 행진을 달렸다.

신치용 감독이 이끄는 삼성화재 블루팡스는 11일 대전충무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4-2015 V리그 남자부 4라운드 경기에서 대한항공 점보스를 세트스코어 3-0(25-16,25-22,25-18)으로 가볍게 제압했다.

승점 3점을 챙긴 삼성화재(53점)는 2위 OK저축은행 러시앤캐시(43점)와의 승점 차를 다시 10점으로 벌리며 독주 체제를 이어갔다. 최근 삼성화재의 경기를 보면 외국인 선수 레오나르도 레이바 마르티네스 외에도 2년 차 라이트 김명진의 활약이 유독 눈에 띈다.

신인 드래프트에서 뒷전으로 밀려나는 '절대강자'의 비애

2013년 남자부 신인 드래프트는 국가대표 레프트 전광인(성균관대)과 '경기대 3학년 트리오' 이민규, 송명근, 송희채가 참가하면서 각 구단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하지만 신인풍년의 수혜를 입은 팀은 2012-2013 시즌 최하위 한국전력과 신생팀 러시앤캐시 베스피드(현 OK저축은행)뿐이었다.

전체 1순위 지명권을 가진 한국전력은 당연히(!) 전광인을 지명했고 신생 구단 특혜로 무려 8장의 지명권을 얻은 러시앤캐시는 경기대 트리오를 비롯한 8명의 선수를 싹쓸이했다. 매년 지명 순서가 늦어 대형 신인을 영입하지 못하는 삼성화재는 순번이 14번째로 밀려나고 말았다.

삼성화재가 선택한 선수는 한양대 출신의 왼손잡이 라이트 공격수 김명진. 삼성화재의 라이트 공격수 박철우의 군입대를 대비한 지명이었다. 실제로 김명진은 입단 첫 시즌 박철우의 백업으로 활약했다.

정규 시즌에서는 20경기에 출전해 60.4%의 공격성공률을 기록하며 나름대로 좋은 역할을 했다. 하지만 챔피언 결정전에서는 주로 원포인트블로커로 나서며 단 2득점에 그치고 말았다(공격성공률 33.3%). 사실상 신치용 감독의 선수기용 구상에서 배제된 셈이다.

김명진의 가능성을 발견했던 무대는 작년 7월 컵대회 준결승. 이날 3세트부터 교체 선수로 나선 김명진은 한정된 시간만 출전했음에도 팀 내에서 가장 많은 12득점을 올렸다. 비록 팀은 패했지만 신치용 감독은 김명진에게서 박철우의 입대 후를 맡길 수 있는 가능성을 발견했다.

뛰어난 블로킹 능력까지... 레오의 보조공격수로 적격

배구 대표팀은 작년 인천아시안게임에서 동메달에 그치며 대표 선수들의 병역혜택이 좌절됐다. 대표팀 최고령 선수이자 군복무를 여러 차례 미뤄 온 박철우도 시즌 중 입대(공익근무)가 불가피해졌다.

신치용 감독은 박철우의 부재를 대비해 시즌 초반부터 김명진에게 꾸준히 기회를 줬다. 하지만 박철우의 공백을 메워야 한다는 부담에 허리 통증까지 있던 김명진의 초반 활약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신치용 감독은 왼쪽 공격수 고준용을 라이트로 기용하고 장신세터 황동일을 공격수로 변신시키는 등 차선책을 준비하기도 했다. 하지만 김명진은 7연승 기간 동안 더없이 좋은 활약을 펼치며 삼성화재의 상승세에 커다란 기여를 하고 있다.

특히 새해 들어 열린 3경기에서는 경기당 평균 10득점을 기록하고 공격성공률은 무려 64.1%에 달한다. 여기에 김명진은 198cm의 큰 신장과 높은 점프력을 바탕으로 이번 시즌 세트당 0.37개의 블로킹을 기록하고 있다. 작년 12월28일 우리카드 한새전에서는 홀로 5개의 블로킹을 기록하기도 했다.

삼성화재에는 V리그 최고의 공격수 레오가 있다. 상대 블로킹은 언제나 레오의 공격에 신경을 쓸 수 밖에 없다. 따라서 상대적으로 견제를 덜 받는 김명진은 부담 없는 상황에서 공격을 시도할 수 있다. 유광우 세터와의 호흡만 유지한다면 레오의 후광을 얻어 앞으로도 높은 공격성공률을 유지할 수 있다는 뜻이다.

지난 4년 동안 삼성화재 부동의 라이트로 활약한 박철우의 공백을 하루 아침에 메우기는 분명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김명진이 앞으로도 코트에서 지금과 같은 자신감만 유지한다면 V리그 8연패를 노리는 '절대명문' 삼성화재의 주전으로서 계속 존재감을 드러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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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배구 삼성화재 블루팡스 김명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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