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가죽 뗏목 양가죽 하나에 5만원, 뗏목 하나에 70만원정도
정효정
실크로드를 여행하며 황하를 지난다는 건 나에겐 상징적인 의미가 있다. 티베트 고원에서 발원한 황하는 6000km를 흘러 중국 대륙을 관통해 황해로 흘러간다. 문명은 황하를 중심으로 생겨났고, 전설 속 요순은 이 강을 다스려 천하를 얻었다. 그때부터 황하는 중국 사람들의 어머니의 강(母親河)가 되었다.
이제 여정은 황하의 서쪽으로 향한다. 중원의 문명에서 벗어나 서역으로 들어서는 거다. 서역으로 향하는 통로는 하서주랑(河西走廊)이다. 황하의 서쪽에 있는 긴 복도라는 뜻이다. 1200 km에 이르는 협곡을 따라 이어진 길이다. 길의 양쪽에는 치롄산맥과 고비사막이 버티고 있다.
한나라의 장건이 이 길을 지나 실크로드를 개척했다. 그 이후 이 협곡은 동쪽과 서쪽을 잇는 유일한 통로가 되었다. 이곳의 패권을 둘러싸고 중국 왕조와 이민족의 싸움은 그치지 않았다. 이 길을 따라 가면 마르코 폴로가 1년을 살았다는 장예와 만리장성의 서쪽 끝이라는 가욕관이 나온다. 그리고 하서주랑의 마지막엔 사막의 오아시스 둔황에 도착한다. 둔황은 서역의 입구다. 아는 세상의 상식과 질서는 무너지고, 산해경에 나오는 온갖 괴물로 가득 찬 혼돈의 세계로 들어서는 거다.
실크로드의 아버지, 장건국제도시 장안의 전성기 시절 이야기다. 당 현종의 생일잔치에는 백 마리의 말이 음악에 맞춰 신나게 춤을 췄다고 한다. 음악이 고조되면 우두머리 말이 바닥에 놓여있는 술이 가득찬 술잔을 입으로 물어 현종에게 바쳤다고 한다. 말이 추는 축수무다.
그러나 안사의 난 이후 현종이 도성을 버리고 도망쳤을 때, 이들 춤추는 말은 안록산의 장군들에게 넘겨졌다. 승리의 잔치가 벌어지자 신나는 음악소리에 말들은 춤을 추기 시작했다. 하지만 군인들은 말들이 미쳤다고 생각해 모두 죽이고 말았다. 이 이야기는 도금은병에 남겨져 지금 산시성 역사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다. 당의 흥망성쇠를 보여주는 흥미로운 이야기다.
재롱을 부리다가 결국 죽임을 당했다는 말의 이야기는 묘하게 인상에 남았다. 한 때 이 말들을 얻기 위해 전쟁이 나기도 했다. 사실 실크로드는 '말의 길'이기도 했다. 이 이야기의 중심에는 실크로드의 아버지, 장건이 있다.
기원전 2세기, 거듭된 흉노의 공격에 한무제는 장건을 서역에 파견했다. 횽노에게 패해 쫓겨간 대월씨를 설득해 함께 흉노를 침공하기 위함이다. 기원전 138년, 장건은 100여 명의 사절단을 이끌고 서역으로 출발했다. 하지만 곧 흉노의 포로가 되었다. 그 후 10년이 넘도록 흉노족 여인과 결혼하여 아이까지 낳고 살았다. 결국 탈출해 지금의 키르기스스탄 북부에 살고 있던 대월씨를 찾는다. 하지만, 이미 그곳에서 과거를 잊고 행복하게 살고 있던 대월씨는 연합하자는 한의 제안을 거절했다.
결국 소득 없이 고향으로 돌아가던 길, 장건은 다시 흉노의 포로가 되었다. 그리고 1년 후 또 탈출한다. 이렇게 두 번의 포로생활을 거치며 13년 만에 장안에 돌아온 장건, 비록 임무는 완수하지 못했지만 서역과 흉노에 대해 잘 알고 있는 1급 스파이가 되어 인생 2막에 성공했다.
그때 장건이 한무제에게 전한 흉노의 비밀병기가 바로 한혈마였다. 피와 같은 땀을 흘리며 하루에 천리를 달린다는 명마. 그동안 흉노는 전장에서 보병대보다 기병대가 유리하다는 것을 잔혹한 방법으로 보여줬다. 당시의 말이라면 지금의 탱크나 장갑차정도의 중장비부대의 역할이었을 거다. 한무제는 대완국(지금의 우즈베키스탄 페르가나 계곡)에 이 한혈마가 있다는 장건의 정보를 듣고 군대를 파견해 결국 한혈마를 구할 수 있었다.
당시 한혈마의 위상은 란저우 박물관에 가면 볼 수 있다. 한 대 무덤에서 출토된 마답비연상이다. 날렵하게 생긴 말이 달리는 모습인데 말의 발굽을 자세히 보면 제비가 한 마리 밟혀있다. 제비는 하늘을 난다. 그렇다면 이 말이 하늘을 날아 제비머리를 밟았다는 이야기다. 옛사람들의 창의력 넘치는 표현방식이다.

▲마답비연 말의 발을 자세히 보면 제비가 한마리 밟혀있다.
정효정
란저우를 떠나는 날, 기차역으로 가는 택시를 잡아야 하는데 택시가 안 잡힌다. 노동절이 낀 주말이었다. 황하 근처의 공원에는 나들이 나온 사람들이 많이 보였다. 일단 스마트폰 지도로 기차역을 체크해 보니 3km 정도다. 베낭을 메고 뛰기 시작했다. 그러다 택시 한 대를 겨우 잡았다. 회족 청년은 사람 좋은 미소로 발을 동동 구르는 나를 안심 시켰다. 다행히 시간에 맞춰 기차역에 도착했다. 란저우 기차역 앞에도 이 마답비연상이 서 있다. '아, 말도 하늘을 나는데.' 어쩐지 억울한 기분으로 기차에 올랐다. 다음 목적지는 둔황이다.

▲뻥튀기 할아버지 중국에도 뻥튀기가 있다니... 우리 고유의 먹거리인줄 알았는데.
정효정
| 여행정보 |
병령사 가는 법 란저우 서부 버스터미널에서 유가협행 버스에 탑승 2시간 20분 걸린다. (19.80RMB) 버스터미널에서 유가협댐까지는 택시로 5위안. 댐에는 모터보트 '삐끼'들이 있는데 흥정이 필요하다. 티켓창구에는 120위안으로 적혀 있으나 대부분의 중국인의 100위안을 내고 탄다. 병령사에 도착하면 1시간 20분정도 시간이 주어진다.
황하석림 가는 법 대중교통으로 가는 방법은 없다. 투어에 참가해야 하는데 투어 예약은 숙소나 기차역앞에 있는 여행사 등에서 할 수 있다. 1일 투어 요금 및 구성은 투어회사마다 조금씩 다르다. (대략 360~ 400RMB 사이) 대부분 버스, 농가에서 먹는 점심 식사, 전동차, 양가죽뗏목, 모터보트 등이 포함되어 있고 당나귀 마차나 케이블카, 버기카는 옵션이다. (당나귀 마차 왕복 30 RMB, 버기카 왕복 30 RMB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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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3
방송작가, 여행작가. 저서 <당신에게 실크로드>, <남자찾아 산티아고>, 사진집 <다큐멘터리 新 실크로드 Ⅰ,Ⅱ>
"달라도 괜찮아요. 서로의 마음만 이해할 수 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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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분 만에 세상이 변했다... 급이 다른 대륙의 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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