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월 29일 황선 희망정치연구포럼 대표의 옥중편지 세 번째
황선
사실 이런 류의 일은 친일과 부정부패라는 본모습을 '반공반북'이라는 가면으로 가려야만 하는 대한민국에선 흔하디 흔한 풍경이었다. 1994년에 박홍이란 인물이 연일 언론에 나와 '마녀사냥'을 진두지휘했는데, 일찍이 1991년 소위 분신정국 때도 별 근거 없이 "죽음을 선동하고 이용하는 반생명적인 어둠의 세력이 있다"는 계시록적인 발언으로 희대의 유서대필 사건을 만들어낸 신부였다.
1994년엔 주사파가 각계에 침투해 있으며 특히 대학가에 조직이 포진해 있다고 기염을 토했는데, 놀랍게도 그가 그린 조직표는 "주사파 뒤에는 사노맹(남한사회주의노동자동맹), 사노맹 뒤에는 사로청(북한의 사회주의노동청년동맹)"이 있다는 것이었다. 그의 확언은 수구언론에게 환영받으며 확대재생산 되었고, 사로청 책임자 격은 되어야 알 수 있는 그의 발언으로 인해 공안당국은 미지의 적을 소탕하기 위해 그렇게 바쁠 수가 없었다.
그러나 역시 성직자였기 때문인지 그의 이런 주장엔 증거가 없었고 일종의 믿음만이 존재했다. 그의 '증거 없음'이 마음에 걸렸는지, 당시 <조선일보>의 논객은 주사파 배후와 관련된 박홍의 발언을 놓고, "일부 인사는 증거를 대라고 추궁"하는데 이는 "망발"이며 "천치가 아닌 한 누구도 물증을 고스란히 모두 남겨놓으면서 혁명운동을 꾸미지는 않는다"고 두둔하기까지 했다.
다시 통일토크쇼와 관련해 TV조선을 비롯한 종편과 공안당국은 북한을 '지상낙원'이라 했다며 대서특필하다가 지상낙원 발언은 없었다는 것을 확인하자, 그 표현만 없었을 뿐 의도는 그러했다는 새로운 해석을 내놓았다. 법에 저촉되지 않는 세련된 방식으로 활동하고 발언하는 것도 '위장전술'이라 문제라는 투다. 짱돌을 던지면 그 자체로 불법이라 문제고, 토크쇼를 하고 시를 쓰는 것은 위장전술이라 문제라니, 나 같은 사람은 숨을 쉬는 것도 죄가 되는 세상 아닌가.
2015년 민주공화국에서 짙은 색안경을 덮어쓴 자칭 독심술가들이 방송을 하고 율사 노릇을 한다는 것이 가당키나 한 일인가. 최근 국제 앰네스티는 한국 정부가 국가보안법을 남용해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이러한 흐름은 중단되어야 한다고 촉구한 바 있다.
'표현과 결사의 자유에 대한 제한은 국가안보에 실질적인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비례적이고 필수적인 경우에 한해야 한다'고 강권했는데, 해외동포의 북한 여행담이 안보에 실질적인 위협이 될 거라는 일부의 대북공포증이나 과대망상증이야말로 우리 사회 발전에 큰 걸림돌이 아닌가 한다.
2015년 1월 29일 황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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