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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찬 "내 일 포기하며 '나가수' 올인하는 이유"

[현장] MBC '나는 가수다3' 음악감독 "'불후의 명곡'과 함께 발전하고 싶어"

15.02.16 18:20최종업데이트15.02.16 1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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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나는 가수다3>의 정지찬 음악감독은 1996년 유재하 음악경연대회 대상 출신의 싱어송라이터로 현재 박원과 함께 듀오 원모어찬스로 활동하고 있다. ⓒ MBC


MBC <나는 가수다>(이하 <나가수>)가 시즌1에서 시즌3에 이르기까지 많은 가수들이 오고 가는 동안 바뀌지 않은 사람, 정지찬 음악감독이다. 현재 연출은 맡고 있는 강영선 PD도 소리와 관련해서는 그에게 절대 의존하고 있다.

16일 서울 마포구 상암 MBC에서 정지찬 음악감독과 강영선 PD가 기자들과 만나 <나가수> 무대의 '사운드'에 대해 집중적으로 이야기를 나눴다. 강 PD는 제작비의 50% 이상을 사운드에 투자한 시즌3를 두고 "지난 시즌에 비해 제작비가 절감됐는데도 음악과 관련한 비용은 줄일 수 없었다"고 강조했다.

음악감독으로서 자신을 '심부름꾼'이라고 정의 내린 정지찬은 "편곡의 방향을 의논하고 밴드와 합주하면서 좋은 사운드가 나올 수 있도록 조율한다"고 역할을 설명했다. 여기서 정 감독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점은 "TV로나 음원으로도 공연장에서 듣는 것과 같은 사운드를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것"이고, 이를 위한 후반 믹스까지가 그의 일이다.

"<나가수>가 만든 좋은 음악방송 환경, 뿌듯했다"

"어릴 때 AFKN이나 MTV 등의 음악 프로그램을 보며 '라이브인데 어떻게 저렇게 깔끔할까' 감탄했다"는 정지찬 감독은 "<나가수> 시즌1 음악감독을 맡으면서 그런 사운드를 만들어보고 싶었는데, 실제로 'AFKN을 보는 것 같았다'는 시청자 댓글을 보고 뭉클했다"며 "이번에는 지난 시즌에서 못했던 것들을 구현하려 하고 있다"고 전했다.

구체적으로는 '보다 선명한 사운드'다. 이를 위해 그가 고집한 것 중 하나는, 강영선 PD도 1997년 MBC에 입사한 이후 한 번도 써본 적 없다는 '유선 마이크'. 정 감독은 "무선이 편리하지만 유선이 소리는 더 좋다"며 "연출자 입장에서는 유선 마이크를 사용하는 것이 그림상 안 좋을 수 있지만, 음향이 좋은 쪽으로 마음을 바꿔 주셨다"고 말했다. 물론 퍼포먼스가 필요한 무대라면 무선 마이크도 병행해 사용하기도 한다.

'안방에서 느끼는 공연장'이라는 콘셉트로 가수들이 경연을 하는 방식은 이제 <나가수>만의 것이 아니다. 후발주자로 인기를 얻은 경쟁 프로그램 KBS 2TV <불후의 명곡>에 대해 정지찬 음악감독은 "서로 영향을 받으면서 발전해 나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나가수> 시작하고 1~2년 후에 타 방송 엔지니어분이 제게 고맙다고 하더라고요. 타 방송국에서도 <나가수>처럼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물었고, 시간과 투자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반영돼서 사운드에 더 많이 신경을 쓰고 엔지니어들이 보람 있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이 됐다고요. 모든 가수들이 음악 프로그램에서 역량과 능력을 온전히 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음악감독을 맡았으니, 제가 바랐던 상황이 되고 있는 거죠."

"무대 다양하게 만들 수 있는 효린, 떨어져 아쉬워"

<나는 가수다3>의 정지찬 음악감독 ⓒ MBC


음악이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게 아닌 만큼 정지찬 감독과 청중평가단이 생각하는 순위가 엇갈릴 때도 분명 있다. 정 감독은 "<나가수>가 '고음대결'이라는 말도 있고, 나 역시 고음보다는 감성적인 전달에 중점을 뒀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관객들의 반응을 지켜보며 대중들이 원하는 게 나와 다를 수 있다는 걸 알았다"며 "공연장에서 멋진 고음을 들려줬을 때 소름이 끼치는 건 나쁜 게 아니다"라고 생각을 전했다.

또, 시즌3의 첫 탈락자가 된 그룹 씨스타의 효린을 두고 정 감독은 "춤을 추면서 노래를 저렇게 잘 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있을까 싶을 정도"라고 높이 평가했다. 이어 "효린 씨가 입술이 떨릴 정도로 긴장을 많이 해서 정상 호흡이 힘들었는데도 기술적으로 발성이 완벽했다"며 "안무를 하며 노래를 불러 관객들이 점수를 많이 안 준 것 같은데, 그건 가산점을 줘야 했다. <나가수> 무대를 다양하게 만들 수 있는 가수가 떨어져 아쉽다"고 전했다.

듀오 원모어찬스의 멤버로, 본인 역시 가수로 활동 중인 정 감독은 '<나가수>에 나오면 몇 위 할 것 같은지' 묻는 질문에 "당연히 꼴등"이라고 웃었다. 원모어찬스에 소홀할 수 있음에도 <나가수> 음악감독을 다시 맡은 이유를 두고 그는 "외국 프로그램을 보며 느꼈던 짜릿함을 우리 가수를 통해 느낄 수 있는 방송을 만들어 보고 싶었다"며 "나도 서고 싶은 무대를 만들기 위해 내 일을 포기하며 <나가수>에 올인하고 있다"고 답했다.

한편 지난 13일 방송된 <나가수3> 3회에서 박정현-효린-스윗소로우-소찬휘-양파-하동균이 1라운드 2차 경연을 치렀고, 효린이 탈락자로 결정됐다. 새 가수가 투입되는 2라운드 1차 경연은 오는 20일 금요일 밤 10시에 만나볼 수 있다.

나는 가수다 정지찬 나가수 불후의 명곡 효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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