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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무리 고민' 두산, 결론은 윤명준이다

[프로야구] 두산 마운드에서 가장 위력적인 구위 자랑하는 불펜투수

15.02.17 08:24최종업데이트15.02.17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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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문이 강해야 팀이 강해진다'는 명제는 KBO리그에서 여전히 유효하다. 실제로 작년 시즌 포스트시즌에 오른 상위 4개 팀의 마무리 투수는 세이브 부문에서 나란히 1~4위를 독식한 바 있다.

이용찬(상무)의 입대로 마무리 투수를 잃은 두산 베어스도 올 시즌을 책임질 새 마무리를 선정하는 것이 스프링캠프의 최우선과제다. 하지만 큰 악재가 생겼다. 유력한 마무리 후보였던 노경은이 턱관절 부상으로 전열에서 이탈했기 때문이다. 노경은은 6주에서 2달간의 결장이 불가피하다.

노경은의 갑작스런 이탈로 두산 불펜은 연쇄이동이 불가피하게 됐다. 특히 작년 시즌 두산 불펜의 실질적인 에이스로 활약했던 윤명준의 어깨가 더욱 무거워졌다. 올해 두산 불펜의 운명은 윤명준에게 달려 있다고 해도 큰 과장이 아니다.

1년 반의 혹독한 적응기 거친 후 2013년 후반기 대폭발

광주 동성고 출신의 윤명준은 선배 한기주, 양현종(이상 KIA타이거즈)과 함께 동성고 마운드를 이끌었다. 하지만 선배들이 높은 순위로 지명을 받으며 연고팀 KIA에 입단한 것과는 달리 체구(176cm)가 작았던 윤명준은 고교 졸업 당시 프로 지명을 받지 못했다.

고려대 진학 후 구속이 증가하고 경험이 쌓인 윤명준은 대학야구를 대표하는 투수로 거듭나며 전화위복의 결과를 만들어 냈다. 결국 윤명준은 2012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1순위(전체 6순위)로 두산의 지명을 받으며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하지만 입단 당시 '즉시전력감'이라고 평가 받았던 윤명준은 발목수술과 재활로 시즌을 늦게 시작했고 프로 첫 시즌 3경기에서 승패없이 평균자책점 20.25를 기록하며 프로의 높은 벽을 실감했다. 그리고 윤명준의 험난한 프로적응은 2년 차 시즌에도 계속됐다.

윤명준은 2013년 5월21일 넥센 히어로즈와의 경기에서 팀의 5번째 투수로 나와 유한준과 김민성에게 몸 맞는 공을 던지며 퇴장을 당했다. 이로 인해 8경기 출전 정지라는 중징계를 받기도 했다. 전반기까지 윤명준의 평균자책점은 무려 13.09였다.

하지만 윤명준은 후반기부터 전혀 다른 투수로 변신했다. 후반기에만 평균자책점 1.04의 '오승환급 활약'을 펼치며 두산을 포스트시즌으로 이끈 것이다. 윤명준은 그 해 포스트시즌에서도 무려 11경기에 등판해 10이닝 동안 1승2패1세이브 2.70이라는 뛰어난 성적을 올렸다.

전반기 부진을 극복하고 2013 시즌 4승1패4세이브7홀드4.00을 기록한 윤명준은 정재훈(롯데 자이언츠)과 함께 두산 불펜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3200만 원이던 연봉도 5700만 원으로 상승하며 2014년 또 한 번의 도약을 기대케 했다.

노경은 부상 이탈로 공석이 된 마무리 투수 적임자

윤명준은 작년 시즌에도 두산의 필승조로 활약했다. 하지만 결과는 2013년과는 달랐다. 관리를 받지 못하고 지나치게 자주 등판했기 때문이다. 윤명준은 작년 시즌 61경기에 등판해 71.2이닝 동안 7승3패16홀드 5.27을 기록했다. 7승은 더스틴 니퍼트(14승)와 유희관(12승)에 이은 팀 내 최다승 3위 기록이다.

작년 시즌 60경기 이상 등판해 70이닝을 넘게 던진 투수는 리그에서 총 5명(원종현, 차우찬, 전유수, 한현희, 윤명준)밖에 되지 않는다. 특히 마무리 이용찬이 약물 양성반응으로 징계를 받았던 열흘 동안에는 7경기에서 무려 9이닝을 소화하기도 했다.

눈에 보이는 성적이 썩 만족스럽진 못했지만 구단은 한 시즌 동안 두산 불펜을 묵묵하게 지켜낸 윤명준의 공로를 인정해 연봉을 5000만 원이나 인상해줬다(1억700만 원). 프로 입단 4년 만에 억대 연봉 선수 대열에 합류한 것이다.

높은 연봉을 받게 된 만큼 책임도 더욱 무거워졌다. 두산의 김태형 신임 감독은 윤명준에게 8회를 책임질 셋업맨을 맡길 예정이었다. 윤명준 역시 마무리에 대한 욕심을 드러내면서도 주어진 보직에서 최선을 다하겠다는 각오를 밝혀왔다.

하지만 유력한 마무리 후보였던 노경은의 이탈로 두산 불펜의 상황은 크게 변했다. 한 때 리그 최고의 셋업맨으로 이름을 날리던 이재우는 전성기에 비해 구위가 많이 떨어졌고 좌완 이현승은 애초에 강한 구위로 승부하는 타입의 투수가 아니다. 그렇다고 마무리는커녕 풀타임 1군 경험조차 없는 김강률, 장민익에게 덜컥 뒷문을 맡기기도 불안한 상황.

두산이 삼성 라이온즈처럼 확실한 필승조가 있다면 경험 많은 투수를 마무리로 두는 것도 괜찮은 방법이다. 하지만 올 시즌 두산은 질적으로나 양적으로 불펜진에 불안요소가 많은 편이다. 따라서 불펜에서 가장 구위가 뛰어난 투수에게 마무리 자리를 맡기는 것이 가장 현명하고 무난한 선택이다. 그리고 현 시점에서 두산의 가장 믿음직한 불펜 투수는 단연 윤명준이다.

아직 김태형 감독이 '마무리 윤명준'을 직접 언급한 적은 없다. 하지만 묵직한 구위와 정교한 제구력, 그리고 상대와의 대결을 두려워하지 않는 두둑한 배짱을 두루 겸비한 윤명준이야말로 올 시즌 두산의 뒷문을 책임질 적임자임에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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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두산 베어스 윤명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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