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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이닝 6K' 홍성민, 이종운 감독 눈도장 찍었다

[KBO리그] 시범 경기 개막전서 5이닝 6K 1실점 호투... 순조로운 선발 레이스

15.03.08 10:07최종업데이트15.03.08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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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범경기 개막전에서 선발 투수 결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정규시즌 개막전 등판도 가능한 에이스급 투수를 팬들에게 선보이는 경우, 혹은 선발 경쟁을 벌이는 유망주의 가능성을 시험하는 경우다.

올해 KBO리그 시범경기 개막전에서는 전자의 경우가 많았다. 넥센 히어로즈(러이언 피어밴드), NC다이노스(이재학), LG트윈스(헨리 소사), SK와이번스(김광현), 두산 베어스(더스틴 니퍼트), 한화 이글스(미치 탈보트) 등이 모두 팀의 주력 선발 투수들을 내세웠다.

반면에 삼성 라이온즈(정인욱)와 KIA타이거즈(임기준), 그리고 롯데 자이언츠(홍성민)는 한창 경쟁을 벌이고 있는 선발 후보들을 투입했다. 그 중에서 단연 돋보였던 선수는 롯데의 선발로 등판했던 홍성민이었다.

선발과 불펜 오가며 활약한 즉시전력 사이드암

강릉고와 한양대를 졸업한 홍성민은 2012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2차 6라운드(전체56순위)로 KIA에 지명된 사이드암 투수다. 입단 당시만 해도 큰 주목을 받던 유망주는 아니었지만 전설적인 잠수함 투수였던 이강철 수석코치(현 넥센 수석코치)에 의해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홍성민은 2012 시즌 전반기까지만 해도 1차지명으로 입단한 박지훈(사회복무요원)에 가려 크게 빛을 보지 못했다. 하지만 후반기 들어 구위를 회복하면서 필승조로 떠올랐고 48경기에 등판해 56이닝을 던지며 1세이브3홀드 평균자책점 3.38이라는 준수한 성적으로 루키 시즌을 마감했다.

KIA팬들은 큰 기대를 하지 않았던 하위지명 잠수함 투수 홍성민의 등장에 들뜬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KIA가 FA시장에서 김주찬을 영입하고 롯데가 보상 선수로 홍성민을 지명하면서 홍성민과 KIA의 인연은 1년밖에 가지 못했다.

홍성민은 롯데 이적 후 팔각도를 스리쿼터에 가깝게 올리는 변화를 시도했다. 그리고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25경기에 등판해 4승2패1세이브3홀드3.14로 성적을 더욱 끌어 올렸다. 이 정도면 대단히 성공적인 보상선수 지명이다.

홍성민은 작년 시즌 롯데의 5선발 후보로 큰 주목을 받았다. 7월4일 SK전에서는 5이닝 1실점으로 시즌 첫 승을 거두며 선발 투수로 자리를 잡아갔다. 11일 친정 KIA와의 경기에서도 5.1이닝 1실점으로 승리를 챙기며 자신을 버린 KIA에게 설욕하기도 했다.

하지만 올스타전 이후 구위가 하락하면서 2승3패 4.75의 다소 아쉬운 성적으로 시즌을 마감했다. 그래도 전반기까지의 평균자책점이 2.35였다는 것은 선발 투수로서 홍성민이 충분한 경쟁력을 보였다는 증거다.

시범경기 첫 등판서 5이닝 6K 1실점 호투로 합격점

홍성민은 프로 데뷔 후 3년 간 나름대로 의미 있는 활약을 펼쳤다. 하지만 홍성민이 작년 시즌까지의 활약에 만족할 리는 없다. 불펜으로 시작해 선발까지 경험했지만 확실한 자신의 보직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롯데는 올 시즌을 앞두고 장원준(두산)과 김사율(kt위즈)이 팀을 떠났다. 팀에게는 손해가 크지만 기존 선수들에게는 그만큼 기회의 문이 커진다는 뜻이다. 홍성민의 목표는 장원준이 떠나 허전해진 선발 한 자리를 차지하는 것이다.

스프링캠프를 착실하게 마친 홍성민은 사직구장에서 열린 시범경기 개막전 선발로 낙점됐다. 상대팀 SK의 선발은 KBO리그를 대표하는 에이스 김광현이었고 SK는 박정권과 김성현을 제외한 주전 대부분이 선발 출전했다.

하지만 홍성민은 자칫 큰 부담을 느낄 수 있었던 테스트를 멋지게 통과했다. 5이닝 3피안타 무사사구 6탈삼진 1실점. 2회 2사 후 임훈에게 솔로 홈런을 맞은 것을 제외하면 그야말로 완벽에 가까운 투구였다.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것은 홍성민의 경제적인 투구수였다. 홍성민은 선발투수의 책임이닝인 5이닝을 책임지면서도 단 58개의 공밖에 던지지 않았다. 평균 12개도 채 되지 않는 공으로 한 이닝을 끝냈다는 뜻이다. 시범 경기가 아닌 정규시즌이었다면 완투까지도 가능한 투구수였다.

롯데는 9회초 5번째 투수 배장호가 앤드류 브라운에게 희생플라이를 허용하면서 1-2로 패했다. 하지만 시범경기 개막전을 통해 홍성민이라는 믿음직한 선발 후보를 발굴한 이종운 감독의 마음은 결코 무겁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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