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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프리티 랩스타' 언니들은 왜 그리 싸우는 거야

[현장] 공동 인터뷰에서 '디스전'에 대한 생각 밝힌 래퍼들 "실제 우리 사이?"

15.03.10 17:19최종업데이트15.03.10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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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방영된 Mnet <언프리티 랩스타>의 한 장면 ⓒ CJ E&M


"넌 그냥 똥 같은 존재. 밟아주기도 더럽지. 아니면 바퀴벌레. 기어 다녀야 너답지. 벌써 한 500대 정도는 맞은 얼굴. 난 고백해. 사람 아닌 돼지랑은 못 놀겠네...여자 축에도 못 끼는 네 몸뚱이 코끼리." (타이미)

"넌 할 줄 아는 게 고작 욕과 허세. 그리고 메가폰 들고 가슴 흔들면서 말하겠지 셰이킷. 그리고 물어봐야지 '오빠 나 해도 돼?'...타이미, 네 타이밍은 여기까지." (졸리브이)

일진 언니들의 주먹다짐 직전 상황이 아니다. 그들은 랩으로 힙합이라는 음악을 연주하는 중이다. 그런가 하면, 1994년생 키썸은 평소 무서워하던 1988년생 언니 제시의 면전에 대고 가운데 손가락을 날렸다. 랩으로 상대방을 공격하는 힙합문화 디스(dis·disrespect)라는 이름으로 가능한 장면이다.

여자 래퍼들이 실력을 가리는 서바이벌 프로그램 Mnet <언프리티 랩스타>는 최근 방송에서 살벌한 디스전으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주인공은 <쇼미더머니3> 때도 격돌했던 타이미와 졸리브이. 10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의 한 카페에서 열린 <언프리티 랩스타> 공동 인터뷰에서도 디스전은 큰 관심사였다.

"디스전은 스포츠"..."나쁜 말인데 마음 좋을 리 없어"

Mnet <언프리티 랩스타> 출연진. ⓒ CJ E&M


싸움(?)의 당사자인 졸리브이와 타이미는 "소울메이트는 아니지만 딱히 나쁜 사이도 아니다"라고 입을 모았다. 타이미는 "이 프로그램 전엔 졸리브이를 보고 싶지 않았다"고 좀 더 솔직히 밝혔지만 "(디스전 이후) 대판 싸우고 나서 문자를 주고받았는데 미운 정이 들었나 보다. 아직 졸리브이 연락처는 없지만(메신저 프로그램으로 대화) 편안하게 연락할 수 있는 사이가 됐다"고 전했다.

이날 함께 참석한 <언프리티 랩스타> 기획자 한동철 국장은 인신공격으로도 보일 수 있는 디스전에 대해 "두 분이 서로 '웬수'가 아니라 음악에 대한 생각이 다른 것이고, 그걸 지적하며 싸우는 것"이라며 "(설정이 아닌) 진짜를 보여드리는 건데, 자꾸 가짜라고 하니까 제작진으로서 답답하다"고 '악마의 편집' 의혹을 해명했다.

제시가 "날 한 방에 눌렀다"고 평한 키썸은 호기롭던 방송에서의 모습과 달리 "태어나 디스를 처음 해봤다"며 "힙합 문화지만, 다 좋아하는 사람인데 한 번 더 디스를 하라고 하면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미국에서 오래 생활한 제시도 "미국에서 디스는 정말 '싸우겠다' '죽이겠다'고 하는 것"이라며 "방송에서 우리가 욕한 건 진심이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졸리브이와 타이미는 디스에 대해서도 다른 견해를 갖고 있었다. "디스를 유머코드, 스포츠로 봐주시면 좋겠다"는 졸리브이가 "래퍼로서 랩이라는 무기로 각자의 기량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해석한 반면, "스포츠라고 하기에는 너무 가볍다"고 반박한 타이미는 "디스는 상대방이 싫다고 말하는 건데 마음이 좋을 수 없다"며 "국내에서도 디스하고 진짜로 만나 싸우는 사람들이 있다. 나도 디스를 해봤고 당해본 입장에서 앞으로 좋은 음악을 들려드리고 싶다. 나쁜 말을 하면 사람이 같이 악해지는 것 같다"고 전했다. 

현재는 지나치게 디스전에 매몰된 측면이 있지만, <언프리티 랩스타>가 국내 여성래퍼들을 조명한 첫 프로그램이라는 점에서 출연진은 "좋은 기회를 얻었다"고 입을 모았다. 타이미는 "이 프로그램이 잘 되다 보니 주변의 여성래퍼들도 기운을 받고 있는 것 같아 뿌듯하다"고 전했고, 키썸 역시 "외모로만 날 판단했던 헤이터(Hater·안티팬)들을 잃었다"고 실력 증명을 재치 있게 표현했다.

적어도 <언프리티 랩스타>는 우리나라 여자 래퍼로 '윤미래'만을 떠올리는 한계는 넘어설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치타는 "윤미래 선배님을 존경하지만, 여성 래퍼들이 부각되지 못한 이유는 (힙합을) 듣는 분들이 제2의 윤미래만을 찾기 때문이다"라며 "기준을 한 곳에 두지 말고, 앞으로 나올 사람들을 마음과 귀를 열고 봐줬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한동철 국장 역시 "4월 25일 9명의 래퍼들이 모두 함께 공연을 한다"며 방송 이후에도 기대를 당부했다.

한편 1월 29일 첫 선을 보인 이후 5회까지 방송된 <언프리티 랩스타>는 종영까지 3회가 남았다. 4회에서 릴샴이 탈락한 이후 제이스가 합류해 현재 제시, 치타, 지민, 타이미, 키썸, 졸리브이, 육지담까지 8명이 출연 중이다. 매주 목요일 밤 11시 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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