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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민정' 벗어던진 이유리, 역시 '대상 배우'

[드라마리뷰] tvN '슈퍼대디 열'서 차미래 역...공감 사는 연기로 호평

15.03.22 11:20최종업데이트15.03.22 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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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이유리가 MBC <왔다! 장보리>로 연기대상을 받은 뒤 차기작으로 어떤 작품을 선택할 것인지에 대한 관심은 뜨거웠다. <왔다! 장보리> 속 이유리는 악역임에도 불구하고 혼신의 힘을 다한 연기로 시청자의 뇌리에 각인되었다. 그 누구라도 인정할 수밖에 없는 연기로 시청자 사이에선 가장 강력한 연기대상 후보로 지명됐고, 결국 문자투표로 결정된 대상을 당연한 듯 거머쥐며 최고의 해를 맞이하였다.

그런 이유리가 케이블 드라마 tvN <슈퍼대디 열>을 선택했다. 생각보다는 심심한 선택이었다. 케이블은 아무래도 공중파보다는 차선 순위에 놓일 수밖에 없고, 드라마의 화제성이 뜨거울만큼 대작도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그러나 이유리의 선택이 옳았다는 것이 밝혀지는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9일 오후 서울 논현동의 한 호텔에서 열린 tvN금토드라마 <슈퍼대디 열> 제작발표회에서 싱글맘 닥터 차미래 역의 배우 이유리가 포토타임을 갖고 있다. ⓒ 이정민


<슈퍼대디 열>은 시한부에 걸린 싱글맘 차미래가 자신의 딸에게 새로운 아빠를 찾아주기 위해 벌이는 로맨틱 코미디다. 이유리는 차미래 역을 맡아 시한부 인생으로 한순간에 절망에 빠지는 까칠한 의사 역할을 맡았다.

차미래는 연민정과 완전히 분리되는 캐릭터라고 할 수는 없다. 착하고 순수한 캐릭터는 처음부터 아니었다. 성공을 위해 남자 친구와 이별을 고하는 성격도, '100%가 아니면 제로'라는 생각으로 의사가 되고서도 환자들에게 감정 없이 "죽을 확률은 100%다"라는 말을 하고, 차미래의 실적을 떨어뜨리기 위해 실적을 조작한 후배에게 물고문까지 서슴지 않는다. 성공을 위해 질주하고 차가운 표정으로 독설을 내뱉는 등 차미래에게는 연민정을 떠올리게 하는 부분이 분명히 있다.

그럼에도 시한부 선고를 받은 환자의 절박함과 딸에 대한 모성을 보여준 차미래 캐릭터는 연민정과는 달랐다. 특히 이유리는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감정의 포인트를 포착한 연기로 시청자에게 차미래에 대한 공감을 불어 넣는데 성공했다. 드라마의 제목은 <슈퍼대디 열>로 남자 주인공인 한열(이동건 분)에 비중을 두지만, 지금 이 드라마를 실질적으로 이끌고 있는 것은 바로 이유리다.

tvN <슈퍼대디 열>서 차미래 역을 맡은 배우 이유리 ⓒ CJ E&M


앞서 이유리는 SBS <힐링캠프-기쁘지 아니한가>에서 긴 세월동안 큰 인기를 누리지 못했던 과거를 언급하던 중 "그래도 영숙이면, 영숙이 이렇게 인물의 이름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감사한 일이냐. 이름도 없는 단역 친구들에게는 그것조차 꿈일 것"이라고 말하며 긍정적인 성품을 보여주었다.

그 말처럼 이유리는 각종 드라마, 특히 '김수현 사단'의 작품을 거치며 더욱 단단하게 내실을 다졌다. 자신이 주목받지 못해도, 설사 그 역이 악역이라도 최선을 다해 연기하는 이유리의 모습을 대중이 알아봐 줄 때까지 이유리는 한 길을 달려왔다. 그 잠재력이 작년 <왔다! 장보리>에서야 폭발했다는 사실은 그래서 아쉽다.

<슈퍼대디 열>의 이유리는 연민정과는 또 다른 얼굴로 시청자와 만났고, 지금 '이유리 드라마'라는 수식어를 만들어 내며 다시 한 번 순항중이다. 이유리는 연민정에 매몰되지 않는 배우였다. 과거 연기했던 한 캐릭터의 이미지가 너무 강해 다른 역할의 파괴력이 약해지는 배우들도 심심치 않게 발견되는 와중에, 자신의 캐릭터를 정확히 이해하고 다시금 시청자의 심금을 울릴 수 있는 배우는 소중하다. 이유리가 바로 그런 배우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우동균 시민기자의 개인블로그(http://entertainforus.tistory.com/)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게재를 허용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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