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완구 "돈 받은 증거 나오면 목숨 내놓겠다"

"검찰수사 받겠다"... 헌정 사상 수사받는 '첫 총리' 되나

등록 2015.04.14 15:13수정 2015.04.14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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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곤경에 처한 이완구 총리의 표정 '성완종 리스트' 파문으로 곤경에 처한 이완구 국무총리가 14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대정부질문에 참석해 야당의원들의 추궁을 받으며 곤혹스런 표정을 짓고 있다.

곤경에 처한 이완구 총리의 표정 '성완종 리스트' 파문으로 곤경에 처한 이완구 국무총리가 14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대정부질문에 참석해 야당의원들의 추궁을 받으며 곤혹스런 표정을 짓고 있다. ⓒ 권우성


[기사 보강 : 14일 오후 5시 18분]

"만약 돈 받은 증거가 나오면 제 목숨을 내놓겠다."

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으로부터 3000만 원을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이완구 국무총리의 말이다.

이완구 총리는 14일 열린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성완종 리스트'와 관련해 "한 치의 부끄럼도 없느냐"는 이철우 새누리당 의원의 질문에 "저는 한 나라의 국무총리다, 어떤 증거라도 좋다"고 답변했다. 그는 이어 "어떠한 경우에도 본인에 대한 증거가 나오면 목숨과 바꾸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 총리는 특히 "총리부터 수사를 받겠다"면서도 "총리직 사퇴는 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또 '유승민 새누리당 최고위원이 총리부터 수사해야 한다고 했는데 서운하지 않느냐'는 박수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의 질의에 대해 "서운한 생각이 없다. 당연한 말씀으로 받아들인다"고 답변했다. 이 총리가 검찰 수사를 받게 될 경우, '비리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는 헌정 사상 첫 현직 총리로 기록될 전망이다.

이완구, 사퇴 지적에... "막중한 자리, 사퇴 옳지 않아"

이완구 총리는 14일 국회 외교·통일·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 출석해 '성완종 리스트'와 관련한 야당 의원들의 질문에 진땀을 뺐다.


이 총리는 이날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백군기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이 "총리 인사청문회 당시 충남 지역에 동일한 모양의 지지 플래카드가 걸린 배후에 고 성완종 전 경남기업 회장이 있었던 것 아닌가"라고 묻자 "1000개 이상의 플래카드를 대전·세종 포함 충남도 4개 시도에 내거는 것은 어떤 특정 단체에서 할 수 없는 일"이라고 부인했다.

백 의원이 "많은 플래카드가 똑같은 모습으로 붙었는데 일체 지시한 사람도 없고 조직적으로 한 것도 아니라고 하면 이상하지 않나"라고 재차 추궁하자 이 총리는 "지금 세상이 어느 특정인이 지시한다고 플래카드 수천 개가 걸릴 수 있는 세상인가"라며 다시 부인했다.


이 총리는 돈을 전달했다는 성 전 회장의 육성 진술이 나온 이상 사퇴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최규성 의원의 지적에는 "근거 없는 말을 한 것을 두고 막중한 자리를 사퇴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국무총리가 수사 내용을 보고 받을 수 있는 자리라는 지적에 "(법무부 장관에게) 요청한 적도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또 "구체적인 사건에 대해 지휘하지 않고 이 사건에 관여할 수 없다"며 "국무총리가 행정기관의 장을 지휘할 수 있지만 구체적 사건을 지휘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사자의 말이라도 냉정하게 봐야"... 야당 의원들 야유

a  '성완종 리스트' 파문으로 곤경에 처한 이완구 국무총리가 14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대정부질문에 참석해 피곤한 듯 얼굴을 비비고 있다.

'성완종 리스트' 파문으로 곤경에 처한 이완구 국무총리가 14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열린 대정부질문에 참석해 피곤한 듯 얼굴을 비비고 있다. ⓒ 권우성


이 총리는 '성완종 리스트'와 관련해 "수사를 철저히 하고, 국회에서 결정한다면 특검도 해야 한다"고 답했다. 이어 그는 "저는 이 사건에 대해 어떠한 경우에도 검찰 수사에 임하겠다"며 "어떠한 경우도 다 받아들인다"고 말했다.

다만 이 총리는 "특정인이 말한 것에 대해선 우리도 한번쯤 생각해 봐야 한다"며 "본인이 섭섭했던 것이 녹취에 나타나고 있고, 아무리 사자(死者)의 말이라도 냉정하게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의혹이 불거진 후 태안군의회 부의장에게 15차례나 전화를 건 이유에 대해서는 "실제로 전화를 건 것은 4번이다, 어떤 사건에 연루됐는데 의원님이 잘 아는 사람이 이거 관련해서 언론에 말했다면 전화해봐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수사를 기획하고 지시한 것처럼, 제가 주도한 것처럼 말하며 이분이 굉장히 섭섭해 하는 것이 나온다, 대단히 곤혹스럽다, 저도 이해가 안 된다"고 덧붙였다.

이 총리의 답변이 이어지는 동안 야당 의원들 사이에서는 야유가 쏟아지기도 했다.
#성완종 리스트 #이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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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김도균 기자입니다. 어둠을 지키는 전선의 초병처럼, 저도 두 눈 부릅뜨고 권력을 감시하는 충실한 'Watchdog'이 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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