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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런 1위 등극' 나바로, 3번 타자도 문제없다

[KBO리그] 29일 LG전에서 투런홈런 터트리며 시즌 10호 홈런 기록

15.04.29 23:35최종업데이트15.04.29 23: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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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이 하루 만에 역전패의 아픔을 씻어내고 선두 두산과의 승차를 없앴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삼성 라이온즈는 29일 대구 시민야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LG트윈스와의 홈경기에서 선발 타일러 클로이드의 호투와 5타점을 합작한 중심타선의 활약에 힘입어 6-2로 승리했다.

특히 삼성의 외국인 타자 야마이코 나바로는 이날 시즌 10호 홈런을 터트리며 에릭 테임즈(NC 다이노스)를 제치고 홈런 부문 단독 선두로 뛰어올랐다. 나바로의 타순변화가 조금씩 효과를 보고 있는 셈이다.

초라하게 출발한 나바로, 가을의 주인공으로 화려한 마무리

도미니카 공화국 출신의 나바로는 만 17세였던 2005년 보스턴 레드삭스와 계약했다. 여느 유망주들처럼 나바로 역시 빠르게 마이너리그 과정을 밟아 나가다가 2010년 빅리그에 데뷔했다.

하지만 빅리그에서의 성적은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나바로는 4년 동안 4개 팀을 옮겨 다니면서 통산 타율 .206 2홈런 20타점에 그쳤다. 2루수와 3루수, 유격수까지 두루 소화했지만 수비에서도 썩 높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작년 삼성이 외국인 선수로 나바로를 데려왔을 때도 삼성 구단과 류중일 감독은 비난의 시선에서 자유롭지 못했다. 삼성에 필요한 외국인 선수는 어설픈 빅리그 경력을 가진 내야수가 아니라 군에 입대한 배영섭(경찰청)의 공백을 메울 외야 자원이었기 때문이다(이를 테면 롯데 자이언츠의 짐 아두치 같은).

하지만 주전 2루수가 유력하던 조동찬이 무릎 부상으로 이탈하면서 나바로는 자연스럽게 삼성의 2루 자리를 차지했고 팬들의 걱정을 환호로 바꾸는 데는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나바로는 1번타자로 활약하면서도 무시무시한 파괴력을 과시했다.

125경기 출전한 나바로는 타율 .308 31홈런 98타점 25도루를 기록하며 삼성의 복덩이로 떠올랐다. 걱정했던 수비에서도 .980의 수비율을 기록하며 치명적인 문제점을 드러내지 않았다. 영입 당시 9개 구단 외국인 선수 중 가장 기량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무색케 하는 대활약이었다.

정규시즌에서의 활약도 뛰어났지만 나바로의 진가가 제대로 드러난 무대는 바로 작년 한국시리즈였다. 나바로는 넥센 히어로즈와의 한국시리즈 6경기에서 타율 .333 4홈런 10타점을 폭발시키며 윤성환, 안지만 등을 제치고 시리즈 MVP에 선정됐다.

29일 하렐 상대로 쐐기 투런포 터트리며 홈런 선두 등극

삼성은 작년 12월 총액 85만 달러의 조건으로 나바로와 재계약을 했다. 소프트뱅크 호크스로 이적한 릭 밴덴헐크와 함께 일본 프로야구로 갈 수도 있다는 소문이 돌기도 했지만 결국 나바로는 KBO리그 잔류를 선택했다.

나바로는 시즌 개막 후 5경기에서 3개의 홈런을 때려내며 작년 한국시리즈의 기세를 이어갔다. 하지만 지난 7일 롯데전부터 나바로의 방망이에 이상징후가 발견되기 시작했다. 테임즈와 홈런 경쟁을 벌일 만큼 장타력은 여전히 뛰어났지만 좀처럼 타율이 올라가지 않았던 것이다.

결국 나바로의 타율은 .175까지 떨어졌고 류중일 감독은 나바로의 타순을 3번으로 옮겼다. 박해민, 김상수 등 삼성 타선에 발이 빠른 선수들이 즐비한 만큼 나바로에게는 부담 없이 장타를 노릴 수 있도록 배려해준 것이다.

나바로는 3번 타자로 변신한 후에도 11경기에서 타율 .220(41타수 9안타)에 그치고 있다. 1번으로 활약할 때보다는 성적이 조금 나아지긴 했지만 여전히 작년 팀 타율 .301를 기록했던 삼성의 3번타자로는 어울리지 않는 성적이다.

하지만 나바로는 같은 기간 4개의 홈런을 추가하며 테임즈를 제치고 홈런 부문 단독 선두로 뛰어올랐다. 시즌 타율은 여전히 .204에 불과하지만 출루율과 장타율을 합친 OPS는 .910으로 중심타자로서 결코 나쁘지 않은 기록이다.

29일 LG전에서도 나바로는 시즌 10호 홈런을 비롯해 멀티히트를 기록하며 맹활약했다. 1회 첫 타석에서는 중전안타로 출루한 후 박석민의 투런 홈런 때 홈을 밟았고 3회말에는 직접 좌측담장을 넘기는 투런 홈런을 터트렸다. 4타수 2안타 2타점 2득점의 알토란 같은 활약이었다.

물론 나바로의 '3번외도'가 얼마나 오래 지속될지는 류중일 감독만 알고 있다. 특히 옆구리 부상으로 재활중인 채태인의 복귀시기가 큰 변수가 될 수 있다. 하지만 현 시점에서는 나바로, 최형우, 박석민으로 이어지는 중심타선이 좋은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어 한동안 3번타자 나바로를 계속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삼성은 선발 클로이드가 6.1이닝 6피안타 6탈삼진 2실점 호투로 시즌 3승째를 챙기며 13명이 운집한 다승왕 경쟁에 수줍게(?) 이름을 올렸다. 26일 롯데 자이언츠전에서 선발 출전하지 못했던 구자욱은 선발 복귀전에서 데뷔 첫 3안타 경기를 만들었다.

반면에 LG는 선발 루카스 하렐이 4이닝 동안 무려 109개의 공을 던지며 투구수 관리에 크게 실패했다(2승 3패 평균자책점 6.90). 안정된 투구를 이어가는 헨리 소사(3승 2패 2.93)와는 달리 하렐은 경기마다 기복이 심해 양상문 감독의 머리를 아프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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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 삼성 라이온즈 야마이코 나바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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