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학언니 합창 4월 30일 다큐소설의 출산을 알리는 자리에서 고구려신명소리에 동학주문을 붙인 노래를 동학언니들이 부르고 있다.
고은광순
작가들마다 크고 작은 이야깃거리들이 있지만 전체로 보면 진도 유골이 화장될 위기에 처한 것을 막아낸 일이다. 100년 만에 일본에서 돌아온 진도 동학지도자의 유골(두개골)은 화장 아니면 매장이라는 융통성 없는 현행 장례법에 묶여 전시되지 못하고 19년간 수장고에 보관되어 있었다.
이를 '방치되어 있는 것'으로 이해한 사람이 '유골영득및 사체유기'혐의로 고발하겠다고 하자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동학기념사업회는 지난 2월 부랴부랴 화장하기로 결정했다. 화장 예정일 얼마 전에 이 유골을 주인공으로 소설을 쓴 동학언니가 이 사실을 알려왔고 동학언니들이 동분서주 움직여 결국 화장예정일 나흘 전에 계획을 중단시킬 수 있었다.
진도에서 발견된 동학지도자 유골은 먹으로 수집자의 글씨가 적혀있고 채집시기, 이유 등 메모가 남아있는 문화재이다. 이것을 단순한 길거리의 유골 정도로 취급하는 관련자들의 안목이 아쉽다. 킬링필드나, 아우슈비츠나 중국 핑딩산 유골전시가 갖는 역사교육의 의미는 대단히 크다. 일본이 동학군 몰살의 혐의를 인정조차 하지 않고 있고, DNA 분석도 제대로 시행되지 않은 이때에 실물을 화장해서 안치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생각이다. 진도에서 동학기념사업회를 만들고 유치를 강력히 촉구하고 있으니 진도기념사업회에게 공을 넘기는 것이 맞다고 본다.
전체 답사를 수차례 다녔고 각자 자기지역의 답사들을 수시로 했다. 동학식 심고와 주문기도를 통해 당시 사람들의 간절한 심정들, 절박한 상황들을 이해하고 공유하고자 했다. 답사를 다니거나 글을 쓰며 그들의 당시 상황을 최대한 상상하면 눈물을 멈출 수 없었다. 동학언니들은 SNS를 통해 수시로 서로의 느낌을 공유했는데 "함께 동학 이야기를 쓰게 되어 너무 감사하다", "운명적인 것 같다", "내 삶이 달라졌다"는 이야기들이 가장 많이 오고 갔다.
한꺼번에 13권의 책을 출판할 수 있는 곳이 대한민국에 없다는 것을 이번 글쓰기를 통해 비로소 알게 되었다. 현재 블로그(
http://www.donghakstory.net/)를 통해 매주 조금씩 글을 연재하고 있다. 페북으로도 볼 수 있다(페북 검색어: 여성동학다큐소설). 3개월간 전체의 30%정도를 공개할 것이다. 그 동안 펀딩(
http://www.ohmycompany.com)을 통해 모금이 완료되면 '모시는 사람들'에서 책을 만들어 내게 될 것이고 연말까지 13권이 모두 출간될 예정이다.
왜 120년 전 과거의 이야기를 쓰느냐고 묻는 사람들이 있지만 동학은 19세기 아시아 최대의 사건이었고 이제부터 그 실천이 시작되어야 하는 역사다. 현 시대에 무너진 개인, 무너진 사회, 무너진 국가를 치유할 수 있는 유일한 철학이며 실천방법이다. 한국사회, 통일 한반도를 일으켜 세울 철학으로 이만한 것이 있을까? 젊은이들이 보아주기를 희망한다.
근대사, 현대사의 감추어진 부분이 궁금하신 분들이 보아주기를 바란다. 나 개인뿐 아니라 더불어함께 잘 살기를 희망하는 분들이 읽어주시면 좋겠다. 대부분이 아마추어지만 작가들 솜씨보다도 동학의 본질이 워낙 아름답고 뛰어나기 때문에 이 시대에 가장 필요한 책이 되지 않을까 싶다. 후원(펀딩)에 참여하시는 한 사람 한 사람이, 책의 독자들이 모두 동학 접주가 되어 19세기에 못 이루었던 개벽세상을 21세기에 비로소 이루는 주역들이 될 것을 확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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