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화변론, 황교안 발목 잡을까

"119건 중 19건은 상담-자문만"... 선임계 미제출 사건 더 늘어날 듯

등록 2015.06.03 17:00수정 2015.06.03 1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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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자세한 것은 청문회에서..."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가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금융감독원 연수원 내에 위치한 후보자 사무실로 출근을 하던 중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황교안 "자세한 것은 청문회에서..."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가 2일 오후 서울 종로구 금융감독원 연수원 내에 위치한 후보자 사무실로 출근을 하던 중 기자들의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이희훈

황교안 국무총리 후보자의 '선임계 미제출 사건 수임'이 인사청문회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황 후보자는 지난 2013년 2월 열린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당시 "(내가 수임한 사건은) 선임계를 다 제출했다"라고 답변한 바 있다. 하지만 정휘동 청호나이스 회장 횡령사건을 수임하면서 선임계를 제출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 '전화변론 의혹'이 제기됐다(관련기사 : 황교안, 선임계도 제출 않고 사건 수임).

변호사법 등에 따라 사건을 수임한 변호사는 소속 지방변호사회를 거쳐 검찰이나 법원에 선임계를 제출해야 한다. 하지만 황 후보자처럼 선임계를 제출하지 않고 사건을 수임한 뒤 '전화변론' 등을 통해 수사나 재판에 개입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전관 변호사들이 고액의 수임료 수수, 소득 신고 누락에 따른 탈세 등을 위해 사용하는 변칙이다.

황 후보자가 이렇게 '전화변론'했을 것으로 추정할 수 있는 '선임계 미제출 사건'이 훨씬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휘동 회장 횡령사건 한 건만이 아니라 다수의 사건들에서 선임계를 제출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수십 건에 이른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100건은 정식재판 진행... 19건은 상담-자문만 해서 비공개"

황 후보자 같은 전관 변호사는 퇴직일로부터 2년 동안 연 2회 사건 수임내역과 처리 결과 등을 소속 지방변호사회를 거쳐 법조윤리협의회에 제출해야 한다. 법조윤리협의회는 최근 '119건'에 이르는 황 후보자 사건 수임내역을 제출했다. 이는 황 후보자가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때 밝힌 '101건'보다 18건이나 많은 수임건수다.

그런데 법조윤리협의회는 119건 가운데 '19건'의 내용을 삭제하고 공란으로 처리했다. 19건의 사건명과 사건 관할기관 등을 삭제한 채 자료를 제출한 것이다. 이런 내용이 삭제됨에 따라 황 후보자가 수임한 19건은 어떤 사건인지를 전혀 알 수 없다.


19건의 내용이 삭제된 이유와 관련해 법조윤리협의회 쪽은 "대응하지 않기로 했다"라고 밝혔다. 다만 황 후보자 측은 "100건은 정식재판으로 진행된 것이고 19건은 상담 또는 자문만 한 것이라 공개할 내용이 없다"라며 "불법적이거나 잘못된 부분은 없다"라고 해명했다.

황 후보자 쪽에서 해명한 대로라면 '100건'은 정식재판을 진행했기 때문에 선임계를 모두 제출했다고 봐야 한다. 이것도 사실인지 확인해봐야 할 문제지만 "상담 또는 자문만" 했다는 19건에 의혹의 눈길이 쏠린다. 최소한 19건은 선임계를 제출하지 않고 전화변론 등을 수행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황 후보자는 지난 2013년 2월에 열린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 당시 "법무법인 재직기간 중 팀 소속 변호사를 총괄 지휘하면서 변론계획 수립, 법리 검토, 의견서 작성 제출 등으로 담당한 사건은 형사사건 54건, 민사·상사·가사·행정사건 47건으로 합계 101건"이라며 "101건에는 다 선임계를 제출했다"라고 주장한 바 있다.

황 후보자가 선임계를 제출하지 않는 사건이 속속 확인될 경우 '전관예우 논란'이 커지는 것은 물론이고, 그가 '위증 책임'까지 져야 하는 곤혹스러운 처지에 놓이게 된다(관련기사 : "선임계 다 제출"... 2년 전 황교안의 '위증 의혹'). 야당은 전화변론 의혹을 받고 있는 '선임계 미제출 사건'을 확인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박원석 의원 "선임계 없이 수임한 사건 더 많을 것"

 2013년 10월 17일 오전 법무부에서 열린 국회 법사위 국정감사에서의 황교안 법무부 장관.
2013년 10월 17일 오전 법무부에서 열린 국회 법사위 국정감사에서의 황교안 법무부 장관. 권우성

'황교안 저격수'로 떠오른 박원석 정의당 의원은 3일 오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101건을 수임했다는 황 후보자의 말을 그대로 믿고, 나머지 18건은 '로펌의 업무활동'이라고 치더라도 정휘동 회장 횡령사건의 상고심을 수임하며 선임계를 제출하지 않은 것은 분명 2013년 청문회에서 101건 모두 선임계를 냈다는 증언과 배치되는 명백한 위증이다"라고 주장했다.

박 의원은 "더 중요한 것은 '과연 정식 선임계 없이 수임한 사건이 청호나이스 상고심 사건 1건뿐이겠는가?'이다"라며 "저는 그렇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높고 그렇기 때문에 황 후보자가 수임한 사건 전체에 선임계를 냈는지 반드시 구체적 물증을 통해 검증돼야 한다"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만일 또다른 사건들에서도 선임계를 내지 않고 즉 '전화변론'을 한 것이라면 황 후보자는 '변호사법 위반'은 물론이고 '국회에서 증언 및 감정에 관한 법률' 및 '형법'에 따른 위증죄까지 범한 것이 된다"라며 "끝까지 위선의 가면을 벗기겠다"라고 철저한 검증을 예고했다.

한편 법조윤리협의회에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황 후보자가 맡은 사건 119건에서 형사사건과 민사사건은 각각 53건과 41건이었다(나머지는 행정사건 6건, 삭제된 사건 19건). 특히 형사사건 53건은 사기·배임·횡령·뇌물사건이 24건으로 가장 많았고, 황 후보자의 전문분야인 선거법 위반사건도 11건에 이르렀다. 그 뒤를 문서 위·변조와 업무방해사건(5건), 국가보안법 위반사건(4건), 위증사건(2건), 정치자금법 위반사건(1건) 등이 이었다(기타 6건).

○ 편집ㅣ최은경 기자

#황교안 #선임계 #법조윤리협의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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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0년 전남 강진 출생. 조대부고-고려대 국문과. 월간 <사회평론 길>과 <말>거쳐 현재 <오마이뉴스> 기자. 한국인터넷기자상과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2회) 수상. 저서 : <검사와 스폰서><시민을 고소하는 나라><한 조각의 진실><표창원, 보수의 품격><대한민국 진보 어디로 가는가><국세청은 정의로운가><나의 MB 재산 답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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