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생명을 노래하다 환경 모범 학교 사례집
우리교육
시어머니께서 여러 채소를 심어 놓은 운동장 한 귀퉁이를 손으로 가리키자 선생님들은 깜짝 놀라며 '우리 학교에 벼도 다 있었군요' 하더랍니다. 시어머니는 씨앗 준비물 덕분에 담임 선생님과 다른 선생님께 감사의 인사를 들었다며 아주 즐거워 하셨지요.
<학교, 생명을 노래하다>는 교보교육재단 '학교환경교육지원사업단'의 지속 가능한 학교와 지역 사회를 만들어 가기 위해 환경 교육 모델 학교들을 수년간 지원해 이뤄낸 변화를 기록한 책입니다.
지역에 살던 사람들이 떠나 기차역마저 없어져 버린 곳에 자리한 백원초등학교의 '기차는 떠나도 아이들이 돌아왔다'는 이야기는 감동스럽니다. 백원초등학교 아이들과 학부모와 연구 교사들은 주변의 모든 것을 삶과 학습의 모델로 삼아 사계절을 살아갑니다. 아이들 손으로 김장 배추와 무를 심어 김장을 담가 먹는 것은 물론, 아이들이 벼농사를 지어 수확한 쌀로 떡을 만들어 먹기도 합니다. 과수원을 하는 학부모가 교사가 되어 배꽃에 인공 수정할 꽃술을 모으기도 하고 배꽃의 냄새를 직접 맡아보기도 합니다.
배꽃 냄새를 직접 맡아 보거나 꽃을 본 어른들은 많이 않을 것입니다. 배꽃은 냄새가 그리 향기롭지 않다고 합니다. 어쨌거나 아이들은 교과서 속의 죽은 지식이 아닌 생생한 체험을 통해 산 지식을 쌓아 갑니다. 과실 나무의 수정 과정을 위해 꽃가루를 모으고 크고 맛있는 배를 얻기 위해 열매를 솎아 내는 적과의 과정을 체험하기도 합니다.
봉투를 씌워줄 때 그림을 그리기도 하고, 수확한 배를 직접 장에 가지고 가서 판매를 하기도 합니다. 가격은 얼마가 적당할 지 소비자이 눈길이 머물 수 있도록 눈에 쏙 들어오는 홍보 문구는 무엇이 좋을지, 그 모든 과정을 토론과 협력을 통해 해결하면서 다양한 방법을 배워나갑니다. 아이들이 수정을 위해 꽃술을 모으고 적과를 하고 봉투를 씌워주고 잡초를 뽑아주고 배를 직접 수확해 장에 내다 팔아 얻은 돈 23만 원은 아이들의 회의를 통해 필요한 곳에 기부합니다.
백원초등학교에는 솔방울로 만든 거미박물관, 아이들이 목공을 통해 만들어 놓은 나무집 쉼터, 구름다리, 연못까지 있습니다. 학교 벽에는 아이들이 금세 뛰어나올 것 같이 생생한 벽화로 채워져 있어 학교 전체가 하나의 커다란 그림책을 방불케 한다고 합니다. 페교 위기에 처했던 시골의 자그마한 학교에 입학하기 위해 서울에서 온 가족이 이사를 오기도 하고 인근 동네에서 전학을 오거나 견학을 오기도 합니다.
아이들은 벼농사를 지으면서 논에 함께 살아가는 우렁이며 거머리까지 건강한 생태계를 위해 서로에게 필요한 소중한 생명이라는 사실을 깨달아 갑니다. 환경 교육 모델 학교들이 지방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도시에서는 교과 교육, 체험 학습, 실천 활동이 하나로 라는 목표로 태양열이나 절전 탈핵 운동에 필요한 학습을 하기도 하고 친환경 급식으로 먹을거리의 중요성을 깨달아 가기도 합니다.
삼정중학교는 에너지 절감을 위한 실천과 연구를 통해 모법을 보인 경우입니다. 학생 스스로 불필요한 전등이나 콘센트를 뽑는 것으로 학교 전력 에너지를 20퍼센트나 절감 했다고 합니다. 아이들은 거의 대부분 자전거로 통학을 합니다. 에너지를 아끼면서 배려와 환경과 생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왕따 시키는 일도 없어졌습니다. 학생들은 자치 활동을 통해 스스로 축제를 준비해 지역 화폐로 음식을 사먹기도 하고 필요한 물건을 구입하기도 합니다. 축제에 필요한 지역 화폐 송이는 에너지를 절감하거나 다양한 활동을 통해 보상으로 받는다고 합니다.
다세대 주택과 아파트 사이에 자리한 허름하고 학생이 많은 화원중학교는 친환경 급식을 통해 환경 교육의 변화를 일으킨 경우입니다. 영양 교사 한 명이 시작한 일이 학생뿐 아니라 교에서 조리하는 분들의 가정과 식습관까지 바꾸는 변화를 만들어냅니다. 화원중학교는 야채만이 아니라 고추장 된장 등 양념까지 국산을 고수합니다. 가공품에 들어 있을지 모르는 GMO(유전자 변형농산물)에 대한 대비책으로 소스는 국산 친환경 재료를 구입해 직접 만들어 사용한다고 합니다.
교육은 삶에서 깨우치고 삶에 적용돼 변화를 가져오는 것이어야 배움의 참 가치를 발휘하는 것입니다. 아들 아이의 학교에 벼가 심어져 있었지만, 선생님조차 알지 못했습니다. 관심이 없었거나 벼 자체를 몰랐을 수도 있습니다. 논이 아닌 학교 운동장에 벼가 심어져 있을 거란 생각을 하지 않았을 테니까요. 그래서 교과서 속 죽은 교육이나 주입식이 아닌, 스스로 주체가 되어 깨우치고 경험하는 산 지식이 중요합니다.
학습모델은 크게 세 가지로. 나뉜다고 합니다. 교회(행동주의) 모델, 암자(인지주의) 모델, 파티(구성주의) 모델입니다. 교회모델은 학습자는 교사, 교육 과정 교과서의 내용을 의심 없이 받아들이고 내면화 하고 변화되는 존재로 봅니다. 주입식 교육을 지향해온 대한민국 공교육의 일반적 방식이 여기에 해당 하지요.
암자모델은 학습자가 이미 인지 체계를 지니고 있어 지식체계가 일련의 과정을 통해 정교해지고 고도화되며 그 주체는 학습자 자신이라고 보는 이론입니다. 파티모델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지식이 학습자에게 주어지기만. 하는 것이 아니라 학습자가 스스로 만들어 내야 하는 것이라고 본다는 점입니다.
교보교육재단 '학교환경교육지원사업단'은 생명의 학교를 위한 설계도의 바탕으로 왜 파티형 학습 모델을 선택했을까요? 그 이유를 책의 서문에 이렇게 밝히고 있습니다.
학습에서 중요한 건 대화, 즉 상호작용이다. 구성주의자들에게는 학생들이 자리를 바꿔 가면서 시끄럽게 떠들고 웃고 울고 발견하고 감동하는 그 잔치 마당이 최선의 교실이다. 우리는 생명의 학교를 위한 설계도의 바탕으로 파티 모델을 선택했다.
학교, 생명을 노래하다
학교환경교육사업단 엮음,
우리교육,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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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 잘살면 무슨 재민교’
비정규직 없고 차별없는 세상을 꿈꾸는
장애인 노동자입니다.
<인생학교> 를 통해 전환기 인생에 희망을. 꽃피우고 싶습니다.
옮긴 책<오프의 마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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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렁, 거머리로 '벼농사' 공부... 주입식 교육을 벗어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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