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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무기 장착한 김병현... '핵잠수함' 부활할까?

[프로야구] 땅볼러로의 변신 시도하는 김병현

15.06.04 14:44최종업데이트15.06.04 14: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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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 KIA 타이거즈 베테랑 투수 김병현(36)이 업그레이드를 다짐하고 있다. 김병현은 최근 조계현 수석 코치에게 투심 패스트볼을 배우고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새로운 구종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낀 김병현이 조 수석에게 가르침을 요청했다. 변화에 대한 김병현의 의지가 느껴지는 대목이다.

김병현은 젊은 시절 서재응(38), 최희섭(36)과 함께 '광주일고 메이저리거 3인방'으로 명성을 떨쳤다. 어느덧 시간이 흘러 선후배들이 그랬듯 자신 역시도 고향 팀으로 돌아왔다. 특별한 변수가 없다면 KIA에서 선수생활을 마무리할 공산이 크다. 방황의 시간도 길었고 3인방 중 가장 늦게 KIA에 합류했다.

비록 여러 가지 사정으로 인해 롱런하는 데는 실패했지만 김병현은 '코리안 특급' 박찬호 다음으로 메이저리그에서 성공한 케이스로 꼽힌다. 짧은 시간동안 확실한 임팩트를 남겼기 때문이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시절 김병현은 미국 현지에서 이른바 '핵잠수함'으로 불렸다. 신장(173cm)은 크지 않지만 탄탄한 하체에서 뿜어져 나오는 파워를 바탕으로 언더스로임에도 150km를 넘나드는 강속구를 뿌렸다. 작은 체구의 동양인 선수가 독특한 폼으로 덩치 큰 메이저리거들의 방망이를 헛돌게 하는 모습은 국내 팬들은 물론 미국 현지에서도 연일 화제였다.

빠르게 가다 큰 각으로 휘는 공이 원반 같다고 해서 '프리즈비(frisbee)'라 불렸던 김병현표 슬라이더는 말 그대로 마구 같은 위력을 떨쳤다. 더불어 직구 궤적으로 날아가던 공이 타자 앞에서 갑자기 솟아오르던 '업슛(Up Shoot)'역시 타자들을 두렵게 했다. 당시 애리조나의 에이스였던 '빅 유닛(Big Unit)' 랜디 존슨이 208cm의 신장을 앞세워 높은 곳에서 고공 폭격을 한 뒤 단신 김병현이 나와 정반대의 궤적과 스타일로 마무리 짓는 모습은 쏠쏠한 볼거리였다.

당시 김병현은 랜디 존슨-커트 실링 원투펀치와 함께 마운드 빅3를 이뤄 애리조나가 우승하는데 혁혁한 공을 세웠다. 비록 보스턴 시절 활약은 미비했으나 동양인 최초로 양대 리그 우승을 경험한 선수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런 김병현도 국내무대에서는 딱히 임팩트를 보여준 적이 한번도 없다. 전성기가 지나서온 선후배 서재응, 최희섭도 한 두시즌 정도는 국내 정상급 실력을 과시했지만 김병현은 공백도 더 길었거니와 너무 늦게 복귀했다. 야구가 하고 싶어 국내 리그에 돌아온 김병현으로서는 뭔가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강할 것이 분명하다.

현역 때 '싸움닭'으로 명성이 높던 조 수석은 "투심은 땅볼을 유도하는데 적합한 구질이다. 이제 막 배운 관계로 미숙하기는 하지만 워낙 감각이 좋아 금새 느낌을 아는 것 같다"며 김병현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메이저리그를 호령하던 시절 김병현은 삼진 아티스트였다. 하지만 지금은 땅볼을 유도할 수 있는 무기를 가지고 자존심 회복에 나설 예정이다. 새로운 무기를 탑재하고 재가동에 들어간 '핵잠수함' 행보에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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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디지털김제시대 취재기자 / 전) 데일리안, 전) 홀로스, 전) 올레 , 전) 이코노비 객원기자 / 농구카툰 크블매니아, 야구카툰 야매카툰 스토리 / 점프볼 '김종수의 농구人터뷰' 연재중 / 점프볼 농구카툰 'JB 농구툰' 연재중 / 점프볼 객원기자 / 시사저널 스포츠칼럼니스트 / 직업: 인쇄디자인 사무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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