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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위 바브링카, 1위 조코비치 물리치고 우승

[2015 프랑스오픈테니스대회 남자단식 결승전] 스탄 바브링카 3-1 노박 조코비치

15.06.08 09:20최종업데이트15.06.08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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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만한 팬들은 1인자 조코비치가 드디어 커리어 그랜드 슬램(주요 4개 대회 순차적 우승) 위업을 이룰 것이라 전망했다. 하지만 스탄 바브링카의 스트로크는 많은 이들의 예상을 뒤엎고 코트 구석구석에 꽂혔다. 두 배에 이르는 위너 차이(바브링카 59개, 조코비치 30개)가 결승전 결과를 단적으로 말해주었다.

남자프로테니스 세계 랭킹 9위 스탄 바브링카(스위스)가 한국 시각으로 7일 오후 10시 11분에 프랑스 파리에 있는 필립 샤틀리에 코트에서 시작된 2015 롤랑 가로스(프랑스 오픈 테니스대회) 남자단식 결승전에서 1위 노박 조코비치(세르비아)를 상대로 3-1(4-6, 6-4, 6-3, 6-4) 대역전 드라마를 쓰면서 이 대회 첫 우승 트로피를 차지했다.

1인자 조코비치, 첫 세트는 이겼지만...

첫 세트 일곱 번째 게임, 바브링카의 서브가 흔들렸다. 더블 폴트로 단 한 개의 포인트도 따내지 못하고 러브 게임을 당한 것이다. 결승전 첫 번째 고비가 그렇게 만들어졌다. 그만큼 이들의 맞대결에서 서브의 비중이 크게 작용한 셈이다.

이 게임을 휘어잡은 1인자 노박 조코비치는 첫 세트 열 번째 게임을 한층 자신감 넘치게 치르며 결정적 우위를 점령할 수 있었다. 네트 앞으로 달려와 시원하게 때리는 포핸드 역 크로스는 바브링카가 따라갈 수 없었다.

하지만 두 개의 세트 포인트 기회를 쥔 조코비치를 상대로 바브링카가 기막힌 포핸드 다운 더 라인으로 기세를 올리고 곧바로 이어진 공격에서 멋진 백핸드 받아치기를 조코비치의 오른쪽 무릎 앞에 떨어뜨려 위기에서 벗어났다. 극적으로 듀스를 만든 것이다.

그래도 두 번째 듀스에서 조코비치의 위력적인 백핸드 스트로크가 빛났다. 첫 세트 시작 후 43분 만에 바브링카의 포핸드 스트로크가 길어서 끝줄 밖에 떨어졌다. 30개를 훌쩍 넘기는 랠리가 자주 이어지는 바람에 수많은 관중들이 테니스의 진수를 만끽하는 결승전이었다.

두 번째 세트는 스트로크 싸움이 더욱 끈질기게 이어졌다. 조코비치가 첫 세트를 이겼다고 해서 안심할 상황이 아니라는 것을 포핸드 위너 숫자에서 압도하고 있는 바브링카의 스트로크에서 읽을 수 있었다.

두 번째 세트 열 번째 게임, 조코비치가 서브권을 쥐고 있었지만 바브링카에게 세트 포인트 기회가 주어졌고 치열한 스트로크 싸움은 바브링카의 승리로 끝났다. 강한 위너를 날려야 한다는 강박에 조코비치의 받아치기가 너무 길어서 끝줄 밖에 떨어지고 말았다. 54분이 소요된 두 번째 세트는 그렇게 바브링카의 것이었다.

바브링카의 아름다운 '다운 더 라인' 위너

세 번째 세트는 예상보다 일찍 갈림길이 만들어졌다. 따라붙은 바브링카의 포핸드 다운 더 라인, 백핸드 다운 더 라인이 아름답게 코트를 가른 것이다. 조코비치가 서브권을 쥔 여섯 번째 게임에서 바브링카의 스트로크는 조코비치를 계속해서 괴롭혔다. 바브링카가 네트 앞으로 달려와 포핸드 크로스로 러브 게임을 만들고 말았다. 이 흐름대로 가면 놀라운 역전 드라마가 완성되는 것이었다.

4-2로 유리한 고지에 오른 바브링카는 이어진 자신의 서브 게임을 두 번의 듀스 끝에 따내며 기세를 이어나갔다. 첫 세트를 따낸 조코비치가 크게 흔들리고 있었다. 결국 바브링카가 세 번째 세트 아홉 번째 게임을 또 한 차례 러브 게임으로 만들며 멋진 뒤집기에 성공했다. 첫 세트보다 1분 일찍 끝난 것만으로도 바브링카의 스트로크가 얼마나 위력적인가를 알 수 있었다.

벼랑 끝에 몰린 노박 조코비치는 네 번째 세트를 이 악물고 시작했다. 바브링카의 첫 서브 게임을 잡아내며 2-0으로 앞서가기 시작한 것이다. 하지만 바브링카도 그냥 물러설 리 없었다. 조코비치가 서브를 넣은 다섯 번째 게임에서 두 개의 브레이크 포인트 기회를 잡고 30회의 긴 랠리 끝에 조코비치의 포핸드 스트로크 실수를 이끌어냈다. 네 번째 세트 승부를 원점으로 돌려놓는 중요한 포인트였다.

이렇게 또 하나의 고비를 넘은 바브링카는 이어진 자신의 서브 게임을 한 개의 포인트만 내주며 가져와 3-3을 만들어냈다. 바브링카의 위너 개수가 조코비치의 그것을 훌쩍 뛰어넘어 50개에 이르렀다.

바브링카는 이어진 조코비치의 서브 게임에서도 위력적인 포핸드 역 크로스를 성공시키며 두 개의 브레이크 포인트 기회를 얻었다. 결승전 최대의 고비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지점이었다. 조코비치의 뒷심은 놀라웠다. 강한 서브를 바탕으로 하나하나 따라붙은 것이다. 결국 조코비치의 멋진 백핸드 다운 더 라인이 빛났다. 관중들의 응원까지 유도할 정도로 다시 기세가 살아났다.

내친김에 조코비치는 이어진 바브링카의 서브 게임을 끈질기게 따라붙어 0:40을 만들며 세 개의 브레이크 포인트 기회를 얻어냈다. 여기서 바브링카가 그대로 주저앉았다면 재역전 드라마가 만들어질 수밖에 없는 흐름이었다. 하지만 바브링카는 놀라운 집중력을 발휘하며 내리 다섯 개의 포인트를 따내며 위기에서 벗어났다. 결승전 소요 시간이 어느덧 3시간을 넘어가고 있었다.

다음 조코비치의 서브 게임에서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바브링카의 스트로크가 1인자를 구석으로 몰아세운 것이다. 두 번째 브레이크 포인트 기회를 잡은 바브링카의 백핸드 다운 더 라인은 조코비치가 따라갈 수 없는 왼쪽 구석에 떨어졌다. 바브링카가 자신의 서브 게임으로 경기를 끝낼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결국 마지막 게임이 된 네 번째 세트의 열 번째 게임에서 바브링카는 멋진 백핸드 다운 더 라인으로 1인자를 벼랑끝에 내몰았다. 챔피언십 포인트가 한 개 주어졌지만 조코비치의 반격은 어느 때보다 신중했다. 두 차례의 듀스가 이어지고 두 번째 챔피언십 포인트가 바브링카에게 주어졌다. 여기서 놀라운 백핸드 다운 더 라인을 성공시키며 우승을 확정지은 바브링카는 쥐고 있던 라켓을 하늘 높이 던졌다. 믿기 어려운 역전 드라마를 정말로 완성시킨 것이다.

3시간 12분 만에 결승전이 끝났다. 바브링카는 자신의 팀이 되어준 코칭 스태프에게 올라가 감격의 포옹을 나누었다. 지난해 호주오픈테니스대회에서 당당히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것이 결코 우연이 아니었다는 것을 입증하는 순간이었다.

반면에 클레이 코트의 최고 실력자 라파엘 나달에게 밀려나 이 대회에서만 우승 기록이 없던 노박 조코비치는 지난 3일 열린 8강 맞대결에서 라파엘 나달을 3-0(7-5, 6-3, 6-1)으로 물리치며 커리어 그랜드 슬램의 꿈을 안고 결승전에 임했지만 스탄 바브링카의 위력적인 스트로크 앞에서 뜻을 이루지 못했다. 2012년, 2014년에 이어 세 번째 준우승의 아쉬움을 삼켜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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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2015 프랑스오픈테니스대회 남자단식 결승전 결과(7일 오후 10시 11분, 필립 샤틀리에-파리)

★ 스탄 바브링카 3-1(4-6, 6-4, 6-3, 6-4) 노박 조코비치

◎ 스탄 바브링카의 그랜드 슬램 타이틀
1) 호주 오픈 1회 우승 : 2014년
2) 프랑스 오픈 1회 우승 : 2015년
3) 윔블던 우승 : 없음
4) US 오픈 우승 : 없음

◎ 노박 조코비치의 그랜드 슬램 타이틀(연중 개최 시기 순서)
1) 호주 오픈 5회 우승 : 2008년, 2011년~2013년, 2015년
2) 프랑스 오픈 우승 : 없음
3) 윔블던 2회 우승 : 2011년, 2014년
4) US오픈 1회 우승 : 2011년
테니스 롤랑 가로스 스탄 바브링카 노박 조코비치 그랜드 슬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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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이야기,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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