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종량제봉투 주민부담률 매년 쓰레기종량제봉투 주민부담률이 하락하고 있다.
홍수열
2013년 기준으로 쓰레기종량제 봉투를 수집운반해서 처리하는 데 들어간 총 비용은 1조9300억 원이다. 종량제 봉투 판매수입은 4800억 원이다. 1조4500억 원의 적자는 지자체의 청소 재정으로 메꾸었다는 의미다.
쓰레기종량제 봉투가격 동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
주민부담률이 매년 떨어진다는 것은 지자체가 부담하는 비율이 매년 증가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쓰레기종량제 봉투를 처리하는 데 들어가는 비용은 매년 증가하는데, 쓰레기종량제 봉투가격은 매년 동결되기 때문에 나타나는 현상이다.
지자체의 청소업무에는 쓰레기종량제 봉투 관리만 있는 건 아니다. 재활용품도 수집운반해야 하고, 거리청소도 해야 한다. 재활용품 수집운반과 거리청소는 순수하게 지자체 재정만 투입돼야 하는 공공업무다. 이 비용도 매년 증가하고 있다.
따라서 지자체의 청소재정자립도에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 2013년 기준으로 지자체의 청소재정자립도는 26%에 불과하다. 쓰레기종량제 봉투 관리를 포함해서 매년 2조6400억 원이 들어가지만 수입은 6900억 원에 불과하다. 전체적으로 매년 약 2조 원의 청소재정 적자가 발생한다.
지자체의 청소업무는 공공서비스이기 때문에 적자가 발생하는 것이 당연하다. 문제는 적자의 내용이다. 재사용이나 재활용, 거리청결은 공공의 이익을 위해서 지자체가 재정을 투입해서 관리하는 것이 맞다. 대신 오염원인자 부담원칙에 따라서 쓰레기종량제 봉투를 이용해, 재활용할 수 없는 쓰레기를 버리는 사람에게는 쓰레기 처리 비용을 징수해야 마땅하다.
여기에서 지자체 청소재정의 왜곡이 발생한다. 즉, 배출자가 부담해야 할 비용을 지자체 재정으로 부담하기 때문에 지자체 재정으로 당연히 관리해야 할 영역에 대한 투자를 제대로 하지 못하는 것이다.
지자체 청소재정 배분의 왜곡은 곧 청소정책의 왜곡을 의미한다. 쓰레기 감량과 재사용, 재활용이 중요하다고 하면서도 실제 돈이 없으니 이를 구현할 수 있는, 제대로 된 정책을 실행할 수가 없다.
길거리 쓰레기통이 없다 보니 거리는 버려진 쓰레기들로 몸살을 앓는다. 외국인에게도 그렇고 우리 아이들에게도 창피하다. 지자체 재정이 압박을 받으니 청소를 하시는 분들 임금도 낮을 수밖에 없다.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방법은 쓰레기종량제 봉투 가격을 올려서 지자체 청소재정을 바로잡는 것이다.
그럼 쓰레기종량제 봉투가격을 올리면 주민들에게 큰 부담이 될까? 간단한 산수를 해보자.
한 달에 20리터 종량제 봉투를 몇 장이나 쓸까? 그동안의 경험치로 봤을때 평균잡아 4장 (4인 가족 기준)이면 충분하다. 20리터 종량제 봉투 1장의 가격이 2013년 기준으로 평균 460원이다. 우리나라 가정에서 한 달 평균 쓰레기 처리에 지불하는 금액이 2천 원도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주민부담률 100%가 되기 위해서는 4배의 인상이 필요한데, 그렇다고 하더라도 8천 원밖에 되지 않는다. 한꺼번에 4배를 인상하는 것이 과도하다면 우선 2배로 인상한다고 하더라도 4천 원에 미치지 못한다.
만약 이마저도 부담이 되는 저소득층 가정이 있다면 그것은 공공용 무상봉투 지원으로 보완하면 될 것이다. 낮은 쓰레기종량제 봉투가격은 지자체 청소재정을 왜곡시켜 지저분하고 불결한 거리, 재사용과 재활용에 대한 지원미흡 등을 초래하고 그 피해는 결국 주민에게 돌아온다.
쓰레기종량제 봉투가격이 적정한지, 이대로 무조건 동결시키는 게 좋을지 모두 함께 생각해 볼 일이다.
저작권자(c) 오마이뉴스(시민기자),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탈자 신고
댓글
공유하기
쓰레기종량제 봉투 가격 인상, 짜증낼 일 아니다
기사를 스크랩했습니다.
스크랩 페이지로 이동 하시겠습니까?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