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의 비무장지대 지뢰 도발 바로 다음날 최윤희 합동참모의장이 음주 회식을 한 사실을 합참이 인정했다. 다만 '폭탄주 회식'을 했다는 언론보도는 부인했다.
합동참모본부는 지난 5일 오후 6시 30분경부터 2시간여 서울 동빙고동에 있는 한 막국수 집에서 최 합참의장과 합참 공보실 직원 9명 등 총 11명이 격려회식을 했다고 13일 밝혔다. 합참은 "몇 차례 계획했다 순연된 것으로, 퇴근하면서 격려 식사를 하는 개념이었다"고 설명했다.
합참은 "합참의장은 당시 (지뢰도발) 상황을 고려하여 맥주 2, 3잔을 마셨으며 전혀 취하지 않은 상태였고, 격려 대상이었던 공보실 직원들은 개인별 주량에 따라 소주와 맥주를 마셨다"고 밝혔다.
음주 사실은 시인했지만, 일부 언론이 보도한 폭탄주 회식은 부인한 것이다. 또 이 회식에 참석한 일부 합참 당국자가 회식 다음날 과음으로 제대로 출근하지 못했다는 보도에 대해서도 "사실이 아니다"라고 부인했다.
또 언론의 취재에 응한 최 합참의장이 음주 회식 사실을 부인한 데에는 "기자가 문의 전화를 하면서 '횟집(복집)에서 식사했는지 질문했고, 합참의장은 최근 횟집에서 식사한 사실이 없어 그렇게 답변한 것이고, 해당 식당이 보쌈 및 막국수와 복집을 함께 운영하는 식당인 사실을 몰랐던 상태에서 답변한 게 와전됐다"고 해명했다.
부하들이 소주와 맥주를 함께 마시고 있는 회식자리에 2시간여 참석한 최 합참의장이 맥주만 마셨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폭탄주를 마시지 않았다 해도 북한의 도발 사실이 밝혀진 상황에서 합참의장이 음주 회식을 한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음주 회식이 열린 지난 5일 김관진 국가안보실장은 박근혜 대통령에게 비무장지대의 지뢰 매설이 북한의 의도적인 도발로 추정된다는 1차 조사결과를 보고한 시점이기도 하다.
북한의 도발로 장병 2명이 큰 부상을 입은 상황에서 합참의장이 음주 회식을 한 사실은 경질 논란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10년 천안함 사건 당시 이상의 합참의장이 폭탄주를 마시고 경계강화 지시를 내리는 등 작전 지휘를 했다는 감사원 감사 결과가 나오자 이 전 합참의장이 자진 전역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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