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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인있어요'가 우리에게 던지는 질문

[종합] SBS 새 주말특별기획 제작발표회..."이해되지 않아도 여러 번 봐 달라"

15.08.20 20:57최종업데이트15.08.21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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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새 주말특별기획 <애인있어요> 출연진. 왼쪽부터 배우 이규한, 박한별, 김현주, 지진희. ⓒ SBS


"보실 때 어렵다고 느끼더라도 포기하지 마시고 두세 번만 봐 주세요. 영화 <인터스텔라>가 천만 관객을 넘겼지만, 그 내용을 완벽하게 다 이해하는 사람이 몇이겠어요? 이해 못한다고 창피해 하지 마시고, 시청해 주세요." (이규한)

SBS 새 주말특별기획 <애인있어요>(극본 배유미, 연출 최문석)는 많은 것을 묻는 드라마다. 이를테면 쌍둥이였던 독고용기와 도해강(이상 김현주 분)은 어릴 적 헤어져 각자의 삶을 살다 한 사람은 기업의 비리를 세상에 알리려는 내부고발자가 되고, 한 사람은 오직 1%의 '갑'들을 위해 헌신하는 인정머리 없는 변호사가 된다. 이를 통해 <애인있어요>는 '사람은 본디 착할까, 그렇지 않으면 악할까'를 묻는다.

'무엇이 사랑인가' 또한 <애인있어요>가 지닌 화두다. 도해강의 남편 최진언(지진희 분)은 도해강이 악독한 변호사가 되기 전의 모습을 사랑해 결혼했다. 그런데 점점 변해가는 아내 모습에 혐오를 느끼고, 때마침 다가온 밝고 순수한 대학원 후배 강설리(박한별 분)에게 흔들린다. 도해강이 사고로 죽은 후 강설리와 재혼한 그는 어느 날 죽은 아내와 꼭 닮은 독고용기를 만나고, 다시 가슴이 뛴다. 최진언은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

20일 서울 양천구 목동 SBS에서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배우들의 "어렵다"는 토로가 이어진 것도 이 때문이었다. 1인 2역을 맡은 김현주는 "처음엔 (대본을 읽고) '잘 모르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복잡하다는 생각에 안 하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사고로 기억을 잃은 도해강을 물심양면으로 돕는 변호사 백석 역의 이규한도 "대본이 어려워 세번쯤 읽었다"고 했다.

SBS 새 주말특별기획 <애인있어요> 포스터 ⓒ SBS


그럼에도 <애인있어요>는 이들에게 묘한 도전 의식을 불러일으킨 듯했다. 지진희는 "처음엔 어렵겠다 싶었는데 두세 번 읽어보니 새로운 것들이 보이더라"며 "깊이 연구하면 캐릭터가 빛날 수 있는 대본이라 작가님에 대한 존경스러운 느낌마저 받았다"고 강조했다. 김현주 역시 "많은 것들이 드러난 대본이 아니고 감정을 세밀하게 표현하는 것이 배우의 입장에선 부담스러울 수 있겠지만, 또 재미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보탰다.

'시청자 입장에선 흥미롭게 볼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도 한 몫을 했다. 김현주는 "우리가 연구한 부분을 그냥 흘려보실 수도 있겠지만, 더 깊이 있게 (드라마에) 빠져들어 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초반부 도해강과 최진언, 강설리 간의 아슬아슬한 감정들이 (시청자가) 계속 드라마를 볼 수밖에 없게 만들 것이라 생각한다"고 자신했다. 박한별도 "각각의 입장에서 봤을 때 다르게 보이는 작품들을 좋아하는데, <애인있어요>가 그렇다"고 자부심을 내보였다.

'<애인있어요>가 막장'? 배우들의 대답은

<애인있어요>의 소개글에는 도발적인 문장이 담겨 있다. '남편과 불륜한다'는 문장이 바로 그것이다. 어찌됐든 최진언은 아내 도해강과 이혼하기 전 강설리에게 흔들리니 '불륜'을 저지르는 셈이고, 도해강이 기억을 잃은 뒤 독고용기로 살아가다 강설리와 결혼한 최진언을 만나 다시 사랑에 빠지는 만큼 또 한 번의 '불륜'이라 말할 수 있다. 불륜이나 사고로 기억을 잃은 주인공, 출생의 비밀 등은 그동안 많은 '막장 드라마'에서 반복됐던 설정들이다.

SBS 새 주말특별기획 <애인있어요>에 출연하는 배우 지진희와 김현주. ⓒ SBS


하지만 배우들은 "막장은 아니다"라고 입을 모았다. 먼저 "결정적으로 최진언의 사랑은 도해강을 처음 만났을 때의 (도해강의) 순수한 모습이다. 이 모습을 사랑하고 찾아가는 인물이라고 하면 (최진언을)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입을 연 지진희는 "막장과 멜로의 경계선이 정말 흐린 것 같다. 어떻게 보면 막장인 것도 표현에 따라 멜로가 될 수 있을 텐데, 이는 우리의 몫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드라마 속 상황이) 어떻게 그려지느냐가 중요하겠지만, 배유미 작가님과 최문석 PD님이 작품을 절대 그런 식으로 흐르게 하지 않으리라는 믿음이 있다"는 김현주는 "기억을 잃고 독고용기가 된 도해강이 처음 최진언을 보고 가슴이 뛰는 장면이 있다"며 "그런 것이 '사랑'인 것 같다. 표현하는 게 어렵긴 하겠지만, 막장이 아니라 멜로에 조금 더 가까운 드라마로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박한별과 이규한의 생각도 같았다. 박한별은 "막장 드라마를 보면 자극적인 재미를 위한 이유 없는 악역이 있지만 <애인있어요>에는 이해받지 못할 캐릭터가 없다"며 "드라마를 겉핥기로만 본다면 막장이라 생각할 수 있겠지만 잘 들여다보면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배우가 (내용을) 이해하지 못한 상태에서 빨리만 찍어서 방송해야 할 때 그게 '막장'인 것이라고 스스로 정의하고 있다. <애인있어요>는 그런 것 같지는 않다"는 이규한도 "대본을 배우가 충분히 이해하고 표현한다면 그건 막장이 아니라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애인있어요>는 22일 오후 10시에 첫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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