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터 전 대통령 "뇌로 암 전이, 신의 손에 달려"

암 투병 관련 기자회견... 의료진 "완치 어려울 것"

등록 2015.08.21 14:23수정 2015.08.21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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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미 카터 전 대통령의 암 투병 관련 기자회견을 중계하는 CNN 뉴스 갈무리. ⓒ CNN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암이 뇌까지 전이됐다고 고백했다.

AP, CNN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지난 20일(현지 시각) 카터 전 대통령은 미국 애틀랜타의 카터 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달 초간에 있던 흑색종을 수술로 제거했으나 4개의 새로운 흑색종이 발견됐다"라며 "암이 내 몸의 다른 장기로도 전이될 수 있다"라고 밝혔다.

카터 전 대통령은 "이제 살아갈 날이 몇 주밖에 남지 않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놀랍게도 아주 편안했다"라며 "나의 미래는 신의 손에 달려있고, 다가올 일에 대한 준비가 되어 있다"라고 심경을 밝혔다.

91세의 카터 전 대통령은 고령의 중환자임에도 유쾌하게 기자회견을 이끌었다. 그는 "나의 암 투병이 알려지자 조지 부시 전 대통령, 빌 클린턴 전 대통령, 버락 오바마 대통령 등이 전화를 걸어왔다"라며 "그들이 내게 전화를 한 건 오래만"이라고 웃음을 선사했다.

카터 전 대통령은 지금까지 살면서 가장 후회되는 일을 묻자 "대통령 재임 시절 이란의 미국 인질 구출 작전 실패를 꼽으며 "헬리콥터 한 대를 더 보냈다면 인질을 구하고 나도 재선에 성공했을 것"이라며 다시 한 번 농담을 던졌다.

이날 카터 전 대통령은 건강해 보였지만 의료진은 완치 가능성이 적다고 밝혔다. 주치의 월터 쿠란 주니어 에모리대학병원 교수는 "다른 장기로 흑색종이 전이된 환자는 완치를 기대하지 않는다"라며 "질병을 억제하고 삶의 질을 잘 유지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카터 전 대통령의 의료진은 이날부터 방사선 치료와 함께 최근 미국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승인 받은 최신 흑색종 치료약 '키트루다(Keytruda)'를 투여하기 시작했다고 공개했다.


미국에서 가장 성공한 퇴임 대통령

1977년부터 1981년까지 미국 제39대 대통령(민주당)을 역임한 카터 전 대통령은 올해 91세로 같은 해 태어났지만 생일이 더 빠른 조지 H.W. 부시 전 대통령에 이어 현존하는 역대 대통령 가운데 두 번째로 최고령이다.

비록 로널드 레이건(공화당)에 밀려 재선에 실패했지만 퇴임 후 카터 센터를 설립해 민주주의 확산, 인권 개선, 환경 보호 등 다양한 사회 운동을 펼친 그는 1994년 북핵 타결을 위해 미국 전직 대통령으로는 처음으로 북한을 방문해 국제 사회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이 밖에도 김영삼 정부 시절 남북정상회담을 주선했고,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평화 협상을 성사하는 등 국제 평화에 크게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02년 노벨평화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카터 전 대통령은 "이스라엘과 주변국의 관계는 지난 50년간 더 악화되었다"라고 안타까워하며 "4년의 대통령을 임기를 더 맡는 것과 카터 센터 중 하나를 고르라면 당연히 카터 센터를 골랐을 것"이라며 자신의 퇴임 후 활동에 자부심을 나타냈다.

그는 세상을 떠나기 전 가장 바라는 세상의 변화가 무엇이냐는 질문에 카터 센터가 추진하는 기니웜(오염된 물에서 사는 기생충) 근절 프로젝트를 꼽으며 "내가 죽기 전 세상의 마지막 남은 기니웜 한 마리가 죽는 것을 보고 싶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카터 전 대통령은 "후원자에게 전화를 걸거나 편지에 서명하는 일을 빼고는 카터 센터 활동을 줄일 것"이라며 앞으로 암 치료에 전념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지미 카터 #미국 대통령 #흑색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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