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계의 시인' 올리버 색스 타계

지병인 암으로 사망... 희귀병 환자 사연들 작품으로 남겨

등록 2015.08.31 08:05수정 2015.08.31 09: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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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미국 작가 올리버 색스 별세 미국 신경과 전문의이자 작가였던 올리버 색스가, 지난 30일 미국 뉴욕에 위치한 본인의 자택에서 82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그는 '의학계의 시인'으로 불렸다.

미국 작가 올리버 색스 별세 미국 신경과 전문의이자 작가였던 올리버 색스가, 지난 30일 미국 뉴욕에 위치한 본인의 자택에서 82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그는 '의학계의 시인'으로 불렸다. ⓒ OliverSacks.com


인간의 뇌를 연구해온 저명한 의사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인 올리버 색스가 타계했다. 향년 82세.

AP, B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색스의 비서진은 그가 지난 30일(현지 시각) 미국 뉴욕의 자택에서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색스는 지난 2월 자신이 희귀한 안구암에 걸렸으며, 암이 간으로 전이됐다고 밝힌 바 있다.

당시 암과의 투병을 공개하며 자신이 죽음이 임박했다는 것을 느낀 색스는 <뉴욕타임스> 기고문을 통해 지난 삶을 되돌아보고,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고마움을 전하며 따뜻한 감동을 선사했다.

색스는 "앞으로 남은 몇 개월을 어떻게 보낼지 나의 결정에 달렸고, 가장 풍성하고 생산적으로 살려고 한다"라며 "사랑하던 사람들에게 작별 인사를 하고, 더 많은 글을 쓰고, 여행하면서 인식과 통찰력의 새 지평에 도달하려고 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나는 사랑했고, 사랑을 받았다. 또한 많은 것을 받았고, 돌려주었다"라며 "생각하는 존재인 인간으로서 이처럼 아름다운 행성에서 살 기회가 주어진 것으로도 엄청난 축복과 모험이었다"라고 전했다.

뇌의 신비 탐험한 '의학계의 시인'

a  올리버 색스 박사의 타계를 보도하는 BBC 뉴스 갈무리.

올리버 색스 박사의 타계를 보도하는 BBC 뉴스 갈무리. ⓒ BBC


1933년 영국 런던의 유대인 의사 가정에서 태어난 색스는 옥스퍼드대를 졸업하고 1960년대 미국으로 이주해 신경과 전문의로 활동했다. 그는 연구에만 몰두하지 않고 자신이 만난 수많은 환자들의 이야기를 글로 풀어냈다.


인지 능력을 상실한 탓에 아내를 모자로 착각하고 집어 들려고 했던 환자, 천부적인 그림 재능을 갖고 있지만 자폐증을 앓고 있는 환자 등의 이야기를 묶어 써낸 <아내를 모자로 착각한 남자>는 세계적인 베스트셀러가 되어 한국 독자에게도 친숙하다.

기면증에 걸린 환자와 그를 치료하는 의사의 이야기를 다룬 작품 <소생>은 1990년 로버트 드니로와 로빈 윌리엄스 주연의 영화 <사랑의 기적>으로 제작되어 큰 흥행을 거뒀고, 아카데미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희귀병 환자의 감춰진 이야기를 아름다운 글로 전달하는 색스의 작품 덕분에 알츠하이머(치매), 투레트 증후군(틱 장애)이나 아스퍼거 증후군(발달 장애) 등의 질병이 일반 대중의 오해와 편견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의사로서 뇌 과학의 권위자이며, 작가로서 '의학계의 시인'으로 불리던 색스는 시한부 선고를 받고도 글쓰기를 멈추지 않았다. 소셜미디어에서는 색스의 삶과 글을 사랑했던 전 세계 사람들의 애도가 쏟아지고 있다.
#올리버 색스 #소생 #뇌 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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