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숲속작은책방 안쪽 모습.
남해의봄날
백창화님하고 김병록님이 시골에서 마을책방을 하시는 만큼, 서울이나 부산에 있는 '꼭 소개하지 않아도 잘 알려진 책터'보다는 시골이나 작은도시에서 씩씩하게 책삶을 짓는 이웃님들한테 조금 더 눈길을 쏟을 수 있었으면 이 책이 한결 야무졌으리라 생각합니다. 그러고 보니 서울 옆에 있는 인천이나 부천에 있는 다부지고 사랑스러운 책터 이야기도 이 책에는 빠졌습니다.
"바로 이것이 진주에 반디앤루니스가 아니라, 영풍문고가 아니라, 진주문고가 있어야 할 이유인 것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대다수 우리들은 지역의 이름을 잃어버렸다. 이름을 잃자 이야기도 잃었다. 이야기를 잃으면 삶은 껍데기만 남는다." - <작은 책방, 우리 책 쫌 팝니다!> 본문 172쪽 중에서경상남도 진주는 참 재미있는 고장이라고 생각합니다. 충청북도 청주와 전라북도 전주도 진주와 함께 아주 재미있는 고장이라고 생각합니다. 진주와 청주와 전주에는 그 고장에서 무척 오랫동안 터를 닦은 멋진 '새책방'이 있습니다. 그리고 진주와 청주와 전주에는 작은도시이지만 '헌책방'이 꽤 많습니다.
오랜 지역 책방이 새책방과 헌책방으로 여러 군데 함께 있는 세 고장(진주와 청주와 전주)은 작은도시 가운데 젊은이가 퍽 많은 고장이기도 합니다. 다시 말하자면 '책을 읽는 숨결'이 흐르는 고장에서는 젊은이가 그 고장에서 즐겁게 뿌리를 내린다고 할 수 있습니다.
꼭 '책방이 있어야 젊은이가 있다'고 할 수는 없어요. 그런데 '책방조차 없는 고장'에서는 지역을 살리거나 살찌우려고 하는 숨결이나 기운이 여리기 마련이라고 느껴요. 지역 책방은 '책을 만나는 곳'일 뿐 아니라, '책을 만나려고 하는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기도 하기 때문에, '지역을 가꾸거나 살리려고 하는 사람들 몸짓'이 새롭고 새삼스레 모여서 '작아도 알차'고 '작지만 씩씩'한 지역문화를 북돋우는 일을 크고작게 벌입니다.
"책이란 삶의 다른 말이다. 다른 이의 삶의 역사와 흔적 없이 오늘 우리들의 삶이란 없다." - <작은 책방, 우리 책 쫌 팝니다!> 본문 275∼276쪽 중에서<작은 책방, 우리 책 쫌 팝니다!>를 쓴 두 분은 괴산에서 '숲속작은책방'을 앞으로도 알차고 야무지게 가꾸시리라 생각합니다. 그리고 전국 곳곳에 있는 아름답고 사랑스러운 '책방이웃'하고 '책이웃'을 두루 만나시리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앞으로 <작은 책방, 우리 책 쫌 팝니다>의 다음 이야기도 쓰실 수 있기를 빌어요. 전국에 있는 작은 책방이 "책 쫌 파는" 이야기를 넘어서 "삶 쫌 짓는" 이야기와 "사랑 쫌 나누는" 이야기도 새록새록 길어올릴 수 있기를 빌어요.
"자연 속에서 책을 보자! 어쩌면 이 말은 그저 허울 좋은 구호처럼 느껴질 수도 있다. 우리도 상상하기 힘들었던 말이다. 그러나 시골 마을로 귀촌한 이후 우리가 발견한 최대의 수확은 바로 자연 속에서 책을 보는 경험이다."- <작은 책방, 우리 책 쫌 팝니다!> 본문 190쪽 중에서창문을 열고 가만히 들바람하고 숲바람을 마십니다. 수많은 풀벌레하고 멧새가 들려주는 노랫소리를 함께 듣습니다. 가을에는 가을 하늘을 올려다보고 봄에는 봄 하늘을 올려다보지요. 아이들하고 마당이나 고샅을 씩씩하게 달리기도 하면서 놀다가, 조용히 책을 들여다보다가, 자전거를 함께 타고 들길을 누비기도 합니다.
책은 종이책도 책이면서 삶도 삶책이라고 느끼기에 시골에서 아이들하고 여러 가지 책을 함께 누립니다. 자전거를 몰아 바닷가에 가면 '바다책'을 읽습니다. 자전거를 낑낑거리면서 고갯길을 달리면 골짜기에서 '골짝책'을 읽습니다. 마당에서 뛰놀면 '마당책'이고, 우리 집 무화과나무에서 열매를 톡톡 따서 먹으면 '나무책'입니다. 해바라기를 하면서 '해님책'이요 밤마다 쏟아지는 별을 올려다보면서, 별바라기를 하면서 '별님책'입니다.
오늘 하루도 전국 곳곳에서 기쁘게 아침을 열고 즐겁게 저녁을 마무리지으면서 마을 이야기를 갈무리하는 아름다운 '책방이웃'을 헤아려 봅니다. 책방이 마을을 살리는 삶을 헤아리고, 마을이 책방을 살리는 사랑을 헤아려 봅니다.
작은 책방, 우리 책 쫌 팝니다! - 동네서점의 유쾌한 반란
백창화.김병록 지음,
남해의봄날,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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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꽃(국어사전)을 새로 쓴다. <말꽃 짓는 책숲 '숲노래'>를 꾸린다. 《쉬운 말이 평화》《책숲마실》《이오덕 마음 읽기》《우리말 동시 사전》《겹말 꾸러미 사전》《마을에서 살려낸 우리말》《시골에서 도서관 하는 즐거움》《비슷한말 꾸러미 사전》《10대와 통하는 새롭게 살려낸 우리말》《숲에서 살려낸 우리말》《읽는 우리말 사전 1, 2, 3》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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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터 대신 책터... 기쁨 누리는 '책마실'로 마을 살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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