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노무현 비하' 안홍철, 왜 아직 정리 안 하나?"

[국감-기재위] 최경환 "사퇴 설득했지만 강제할 순 없어"

등록 2015.10.05 13:45수정 2015.10.05 14: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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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사퇴 압박에 불편한 안홍철 사장 안홍철 한국투자공사(KIC) 사장이 5일 오전 국회 기획재정위 종합국감에 출석해 야당 의원들의 사퇴 압박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다. 안 사장은 2012년 박근혜 대통령 대선캠프에서 활동할 당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를 비방하는 글을 여러차례 올려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사퇴 압박에 불편한 안홍철 사장 안홍철 한국투자공사(KIC) 사장이 5일 오전 국회 기획재정위 종합국감에 출석해 야당 의원들의 사퇴 압박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다. 안 사장은 2012년 박근혜 대통령 대선캠프에서 활동할 당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고 노무현 전 대통령과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를 비방하는 글을 여러차례 올려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 남소연


안홍철 한국투자공사(KIC)사장의 사퇴를 촉구하는 야당의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안 사장은 지난 18대 대선에서 고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 문재인 의원 등 야권 인사를 비난하는 내용의 SNS 글을 올려 논란이 됐다.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안 사장에게) 자진 사퇴하라고 설득했지만 강제할 순 없다"고 말하자, 야당은 "눈 가리고 아웅"이라며 거센 질타를 쏟아냈다.

5일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야당 의원들은 질의 시작 전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들에게 안 사장의 사퇴를 강하게 요구했다. 야당 의원들의 공세는 30분이 넘도록 이어졌다. 기재위는 지난해 4월부터 위원회 차원에서 안 사장의 자진 사퇴를 요구한 바 있다.

윤호중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지난해 7월 최 부총리의 인사청문회를 하면서 안 사장이 증인으로 출석한 뒤 1년 3개월 만에 두 분이 같은 자리에 섰다"면서 "지난 연말까지 부총리는 안 사장의 거취를 분명히 결정하겠다고 했는데, 다시 두 사람이 같이 위원회에 참석하는 일이 반복된 것에 대해 유감이다"라고 지적했다.

"야당에 대한 모독과 명예훼손 트윗으로 사장 임명"

a 곤혹스런 최경환 부총리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의 종합국감에 출석해 야당 의원들의 추궁에 곤혹스런 표정을 짓고 있다.

곤혹스런 최경환 부총리 최경환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5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의 종합국감에 출석해 야당 의원들의 추궁에 곤혹스런 표정을 짓고 있다. ⓒ 남소연


이에 최 부총리는 "여러 차례 안 사장에게 국회 의사를 전하면서 결심을 해달라고 요청했지만, 본인이 결정을 아직 못 내리고 있다"고 답했다. 그는 "저로서는 그간 나름대로 최선을 다했지만, 투자공사법에 따르면 기관장의 독립성이 보장되어야 한다"면서 "주무기관장으로서 경영상 이유 외에 해임권을 행사할 수 없는 법령상 한계가 있다"고 해명했다. 즉, 안 사장이 스스로 물러나지 않는 이상 최 부총리는 안 사장을 해임할 수 없다는 것이다.

같은 당 김관영 의원은 "임명제청권자인 최 부총리는 국회에서 여러 번 약속했기 때문에 최종임명권자인 대통령에게 상의하고 면직에 대한 충분한 의견 교환을 했어야 마땅하다"면서 "지난 금요일 국감에서 안 사장은 사임할 의사가 없다는 분명한 의지를 밝혔기 때문에 최 부총리의 결단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 김현미 의원은 "최 부총리는 인사청문회 때 분명 안 사장에 대해 정리하겠다고 말해놓고 지금 와서 먹튀를 하려고 한다"며 강하게 비난했다. 김 의원은 "투자공사법이 그러하면 그때는 해결하겠다는 말은 왜 했느냐"면서 "(안 사장과 같이) 자격 없는 사람이 수억 연봉을 받고 수조를 주무르게 해서는 안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같은 당 박범계 의원은 "안 사장의 임명 자체가 문제가 있었다"라면서 "안 사장은 지난 대선 때 야당에 대한 모독과 명예훼손을 하는 트윗으로 평가받아 사장으로 임명됐다는 자승자박의 논리"라고 꼬집었다.


이어 "최 부총리가 안 사장에게 물러나란 뜻을 전한 것은 진정성이 없다"면서 "진정으로 안 사장이 물러나는 게 옳다고 생각되면 법에 따라 대통령께 요청하고 절차를 밟으면 되지만 그렇게 하지 않고 친구 사이 농담 주고받듯이 물러나라고 얘기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문재인, 안철수 비방 트윗 9700여 건, 국부 펀드 제대로 운용할 지 걱정"

같은 당 김영록 의원도 "안 사장은 문재인, 안철수 의원뿐 아니라 고 노무현 대통령 등에 대해 9700여 건의 악성 댓글을 달고 그 자리에 올랐다"면서 "출세지향적 사고 가진 사람이 과연 정상적으로 국부펀드를 운용할 수 있을까 걱정된다"고 몰아붙였다.

김 의원은 "최 부총리가 대통령에게 안 사장 해임 건을 정식 또는 구두로 보고했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다"면서 "결국 '눈 가리고 아웅'하려는 생각"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최 부총리는 "건성건성 진정성 없게 노력한 것은 아니다"라면서 "경영상의 이유로 해임하는 것 빼고는 안 사장을 해임할 수 있는 절차가 없다"고 해명했다. 그는 "감사원 감사가 진행 중이니 앞으로 원만히 해결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안 사장은 지난 2012년 1월부터 직접 작성한 야권 관련 비방 트윗 수가 총 9740여 건에 달하는 것으로 밝혀지면서 논란을 일으켰다. '종북 하수인', '빨북', '선동꾼' 등 원색적인 표현과 함께 40여 건에 달하는 허위사실 적시가 드러나기도 했다.

당시 안 사장은 "노무현은 많은 종북주의자들을 사면복권시켜", "노무현 정권은 종북 하수인", "나라 팔아먹은 이완용보다 더 나쁜 사람이 노무현, 문재인과 그 일당들이요" 등의 글을 직접 작성하거나 리트윗했다.

또한, 안 사장이 KIC 이사 시절인 지난 2006년부터 최 부총리에게 총 2100여만 원의 후원금을 낸 것으로 알려져 두 사람이 부적절한 관계라는 의혹도 제기됐었다. 이에 대해 최 부총리는 "대학 시절 만난 선배"라며 "평생 알고 지내던 지인으로 후배 잘하라고 후원한 것일 뿐"이라고 해명한 바 있다.
#안홍철 #한국투자공사 #최경환 #경제부총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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