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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KCC, 외곽 없이는 기술자도 없다!

[프로농구] 불안한 밸런스, 해법은 외곽

15.10.16 09:27최종업데이트15.10.16 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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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농구 전주 KCC가 '널뛰기 경기력'에 울고 있다. 연패와 연승을 반복하며 종잡을 수 없는 초반 운행을 진행 중이다. 개막 후 4경기에서 2연패 포함 1승 3패로 부진하며 당초 하위권 전력에 맞는 행보를 보이더니 이후 5연승으로 가파른 상승세를 탔다. 하지만 언제 그랬냐는 듯 또다시 2연패에 빠지며 롤러코스터 성적을 기록 중이다. 팬들 사이에서 "어떤 것이 진짜 KCC의 모습이냐?"는 말이 쏟아져 나오는 것도 일견 이해가 간다.

시즌전 KCC는 전력 예상에서 전태풍(35·178cm), 안드레 에밋(33·191cm), 리카르도 포웰(32·196.2cm), 김태술(31·180cm)로 구성된 '4인 기술자'의 원활한 융화를 키포인트로 꼽았다. 하나같이 뛰어난 테크닉을 가지고 있지만 자신이 오래 공을 소유하고 있을 때 경기력이 살아나는 스타일들인지라 팀플레이적인 측면에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았다.

때문에 추승균 감독 역시 비시즌간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는 데 골머리를 앓았다는 후문이다. '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다'는 말처럼 아무리 뛰어난 선수가 많아도 그들이 적절한 조화를 이룰 때 시너지 효과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조화의 해법은 외곽슛! 

에밋의 뛰어난 돌파력도 외곽이 함께해줄때 비로소 제대로된 위력을 보일수 있다. ⓒ 전주 KCC


다행히(?) 4인은 서로가 양보하는 농구를 통해 최대한 조직적인 농구를 살리려 노력하고 있다. 정통 포인트가드인 김태술은 어쩔 수 없다 치더라도 공격형 가드인 전태풍은 투가드 시스템으로 진행이 될 때 슈팅가드 역할을 수행해주고 있으며 득점머신 에밋 또한 돌파 후 킥아웃 패스를 자주 시도하는 등 혼자 하는 농구를 최대한 자제하는 모습이다. 시즌 초이기는 하지만 포웰은 아예 '포인트 포워드'로 나서며 팀플레이의 선봉장 구실을 하고 있다.

하지만 노력이 항상 결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다. 아쉽게도 이들 4인의 노력은 예상보다 시너지 효과가 적다.

농구는 단체 스포츠다. 테크니션 뿐 아니라 빅맨도 있어야 하고 궂은일을 하는 살림꾼도 필요하다. 강팀들에 비하면 모자라지만 KCC 역시 구색은 잘 갖춰져 있다. 이들 4인의 기술자와 함께 호흡을 맞출 토종 빅맨 하승진(30·221cm)이 골밑에 버티고 있으며 올 시즌 들어 마당쇠 콤비로 거듭난 김태홍(27·193cm), 정희재(24·195cm)가 궂은일을 맡아주고 있는 모습이다. 신명호(32·183cm) 또한 언제나 그랬듯 리그 최고의 수비형 가드로서 존재감을 발휘한다.

시즌 전 울산 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KCC를 강력한 다크호스로 꼽았다. 농구를 알고한다는 4인이 버티고 있는지라 이들의 호흡만 맞으면 큰 경기에서 위력을 발휘할 것이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전태풍, 에밋이 돌파로 상대 수비진을 흔들어주고 포웰이 뒤를 받쳐주는 KCC의 화력은 나쁘지 않다.

하지만 앞서 언급한대로 KCC의 화력은 기복이 심하다. 잘될 때는 상대팀을 무섭게 폭격하지만 풀리지 않을 때는 팀 전체가 정체되어 한골 넣기도 힘들다. 강팀일수록 안정된 공격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점에 비춰봤을 때 현재의 KCC는 불안하기만 하다.

가장 큰 문제는 외곽이다. 스크린 플레이에 능한 빅맨용병을 뽑지 않은 것은 KCC의 선택이었다해도 외곽이 터지지 않으면 골밑이 빡빡해지고 상대 수비를 모이게 할 수 있어 승부처에서 약점으로 작용한다. 전태풍, 에밋, 포웰이 돌파로 상대 수비를 뒤흔들고 하승진이 골밑에서 자리를 잡고 있을 때 외곽에서 적절한 지원사격이 있어야만 전체적인 공격템포가 자연스럽게 돌아간다.

아쉽게도 현재의 KCC는 안정된 외곽옵션이 부족하다. 기술자 4인중 3점슛이 좋다고 할 수 있는 선수는 전태풍 한 명뿐이다. 에밋, 포웰은 빅맨용병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슈팅능력이 떨어진다. 외곽슛을 쏠 수 있다뿐이지 상대에게 위협이 될만한 적중률은 아니다. 이럴 경우 포인트가드 김태술이 역할을 해줘야 하지만 KCC에서의 그는 신명호, 하승진과 함께 슈팅능력이 가장 떨어지는 선수로 전락한 지 오래다.

때문에 상대팀에서는 KCC가 공격을 시전하면 예측 수비의 폭을 넓힐 수 있다. 김태술, 신명호는 아예 버려두고 다른 선수에게 도움수비를 가버리는지라 포웰, 에밋 등 돌파에 능한 선수들마저 자신의 특기를 발휘하기 어려워진다. 하승진 역시 포스트에서 아주 가깝게 있지만 않으면 아무런 위협이 되지 못한다. 결국 외곽슛 공백은 다른 옵션인 돌파와 포스트플레이까지 막아버린다고 할 수 있다.

여기에는 전문슈터 김지후(24·187cm)를 비롯해 3점슛에 능한 정민수(27·192㎝), 김민구(24·191cm) 등의 공백이 크다. 교통사고 후유증과 사회봉사활동으로 코트에 나서기 어려운 김민구는 그렇다치더라도 부상 후 회복중인 김지후-정민수가 돌아오지 않는다면 문제는 더 오래 지속될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물론 김효범(32·195cm)이라는 슈터가 남아있기는 하지만 전성기가 지난 그는 슛감에 기복이 심하다. 한두 경기 잘 터지다가 다시 부진하기 일쑤다. 김지후가 있었다면 당일 슛감에 따라 선수 기용폭을 늘릴 수 있었다는 점에서 아쉬운 부분이다. 김태홍-정희재는 3점슛을 쏠 수 있다뿐이지 정교함과는 거리가 멀다.

팀 내에서 가장 공격력이 좋은 선수는 에밋이다. 에밋은 승부처에서 돌파를 시전하면서 자신에게 수비가 2명이상 붙으면 외곽의 빈공간으로 패스를 잘 내어준다. 이럴 경우 동료들은 받아먹기만 하면 되는데 이게 안 되는 실정이다. 결국 실패가 반복되면 에밋 혼자 무리한 돌파를 고집하기 일쑤고 상대 수비벽에 가로막혀 실책도 자주 일어난다.

전태풍 또한 자신이 슛에 집중하다보면 팀 리딩이나 전체를 보는 시야에서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다. 부진한 하승진 역시 외곽에서 슛이 터져서 활동공간을 넓혀주다보면 지금보다는 나을 것이 분명하다. 결국 부족한 옵션이 잘되는 옵션까지 잡아먹는 형국이다. 기술자 농구를 살리기 위해서라도 외곽 부활 및 강화가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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