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여행에서 당황했던 사소한 것들

등록 2015.11.27 14:45수정 2015.11.27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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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일본 공항역 일본 공항을 빠져나오기 위해 지나가야하는 곳

일본 공항역 일본 공항을 빠져나오기 위해 지나가야하는 곳 ⓒ 장여주


첫 해외여행이었다. 지난 8월 1년 동안 알뜰살뜰 일하여 번 돈을 모아 오사카로 떠났다. 오사카 공항에 도착하여 수속을 마치고 숙소를 찾아 가기 전 화장실에 들렀다. 그리고 당황했다. 휴지통이 없었다. 한국에서 대부분의 여자 화장실에 들어가면 흔히 볼 수 있는 문구가 있다. 바로 '휴지는 휴지통에'이다.

그런데 일본은 아니었다. 일본 대부분의 화장실은 휴지통이 따로 없었다. 거기다 변기레버를 찾을 수가 없어 더 당황했었다. 변기에 붙어있어야 하는 레버가 아무리 찾아도 눈에 보이지 않았다. 벽에는 일본어로 여러 가지 글이 쓰여 있었지만, 일본어를 제대로 할 줄 모르는 나는 잘못 눌러서 sos를 누를까봐 한참을 멍 하게 앉아 있었다. 그러다 혹시 하고 벽에 튀어 나와 있는 곳에 손을 대었더니 물이 내려 갔다. 그 외에도 나는 여러 관광지에서 변기 물을 내리기 위해 한참을 헤매야만 했다.


일본은 한국과 비슷한 모습이 많을 거라 생각했는데, 화장실부터 다르다니 충격 그 자체였었다. 그래도 일본의 화장실들이 좋았던 건, 관리가 정말 잘 되어 있다는 것이다. 많은 유동인구와 더불어, 깊숙한 곳에 있어 더러울 것 같았던 관광지들의 공중 화장실도 잘 정돈되어 사용하는데 부담이 전혀 없었다. 일본이 깨끗하다는 말은 익히 들어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까지 깨끗한 줄은 몰랐다.

일본 곳곳을 돌아다니면서 가장 많이 이용했던 것은 지하철이었다. 일본은 어디를 가든 가장 편한 수단이 지하철이다. 안 가는 곳이 없고, 배차 간격도 짧아 한 대를 놓쳐도 곧 바로 다음 것을 탈 수 있었다.

a 일본의 여성전용칸 내부  모습 사진 속 핑크색으로 되어 있는 곳의 일본어가 여성전용칸임을 나타내준다.

일본의 여성전용칸 내부 모습 사진 속 핑크색으로 되어 있는 곳의 일본어가 여성전용칸임을 나타내준다. ⓒ 장여주


그러나 한 가지, 지하철을 찾아 가는 길이 매우 복잡하고 어려웠다. 역은 너무 넓었고, 출구도 매우 중요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안내소를 쉽게 찾을 수 있으며, 역무원들과 직원들은 매우 친절하게 길을 설명해준다는 것이다. 더불어 역무원들이 지하철이 들어오는 것과 출발하는 것을 관리해주기 때문에, 지하철을 타러 가서도 헤매지 않고 내가 타야 하는 지하철을 탈 수 있었다.

그리고 일본어로 써 있는 역명 아래 영어와 한국어도 많아 일본어를 모르는 사람도 쉽게 길을 알아 볼 수 있었다. 일본 지하철의 특이한 점 중 하나는 바로 여성 전용칸이 있다는 것이다. 이 여성 전용칸은 평소에는 남성도 탈 수 있지만, 출퇴근 시간을 비롯해 특정 시간대에는 여성만 탈 수 있다. 그리고 사실 평소에도 이 칸에 타 있는 남성을 보기는 드물다. 여성 전용칸에 타 있는 남자는 어린 아이들이거나, 잠시 지나가는 사람이거나, 일본어를 모르는 관광객이다.

일본에서 이동할 때 필요한 교통수단 중 또 하나는 버스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버스에 익숙한 사람들에게 일본 버스는 참으로 어색할 수밖에 없다. 일본의 버스는 참으로 아담한 느낌이 난다. 그리고 우리나라와 달리 일본 버스는 뒷문으로 승객을 태우고, 내릴 때 앞문으로 내리는데 탈 때가 아니라 내릴 때 돈을 낸다. 그리고 내리기 위해 미리 서 있거나 앞으로 나갈 필요가 없다.


기사님이 승객이 다 내리고 타는 것을 기다리기 때문이다. 대신 속도가 매우 느리다. 분명히 두 정거장 전에 서 있다고 하는데 버스가 오기까지는 한참 걸리기 때문에 성질 급한 나는 정말 답답했다. 그리고 왜 사람들이 버스보다 지하철을 타는지 알 것 같았다. 그리고 버스들의 내부 모습이 조금씩 다르긴 했지만, 층이 나눠 있고, 일층에는 의자들이 지하철처럼 옆으로 놓여 있는 것을 볼 수 있었다.

a 일본 거리와 버스 일본의 거리와 멀리 보이는 일본의 버스

일본 거리와 버스 일본의 거리와 멀리 보이는 일본의 버스 ⓒ 장여주


마지막으로 일본은 담배에 관대한 나라라는 것을 여실히 느낄 수 있었다. 식당에서 금연석 흡연석의 구분이 따로 없고, 애초에 금연이라는 문구가 적힌 곳이 없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식당에서 그냥 흡연하는 사람들이 많은 곳도 있었다. 특히 역 안에 있는 식당에서는 담배 냄새와 함께 밥을 먹어야만 했다.


옛날에는 버스 맨 뒷자리가 아예 흡연하는 사람들을 위한 자리여서, 버스 흡연도 문제가 없었다고 한다. 우리나라였으면 이미 sns에서 논란이 되었을 것이다. 일본은 담배에 관대하기 때문에 길거리에서 흡연하는 사람들도 심심찮게 볼 수 있지만 길거리에서 담배 꽁초를 발견하는 일은 매우 드물었다. 여러모로 우리나라와 소소하게 다른 일본이었다.

a 일본 거리 깨끗한 일본 거리

일본 거리 깨끗한 일본 거리 ⓒ 장여주


#일본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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