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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인있어요>의 반전, 도해강의 진짜 복수가 시작됐다

[드라마리뷰] 지난 4년 잊고 기억 되찾은 도해강...원죄는 어떻게 풀어갈까

15.12.13 09:37최종업데이트15.12.13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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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2일 방송된 SBS <애인있어요> 중 ⓒ SBS


지난 6일 방영된 SBS <애인있어요> 28회의 마지막 장면에서 은솔이를 죽인 범인은 출소한 후 도해강(김현주 분)을 찾아와 오히려 그를 몰아붙이다 쓰러지게 했다. 그리고 잠시 뒤 정신을 차린 도해강의 뇌리에 그녀가 독고용기로 살던 지난 4년간 잊었던 기억, 바로 그녀의 '핵심 기억'인 최진언(지진희 분)과의 이별 과정이 주마등처럼 떠올랐다.

12일 방영된 29회에서 되풀이된 그 장면을 통해 <애인있어요>는 아이러니하게도 도해강이 사고를 당하기 전, 바로 그 시간으로 돌아갔다는 것을 알렸다. 즉 그녀는 도해강으로서의 기억을 되살린 대신, 독고용기로 살아왔던 지난 4년의 기억을 지웠다.

파렴치범 최진언 향한 도해강의 속 시원한 복수 

50부작 <애인있어요>의 초반 가장 큰 부담은 남자 주인공인 최진언의 불륜이었다. 불륜도 불륜이지만, 비록 아이가 죽었다지만 오랜 시간 함께 살아왔던 아내가 아이의 죽음에 태연하다는 이유만으로 온갖 모진 말을 퍼붓고 자신의 아버지 앞에서 "이 여자만 치워준다면 어떤 것이라도 하겠다"는 폭언도 서슴지 않았다. 그래서 그가 4년이 흘렀음에도 여전히 도해강을 잊지 못하고, 도해강과 다시 사랑하기 위해 순애보를 펼침에도 시청자는 그에게 선뜻 마음을 열지 못했다. 

<애인있어요>의 배유미 작가는 극 초반 최진언이 도해강에게 그토록 모진 말을 하게 했는지를 설명한다. 독고용기로 살아왔던 지난 4년을 잊고, 4년 전 최진언에게 갖은 수모를 당한 채 시집에서 쫓겨나다시피 한 기억으로 돌아간 현재의 도해강은 최진언에게 예전의 그가 그녀에게 그랬듯이 치를 떤다. 극 초반 최진언이 도해강에게 퍼부었던 혐오의 대사들은 29회를 통해 통쾌하게 최진언에게 돌아간다.

도해강은 결혼 생활 동안 듣지 못했던 "사랑해요"라는 말까지 하던 최진언에게 4년 전 최진언이 그랬듯이 당신에게 질렸으며, 당신을 보면 가슴이 떨리는 대신 소름이 끼친다며 내 앞에서 당신을 치워달라고 퍼붓는다. 독고용기가 되어도 여전히 최진언을 보고 가슴이 떨리던 그녀는 그 기억을 지운 채 도해강의 묵은 분노를 맘껏 표출한다.

원죄의 주인공으로 돌아온 도해강

물론 도해강으로 돌아온 그녀로 인한 아픔도 있다. 도해강에서 독고용기로 살다가, 다시 도해강이 된 그녀에게는 지난 4년이 떠오르지 않을 만큼 찬바람이 씽씽 분다. 이에 순애보를 접지 못해 애태우던 백석(이규한 분)은 세상이 무너지는 듯 주저앉아 버린다.

그러나 예상치 못한 반전에 긴장감은 더욱 팽팽해졌다. 도해강으로 살아온 지난날의 속죄에 매진하려 했던 독고용기였던 도해강은 이제 다시 피도 눈물도 없는 도해강이 되었다. 그녀의 복귀에 천년제약 민태석(공형진 분), 최진리(백지원 분)와 최진언 바라기인 설리(박한별 분)의 셈은 저마다 복잡해졌다. 

<애인있어요>의 묘미는 쉽게 그 누구의 편도 들 수 없는 반전의 연속에 있다. 극 초반 불륜 파렴치범이었던 최진언은 4년 후 도해강 바라기로 변모했다. 피도 눈물도 없던 '천년제약의 개' 도해강은 사고 후 의협심 강한 독고용기 변호사 사무실의 사무장이 되었다. 그리고 이제 그녀는 다시 그 기억을 지운 채 도해강으로 돌아가고자 한다. 마치 "서는 곳이 바뀌면 사람이 바뀐다"는 <송곳> 속 구고신의 대사처럼 <애인있어요>는 요동치는 운명 속에서 자신의 업보에 허우적거리는 남녀 주인공을 담아낸다.

이제 최진언의 순애보 앞에 쉽게 마음을 열었던 도해강은 4년 전 미처 하지 못했던 복수의 말을 내뱉는다. 아니 그보다 더 잔인한 복수는 최진언의 사랑을 잊는 것이었다. 뿐만 아니라 독고용기였던 도해강이 제아무리 자신의 지난 기억이라 해도 도해강의 원죄에 대해 제3자적 입장을 취했다면, 이제 도해강은 그 원죄의 주인이 되었다. 과연 사랑도, 그들이 저지른 지난 시간의 원죄도 어떻게 풀어갈지 도무지 예측이 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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