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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 남동생' 벗고자 하는 유승호의 영리한 선택

[주장] <리멤버>에서 다시 고등학생 역할을 하다

15.12.18 11:54최종업데이트15.12.18 1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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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멤버>속 서진우 역할을 맡은 유승호 ⓒ sbs


군대를 다녀오고 23살이 되었지만 <리멤버-아들의 전쟁>(이하 <리멤버>) 속 유승호는 여전히 교복을 입고 고등학생 역할을 소화할 수 있을 만큼 앳된 얼굴이다. 아역부터 시작해 당당하게 주인공 역할을 할 수 있을만큼 성장한 배우지만, 여전히 그의 이미지는 '남동생'이라는 굴레를 완전히 벗어버리지 못했다. 성인이 된 후 <보고싶다> 등 멜로에도 출연을 했는데도 말이다.

그런 그에게 이미지 변신에 대한 갈망이 있을 터다. 배우로서 피하지 않고 일찍 군대를 다녀오고 당당하게 인정받으려 노력하는 모습은 대중이 그에게 호감을 갖게 했지만, 그를 대견하고 기특하게 보는 시선 자체에 '어린나이에도 불구하고'라는 전제가 따라붙기 때문이다.

그런데 놀랍게도 유승호는 초반 4회까지 고등학생을 연기해야 하는 <리멤버>에 출연했다. 그런 선택에 있어서 '아역 이미지를 벗어야 한다'는 조바심은 전혀 느껴지지 않는다. 오히려 유승호는 아직도 고등학생 역할을 소화할 만큼 어려보이는 얼굴을 이용하는 선택을 했다. 이런 그의 선택이 오히려 아직 청소년에서 성인 배우로 가는 과도기에 있는 그에게 딱 맞는 선택이 되고 있다.

<리멤버>에서 유승호는 아버지의 억울한 누명을 풀기위해 고군분투하는 서진우 역할을 맡았다. 누명을 쓰고 사형 선고를 받은 아버지를 위해 거대 권력과 맞서 싸우는 서진우의 감정을 설득력 있게 표현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러나 유승호는 우려가 기우일 뿐이라는 것을 증명해내며 감정의 롤러코스터를 타야하는 서진우 역할을 섬세하게 표현해낸다. 주인공임에도 불구하고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무기력한 고등학생은 초반 박성웅이 맡은 박동호의 활약에 비해 오히려 눈에 띄지 않는다. 그러나 그가 무기력하면 할수록, 그의 처지는 점차 억울하게 변해가고 그는 그 분노와 절망을 실감나게 표현해 낸다.

4회에서는 비로소 4년이라는 시간이 흐르고 그가 고등학생의 교복을 벗고 변호사가 되어 나타난다. 변호사라는 역할을 맡기에 유승호는 아직 어리게만 보인다. 그러나 고등학생이었던 그의 과거가 있기에 그가 변호사가 되는 과정은 설득력을 얻을 수 있었다. 마치 유승호가 아역 이미지를 탈피하고 성인 연기자로 거듭난다는 메타포처럼 느껴지는 것이다. 거대 권력에 맞서 싸워나가는 캐릭터에 시청자들이 공감을 하지 않기란 힘들다. 유승호는 현명하게 자신의 이미지를 이용해 자신의 이미지를 변화시켰다. 고등학생부터 자신의 현재 나이까지 스펙트럼을 넓히며 자신의 성장을 보여준 것이다.

<리멤버>에는 유승호만이 주인공이 아니다. 이야기에 힘을 실어주는 박성웅이 아주 중요한 포인트로 주인공보다 훨씬 큰 존재감을 자랑한다. 초반 4회에서 유승호는 박성웅이 연기한 캐릭터 뒤를 따라다녔다. 그러나 이제부터 박성웅 캐릭터에 밀리지 않는 존재감을 발휘할 시점이 왔다. 유승호가 대등한 연기를 펼칠 수 있다면, 유승호의 연기력에 대한 신뢰감은 급격히 증가할 수밖에 없다.

벌써 <리멤버>는 동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하며 12%를 넘겼다. 지금의 분위기를 밀고 나갈 수 있다면 앞으로 더 큰 반응도 기대할 수 있다. 유승호는 제대 후 첫 히트작을 가지게 되는 것이다. 그 히트작 속에서 유승호의 존재감을 뚜렷하게 각인시킬 수 있다면 유승호는 더 이상 '국민 남동생'의 틀에 갇힌 배우가 아니게 될 것이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기자의 개인 블로그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유승호 리멤버 박성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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