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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성용의 크리스마스 선물, 스완지 시티 강등권 탈출

[2015-2016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18R] 기성용 시즌 첫 골, 1-0으로 승리

15.12.27 14:14최종업데이트15.12.27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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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 첫 골이라서 그런지 그 어느 순간보다 짜릿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정신과 자세가 돋보인 순간이었다. 기성용 덕분에 팀은 늪에서 빠져나올 수 있었다. 이것은 자신에게도 소중한 크리스마스 선물이지만, 그를 믿고 기다린 팬들에게 더 큰 선물이다.

알란 커티스 감독 대행이 이끌고 있는 스완지 시티가 한국 시각으로 27일 0시 영국 웨일즈에 있는 리버티 스타디움에서 벌어진 2015-2016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18라운드 웨스트 브로미치 알비온과의 홈 경기에서 기성용의 결승골 덕분에 1-0으로 이기고, 16위까지 순위를 끌어올렸다. 덕분에 팀은 강등권에서 일단 벗어났다.

8경기 만에 승리 감격

▲ 기성용, 프리미어리그 개막전 선제골 지난 2014년 8월 16일, 스완지 시티의 기성용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의 EPL 개막전에서 선제골을 넣은 후 동료들에게 축하를 받고 있다. ⓒ 연합뉴스/EPA


개리 멍크 감독을 경질한 스완지 시티는 이날 2만789명의 홈팬들 앞에 섰다. 무엇보다도 승리가 절실한 시점이었다. 지난 10월 24일 아스톤 빌라와의 원정 경기에서 2-1로 승리한 이후 일곱 경기를 치르는 동안 2무 5패(3득점 12실점)로 승리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이 경기 상대 팀은 스완지 시티보다 순위가 다섯 계단 위인 웨스트 브로미치 알비온이었다. 하지만 충분히 승리를 노릴 만한 상대였다. 커티스 감독 대행은 수비형 미드필더로 뛰고 있는 기성용에게 매우 공격적인 움직임을 주문할 정도로 승리에 대한 집념을 보였다.

경기 시작 후 9분만에 그 뜻이 통했다. 오른쪽 풀백 앙헬 랑헬이 공격에 가담하여 오른발 끝으로 찬 공이 웨스트 브로미치 골키퍼 마이힐의 선방에 막혔을 때, 미드필더 기성용이 포기하지 않고 달려들었다. 오른쪽 기둥에 맞고 튄 공을 골키퍼가 완전히 캐치하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이 순간을 감지한 기성용은 마이힐 위로 몸을 내던지며 오른발 끝으로 공을 밀어넣었다.

실점한 웨스트 브로미치 알비온 입장에서는 골키퍼 마이힐에게 기성용이 다소 거칠게 달려들어 억울할 수도 있는 장면이었지만 완전히 공을 소유한 것이 아니기 때문에 항의하지는 못했다. 지난 시즌 끝무렵 스토크 시티를 상대로 2-0 승리(2015년 5월 2일)를 거둘 때 종료 직전 쐐기골을 터뜨렸던 기성용이 7개월 24일만에 프리미어리그에서 득점한 순간이었다.

이로써 스완지 시티는 강등권 탈출 경쟁을 벌이고 있는 하위권 팀들(13~20위) 중에서 이번 라운드 유일한 승리 팀으로 우뚝 섰다. 덕분에 강등권 18위에서 두 계단을 올라서서 16위(18점, 4승 6무 8패, 16득점 24실점)로 2015년 마지막 일요일을 쉴 수 있게 되었다. 15위 첼시 FC(19점, 5승 4무 9패, 23득점 29실점)를 따라잡는 일도 시간 문제다.

스완지 시티는 이제 오는 28일(월) 밤 12시에 크리스탈 팰리스와의 원정 경기를 위해 셀허스트 파크로 들어간다. 기성용과 이청용의 맞대결은 아쉽게도 이루어질 수 없다. 며칠 전 첫 딸을 낳은 이청용이 짧은 휴가를 얻어 귀국했기 때문이다.

맨유 완패, 판 할 감독 경질 위기

이보다 앞서 26일 오후 9시 45분 브리태니아 스타디움에서 열린 스토크 시티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맞대결은 2-0 홈팀 스토크 시티의 승리로 끝났다. 최근 경질설에 시달리던 맨유의 루이스 판 할 감독이 정말로 흔들리게 된 셈이다.

경기 시작 후 19분 만에 스토크 시티의 선취 결승골이 터졌다. 그 과정에서 맨유 멤피스 데파이의 안타까운 실수가 눈에 띄었기 때문에 더 안쓰러웠다. 데파이의 헤더 백 패스가 어이없게 멀리 굴러가지 못하고 스토크 시티 글렌 존슨에게 밀어준 꼴이 된 것이다. 보얀 키르키치는 글렌 존슨의 패스를 받아 골키퍼 데 헤아가 비운 골문 안으로 공을 정확히 차 넣었다.

그리고 7분도 지나지 않아서 스토크 시티의 추가골이 터졌다. 맨유 페널티지역 바로 밖에서 얻은 직접 프리킥이 맨유 수비벽에 맞고 나온 것을 마르코 아르나우토비치가 잡아서 21미터 오른발 중거리슛으로 꽂아넣은 것이다. 골키퍼 다비드 데 헤아가 오른쪽으로 날아올랐지만 골문 왼쪽 톱 코너 방향으로 휘어날아온 공은 도저히 막아낼 수 없는 슈퍼 골이었다.

이대로 무너질 수 없었던 맨유는 85분에 골잡이 마샬이 날카로운 오른발 슛으로 만회골을 노렸지만 스토크 시티 잭 버틀런드가 오른쪽으로 몸을 날려 기막히게 쳐냈다. 추가 시간에도 후안 마타의 오른쪽 대각선 슛이 골문 구석으로 날아들었지만 버틀런드가 또 하나의 슈퍼 세이브로 맨유 선수들과 벤치를 절망에 빠트렸다.

이로써 맨유는 크리스탈 팰리스에게 5위 자리까지 빼앗기며 한 계단 더 내려앉았다. 7위로 프리미어리그 순위를 마감하며 유럽 클럽 대항전(챔피언스리그, 유로파리그) 진출권을 모두 놓친 2013-2014 시즌의 악몽이 다시 떠오르는 순간이었다.

한숨이 더 깊어진 루이스 판 할 감독은 이제 더 아찔한 궁지에 몰렸다고 할 수 있다. 오는 29일 오전 2시 30분(한국 시각)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리는 첼시 FC와의 맞수 대결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챔피언스리그 일정을 포함하여 최근 4경기 연속 패배(4득점 9실점)를 기록한 판 할 감독에게 쏟아지는 홈팬들의 야유 소리가 벌써 들리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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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붙이는 글 ※ 2015-2016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18라운드 결과

★ 스완지 시티 1-0 웨스트 브로미치 알비온 [득점 : 기성용(9분)]

★ 스토크 시티 2-0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FC

◇ 2015-2016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 18라운드 순위표
1 레스터 시티 38점 11승 5무 2패 37득점 25실점 +12
2 아스널 36점 11승 3무 4패 31득점 18실점 +13
3 맨체스터 시티 35점 11승 2무 5패 37득점 20실점 +17
4 토트넘 홋스퍼 32점 8승 8무 2패 31득점 14실점 +17
5 크리스탈 팰리스 30점 9승 3무 6패 23득점 16실점 +7
6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29점 8승 5무 5패 22득점 16실점 +6
7 왓포드 29점 8승 5무 5패 23득점 18실점 +5
8 리버풀 27점 7승 6무 5패 21득점 22실점 -1
9 에버턴 26점 6승 8무 4패 32득점 24실점 +8
10 웨스트햄 유나이티드 26점 6승 8무 4패 26득점 22실점 +4
11 스토크 시티 26점 7승 5무 6패 16득점 16실점 0
12 사우스햄튼 24점 6승 6무 6패 25득점 21실점 +4
13 웨스트 브로미치 알비온 20점 5승 5무 8패 17득점 24실점 -7
14 AFC 본머스 20점 5승 5무 8패 22득점 32실점 -10
15 첼시 FC 19점 5승 4무 9패 23득점 29실점 -6
16 스완지 시티 18점 4승 6무 8패 16득점 24실점 -8
17 노리치 시티 17점 4승 5무 9패 20득점 32실점 -12
18 뉴캐슬 유나이티드 17점 4승 5무 9패 19득점 33실점 -14
19 선덜랜드 12점 3승 3무 12패 19득점 37실점 -18
20 아스톤 빌라 8점 1승 5무 12패 15득점 32실점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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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대인고등학교에서 교사로 일합니다. 축구 이야기, 교육 현장의 이야기를 여러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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