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도형 인천시의원의 총선 출마를 바라보는 두 시각

신학용 의원 기득권 지키기 vs. 풀뿌리 일꾼의 중앙 진출 필요

등록 2015.12.28 17:28수정 2015.12.28 1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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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의 대표적 야당 강세 선거구인 '계양 갑'에서 맹주를 자처했던 신학용 새정치민주연합 국회의원이 지난 22일 1심 재판에서 징역 2년 6개월에 벌금 3100만 원, 추징금 2억1300여만 원을 선고 받았다. 내년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뒤였다.

서울중앙지법 형사 22부(재판장 장준현)는 서울종합실용예술학교(아래 서종예)에 뇌물을 받고 유리한 입법을 해준 혐의 등으로 신학용 의원에 위와 같이 선고했다. 함께 기소된 신계륜 새정치민주연합 국회의원에겐 징역 2년에 벌금 2500만 원, 추징금 2500만 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두 사람이 무죄를 다투고 있어 방어권 보장이 필요하다"며 법정 구속은 하지 않았고, 두 의원은 항소했다.

신학용 의원은 서종예 이사장으로부터 뇌물 1500만 원, 한국유치원총연합회로부터 출판기념회 기부금 명목의 뇌물 3360만 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보좌관 월급을 되돌려 받아 2억여 원의 불법정치자금을 수수한 혐의도 받았다.

'최측근' 총선 출마 선언, 신학용의 기득권 행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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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형 인천광역시의원. <시사인천 자료사진> ⓒ 한만송

신학용 의원은 1심 선고를 앞두고 지난 10일 20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정치인들이 보통 '무죄 추정의 원칙'을 내세워 대법원에서 판결이 나올 때까지 정치적 생명을 연장했던 관례를 깨고 1심 선고가 나오지 않은 상황에서 불출마를 선언해 더욱 관심을 끌었다.

그런데 불출마 선언 나흘 뒤인 지난 14일, 신 의원의 최측근인 이도형 인천시의회 의원이 계양 갑에서 총선 출마를 선언해, 일각에선 신 의원이 지역구에서 기득권을 행사하려는 것 아니냐는 평가가 나왔다.

이 시의원은 신 의원의 보좌관으로 정치에 입문했고, 신 의원의 추천으로 2010년 지방선거에서 34세의 나이로 전국 광역의원 중 최연소 남성 의원으로 선출됐다.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재선에 성공했다.


계양 갑은 신 의원이 3선을 한 지역구인 만큼, 신 의원의 조직력은 야권의 다른 예비후보들에 비해 강하다. 이런 조직력을 바탕으로 이 시의원이 출마를 선언한 셈이라, 이는 신 의원이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것으로 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새정치민주연합 인천시당 한 당직자는 "외부에 다툼으로 비칠 수 있어 조심스럽지만, 신 의원의 불출마 선언 후 바로 최측근이 출마를 선언한 것은 너무 조급한 것 같다"며 "대의 정치와는 거리가 멀어 보인다"고 평했다.

풀뿌리 일꾼 중앙 진출 시도 필요?

반면에 이 시의원의 출마 선언을 검증된 풀뿌리 일꾼의 중앙정치 진출 시도로 보는 긍정적 시각도 있다. 정치 선진국에선 국회의원 보좌관 등을 지내고 지방의회에서 활동한 뒤 중앙무대로 정치적 활동 범위를 넓혀가는 것이 흔한 일이다.

이에 반해 대한민국에선 오랜 군사독재정권으로 인해 지방자치가 뿌리내리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상향식 출마가 그렇게 많지 않았다. 특히 서울에 인접한 인천은 지역 연고가 없는 인사가 출마하는 경우가 많았다. 인천과 연고가 있어도 주로 서울에서 활동하다 출마하는 경우도 많았다.

20대 총선 출마를 준비 중인 정치인들 중 상당수도 그렇다. 대표적 인물이 민경욱 전 청와대 대변인과 민현주(새누리당 비례) 국회의원이다. 민 전 대변인은 인천 출신이지만 인천에서 활동은 없었다. 민 의원은 인천과 연고가 없었다.

지방자치제도 도입 이후 풀뿌리 일꾼을 거쳐 중앙정치 무대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정치인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16대 총선에선 지방의원과 지방자치단체장 출신 23명이 출마해 12명이 당선됐다.

이때부터 풀뿌리 일꾼들이 중앙 정치 무대로 본격적으로 진출하기 시작했다. 재선 송파구청장 출신인 김성순, 인천시의원과 부평구청장을 역임한 최용규, 경기도의원 출신인 원유철 등이 이때 국회에 입성했다. 경기도 광명시장 출신 전재희와 인천 남구청장 출신의 민봉기도 있다.

17대 총선 때는 29명이 출마해 15명이 당선됐다. 3선 충주시장 출신의 이시종 현 충북도지사, 전남도의원을 거쳐 통합 여수시장을 역임한 주승용이 있다. 서울시의원 출신 우원식도 이때 국회에 입성했다. 김포시장 출신 유정복 현 인천시장도 이때 금배지를 달았다.

18대 총선 때는 22명이 공천을 받았다. 지방의원과 단체장 출신 중 신인 9명과 재선 이상 10명이 당선됐다. 19대 총선에선 21명이 공천을 받았다. 초선 도전은 13명이었는데, 이중 당선자는 6명이었다. 전남 강진군수 출신 황주홍, 광역의원 출신 김성주·김윤덕·부좌현·김민기 등이 이때 국회에 입성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의 전담 '딴죽 맨'을 자처한 이노근 서울시의원도 국회의원이 됐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시사인천(isisa.net)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20대 총선 #신학용불출마 #이도형 시의원 #지방자치 #풀뿌리 일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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