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새정치연합, 남경필 비난... "대통령 닮았다"

남 지사, 기자들과 함께 느닷없이 찾아와 '누리과정 지원' 제안

등록 2015.12.28 16:49수정 2015.12.28 1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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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오후, 남경필 경기도지사(왼쪽)가 김현삼 새정치 민주연합 대표(가운데)와 이승철 새누리당 대표가 내년 예산안에 대한 협상을 하는 자리에 찾아와 '누리과정 예산 편성"을 제안 했다. ⓒ 경기도


누리과정(만3~5세) 지원 문제로 인한 중앙 정부와 경기도교육청, 경기도의회의 대립이 남경필 경기도지사와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 교육단체 간 갈등으로 번졌다. 남 지사가 '누리과정 예산을 편성하라'고 경기도의회 양당 대표에게 제안하자 경기도의회 새정치연합과 경기도 교육단체가 일제히 남 지사를 비난하고 나섰다.

경기도교육청은 "대통령 공약이니 중앙정부가 책임져야 한다"며 내년 누리과정 전체 예산 중 유치원 분 4929억 원만 편성하고 어린이집 분 5459억 원은 편성하지 않은 예산을 경기도의회에 넘겼다.

그러자 경기도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아래 예결특위)'는 '형평성'을 이유로 유치원분 예산까지 전액 삭감했다. 경기도의회는 이 예산 문제로 진통을 겪고 있다. 여야가 합의를 하지 못 해 지난 24일로 예정된 본회의를 28일로 연장했다. 하지만 28일에도  합의를 하지 못해 본회의를 오는 30일로 다시 미뤄졌다.

이 예산안이 올해 안에 경기도의회 본회의를 통과하지 못하거나 '예결특위'에서 삭감한 예산안이 그대로 본회의를 통과하면 누리과정 자녀를 둔 가정은 내년부터 약 20만 원의 보육료를 직접 부담해야 한다. '설마' 하던 보육 대란이 현실이 되는 것이다.

남 지사, 기자들과 함께 찾아와

27일 오후 남경필 경기도지사는 김현삼 새정치연합 대표와 이승철 새누리 대표가 내년 예산을 협의하는 장소에 나타나 "보육 대란이 한 달도 채 남지 않았다"며 "학부모들이 걱정하지 않도록 교육청 유치원분 예산 6개월 치를 어린이집에 배정해서 보육 대란을 막자"고 제안했다. 경기도의회 새누리당 주장을 되풀이한 제안이다.

이에 김현삼 새정치연합 대표는 "대란을 피해 갈 수 있는 미봉책은 되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다. 누리과정은 당연히 정부가 책임져야 하는데 지방이 고민하는 현실이 안타깝다"며 남 지사 제안을 거절했다.


새정치연합은 같은 날 저녁 9시께 남 지사를 비판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성명에서 "학부모들이 걱정하지 않도록 보육 대란을 막자고 그럴듯하고 우아하게 말하고는 있지만, 실질적인 대책은 없는 '사시이비(옳은듯하나 사실은 그름)이고, 경기교육 자치를 훼손하는 무례"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어 "자기 이미지만 챙기는 생쇼, 생색만 내는 비겁함에 분노를 느낀다"라고 비난하며 "정치 쇼를 멈추고 대안을 만들 것을 정부에 촉구하라"고 제안했다. 

남 지사 제안에 새정치연합이 강력하게 반발하는 이유는 '의회에 대한 압박'으로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안혜영 새정치연합 대변인은 28일 오후 <오마이뉴스>와 통화에서 "(남경필 지사가) 양당대표가 예산 관련 논의를 하고 있는데 예고도 없이 기자들과 함께 들이닥쳐 새누리당 측 주장을 던져놓고 갔다"며 "일종의 퍼포먼스이고, 의회에 대한 실제적인 압박"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양당대표가 예산을 합의하는 자리에 도지사가 불쑥 찾아오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참으로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이라고 덧붙였다.

경기교육희망포럼, 경기친환경농업인 협회, 경기 YMCA 연합회 등이 주축이 되어 결성한 '교육재정 위기 극복과 교육재정 확대를 위한 경기도민 대책 위원회(아래 대책위)'는 다음 날인 28일 오전에 논평을 발표했다.

대책위는 논평에서 "남 지사가 경기도의회 예산 처리를 압박하는 것은 정치 몸짓에 불과하고 월권"이라며 "대통령을 닮았다"라고 비꼬았다. 이어 "누리과정 지원은 중앙정부 책임인데, 박근혜 정부가 3년 동안 시도 교육청에 떠넘겼다"며 "국채를 발행해서 해결하는 등의 책임 있는 자세를 중앙 정부가 보여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대책위는 "(새누리당과 정부가) 보육원아를 정치 볼모로 삼아 시도 교육청과 지방의회를 굴복시키려 한다"며 "이성을 찾으라"고 충고했다.
#누리과정 #경기도 #남경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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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장지혜 기자 입니다. 세상의 바람에 흔들리기보다는 세상으로 바람을 날려보내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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