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과후학교 강사' 수수료 15%이상 못 뗀다

교육부, '2단계 입찰 방안 마련' 발표... 강사들은 '업체 위탁만 늘릴 것' 우려

등록 2015.12.28 17:35수정 2015.12.28 17: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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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가 방과후학교 민간 위탁업체들이 방과후 수강료에서 떼어가는 수수료 비율을 15% 이하로 묶는 2단계 입찰방안을 처음 도입할 예정이다. 하지만 방과후학교 강사들은 "개인 위탁이 아닌 업체 위탁만 안착화시킬 것"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방과후강사 주머니에서 빼가는 돈 줄이겠다지만...

28일 교육부 관계자는 "방과후 강사들이 위탁 업체에 많게는 수강료의 40%에 이르는 수수료를 내는 관행을 없애기 위해 2단계 입찰방안을 뼈대로 한 방과후학교 가이드라인을 이번 주 중에 17개 시도교육청에 보낼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교육부는 새해부터 학교가 방과후학교 위탁 업체를 뽑을 때 '지방자치단체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을 준수해 조달청 나라장터(G2B)의 위탁업체 경쟁 입찰 방식을 도입하도록 했다. 이 법에 따르면 위탁업체는 관리비로 총수입의 15%를 초과할 수 없기 때문에 강사비 수수료 또한 이 범위를 넘지 않으리라고 보고 있다.

하지만 교육부는 학교별로 방과후학교 위탁업체를 1차로 뽑은 뒤, 이 업체에 한해 2차 입찰에 참여토록 했다. 완전 경쟁방식을 채택했을 경우 '최저가 입찰'을 통해 교육의 질도 '최저'가 되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피해가기 위한 것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1차에서 기존 점수를 넘는 업체가 한 곳이면 그 업체만 2차 입찰에 참여토록 제한할 방침"이라고 말해, 업체를 선정할 수 있는 실제 권한은 사실상 학교에 그대로 남게 된다.

방과후강사 개인 위탁(학교 직고용)의 경우에는 일단 내년부터 경쟁 입찰 방식을 채택하지는 않도록 했다.


올해 2월 현재 방과후 강사는 전국 초중고에서 12만8938명이 일하고 있다. 이 수치는 전체 학교비정규직 강사 직종 가운데 76.4%를 차지한다. 방과후 학교는 전체 초중고의 99.9%인 1만1397개 학교에서 진행되고 있으며 학생 참여율은 70%가량 된다.

2014년 현재 방과후 학교 강사를 위탁 업체에 맡긴 학교는 3352개교이다. 교육부가 2008년 학교자율화추진 조치 이후 민간 영리업체에도 방과후학교 운영을 맡길 수 있도록 한 결과다.

교육부의 가이드라인에 대해 방과후학교 강사들은 우려하고 있다. 서울지역 한 방과후 강사는 "교육부는 수수료를 줄여주겠다고 하지만, 없애야 할 학교의 방과후 민간 알선업체를 안착화시키는 꼴이 될 것"이라면서 "이렇게 되면 대기업 위탁 업체에게 일감을 몰아줄 것이 뻔하다"고 지적했다.

인천지역 한 방과후 강사도 "교육부는 수수료를 15%로 묶는다고 하지만 위탁 업체들이 교재비, 연수비 등으로 그 이상을 떼어가도 막을 방법이 과연 있을지 의구심이 든다"고 우려했다.

방과후 강사 "위탁 업체 없애야" 교육부 "위탁 업체 없앨 순 없어"

이에 대해 교육부 관계자는 "이미 허용한 방과후학교 위탁 업체를 없앨 수는 없기 때문에 수수료율을 줄이는 등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한 것"이라면서 "업체들에 지방자치단체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을 적용토록 하면 수수료율이 낮아 오히려 위탁 업체들의 비활성화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방과후 강사들이 금전적 피해를 보지 않도록 학교가 업체로부터 서약서 등을 따로 받는 방안도 가이드라인에 들어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교육부는 최근 2차례에 걸쳐 전국 시도교육청 방과후학교 담당자 회의를 열고 "일부 업체가 방과후 강사들의 경력을 조작한 사례가 있다"면서 "이를 예방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할 것"을 요구했다.

앞서 <오마이뉴스>는 지난 1일, 방과후강사들 '가짜 스펙', "파견 업체에서 문서 위조" 기사에서 "방과후 강사 송출업체인 S사가 강사의 경력과 수상내역 등을 위조한 문서를 초등학교에 내는 수법으로 불법 취업한 방과후학교 강사들이 무더기로 들통 났다"면서 "이에 대해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덧붙이는 글 인터넷<교육희망>(news.eduhope.net)에도 보냈습니다.
#방과후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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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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