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사퇴 거부'에 짐싸는 비주류 의원들

최재천, 불출마 선언하고 안철수 도울 듯... 권은희는 천정배 신당으로 기울어

등록 2015.12.28 17:28수정 2015.12.28 1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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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더불어민주당(구 새정치민주연합) 대표가 당 일각의 사퇴 요구를 일축하자 탈당설이 나돌던 최재천, 권은희 등 비주류 의원들이 연속적으로 탈당했다. 문 대표가 중진, 수도권 의원들이 당 수습방안으로 제시한 '조기 선거대책위원회 구성'에 조건부 수용 의사를 밝히며 탈당 중단을 촉구했지만 소용 없었다. 김한길, 박지원 의원 등 비주류 측은 문 대표의 사퇴가 우선 돼야 한다는 태도를 고집하고 있어 향후 추가 탈당의 가능성도 커졌다.

"현실정치 떠나지만, 새로운 정당질서 구축할 것"

최재천 의원이 28일 탈당 및 20대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최 의원은 이날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나비가 날기 위해서는 허물을 벗어야 한다. 오늘자로 제가 몸담아온 새정치민주연합을 떠난다"고 밝혔다. ⓒ 연합뉴스


최재천 의원은 28일 보도자료를 통해 "나비가 날기 위해서는 허물을 벗어야 한다. 오늘자로 제가 몸담아온 새정치민주연합을 떠난다"라며 "떠나야 할 때를 명료히 하는 일이 정치적 인간의 소양이라 늘 되뇌어 왔다, 19대 국회를 마지막으로 현실정치를 떠나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정치적 다원주의를 기반으로 헌법상 새로운 정당질서를 구축할 것"이라며 "가깝게는 총선승리를, 이어서 정권교체를, 다음으로 내각제 개헌"이라고 말했다.

그는 먹고 사는 문제, 일자리 문제, 불평등과 차별의 문제를 시대의 과제로 꼽으면서 "시민의 분노와 불안을 제도적으로 조직화하고 정치적으로 통합해내는 경제정당, 청년정당, 미래정당을 만드는 일에 소리없이 헌신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다음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며 '현실정치'를 떠나지만, 당분간 새로운 신당 창당에 참여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최 의원은 앞서 탈당한 안철수 의원의 신당을 도울 것으로 예상된다.

최 의원은 그동안 문 대표 체제에서 당의 주요 직책인 정책위의장에 임명돼 당직을 수행해 왔다. 그러다 안 의원이 제안한 '혁신전당대회'를 문 대표가 최종 거부하는 시점부터 이종걸 원내대표와 함께 당무를 거부하다가 지난 10일 사퇴했다. 당직 사퇴에 앞서 최 의원은 안철수 의원을 비롯해 먼저 탈당한 유승엽 의원 등과 회동을 했던 것으로 알려지기도 했다(관련기사 : "안철수 지난 주말 탈당 결심, 비주류와 회동").

"권은희, 천정배에게 부채의식 갖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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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은희 의원(왼쪽)과 신당창당을 준비중인 무소속 천정배 의원이 24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 천정배 의원실에서 면담을 마치고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 연합뉴스


지속적으로 탈당설이 나왔던 권은희 의원도 이날 오전 광주시당에 팩스로 탈당계를 제출했다. 권 의원은 지난 21일 탈당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국회 기자회견장을 예약했다가 취소하는 등 탈당이 유력한 모습을 보여왔다. 그는 탈당설이 계속되자 "광주 광산구 지역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한 후 입장을 밝히겠다"라고 말했다. 권 의원의 탈당으로 광주 8명의 의원 가운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세 명밖에 남지 않게 됐다.


향후 권 의원의 행보는 천정배 의원이 추진하는 신당인 '국민회의'로 향할 것으로 예상된다. 권 의원은 지난 24일 천 의원과 회동 직후 "야권 개혁, 정치 개혁, 더불어민주당 변화의 필요성에 천 의원과 의견이 정확하게 같다"라고 말했다. 권 의원은 지난해 7.30재보궐 선거에서 김한길, 안철수 공동대표가 광주에 전략공천을 하면서 정계에 입문했다. 당시 천 의원이 해당 지역의 출마 의사를 밝혔지만 당 지도부가 권 의원을 공천하면서 천 의원의 탈당으로 이어졌다.

이와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관계자는 "권 의원이 천 의원에게 상당한 부채 의식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라며 "권 의원이 탈당을 하게 되면 '안철수 신당'이 아니라 천 의원과 함께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천 의원은 이날 오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권 의원의 국민회의 합류 여부에 "아직 결정된 바 없다, 조금만 기다려 달라"라고 말했다. 권 의원은 탈당계 제출 이후 전화를 꺼놓고 외부와 접촉하지 않고 있다.

한편, 앞서 문재인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당 일부 비주류의 탈당 요구에 "내 거취는 내가 결정한다, 더 이상 논란을 허용하지 않겠다"라며 강하게 반박했다. 특히 일부 탈당설이 나오는 의원들과 관련해 "이제 그 뜻을 거두어주시길 바란다"라면서도 "무엇보다 당의 혼란을 조기에 끝내기 위해 조속히 입장을 정리해주기를 당부드린다"라고 말했다.
#권은희 #최재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천정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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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장지혜 기자 입니다. 세상의 바람에 흔들리기보다는 세상으로 바람을 날려보내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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