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한 결정 vs. 매우 불만' 일본도 엇갈린 평가

일본, 위안부 합의 놓고 의견 분분... 우익 "항의 시위할 것"

등록 2015.12.29 10:37수정 2015.12.29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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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외교장관의 위안부 합의를 보도하는 <아사히신문> 갈무리. ⓒ 아사히신문


일본군 위안부 문제 합의를 놓고 일본에서도 엇갈린 평가를 내놓고 있다.

28일 한·일 외교장관이 서울에서 위안부 합의를 발표하는 공동 기자회견을 생중계하며 신속하게 보도한 일본 NHK 방송은 "이번 합의는 최종적이며, 불가역적"이라는 점을 특별히 강조했다.

NHK에 따르면 무라야마 도미이치 전 일본 총리는 기자회견을 열고 "일본이 정부의 책임과 군의 관여를 인정한 것이 한국 정부가 합의를 받아들인 최대 요인"이라며 "아베 신조 총리가 잘 결정했다고 생각한다"라고 평가했다.

1995년 일본의 침략과 식민지배를 공식 사과하는 '무라야마 담화'를 발표했던 무라야마 총리는 "위안부 문제가 해결됐으니 앞으로 양국 관계가 전향적으로 진행되면 좋겠다"라고 밝혔다.

아사히 "일본, 사죄 진의 의심케 하지 말아야"

진보 성향의 <아사히신문>은 합의 내용을 놓고 환영과 우려의 반응이 엇갈린다며 "이번 합의는 아주 좋은 해결책이며, 곧바로 완전한 합의에 이르기는 어렵겠지만 대화의 끈을 붙였다"라는 외교평론가 오카모토 유키오의 분석을 소개했다.

그러나 니시오 카즈토무 도쿄기독교대학 교수는 "본질적 해결과 동떨어진 합의"라며 "일본 정부의 책임의 불명확하고, 한국 정부가 소녀상 철거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지만 여론의 반대가 커서 실현될지 의문"이라고 전망했다.


이 신문은 "일본은 사죄의 진의를 의심케 하는 언행을 조심하고, 한국도 여론에 휩쓸려 약속을 깨는 일이 없어야 한다"라며 위안부 피해 여성들은 마음을 치유하고 존엄을 회복할 필요가 있다"라고 전했다.

이어 "이번 합의는 어디까지나 정치적 결과이며, 출발점에 불과하다"라며 "앞으로 합의 내용을 충실하게 이행하고, 새로운 한·일 관계를 키워나가는 것은 양국 국민의 몫"이라고 강조했다.

<마이니치신문>은 "아베 총리가 역사 문제를 외교 카드로 사용하지 않는 국제 환경을 구축하고 싶어한다"라며 "한·중 과거사를 내세워 일본을 협공하는 상황을 바꿔 한·일이 함께 중국에 맞서기 위한 목적"이라고 분석했다.

이 신문은 "아베 총리로서는 한·일 국교정상화 50주년을 맞이한 올해가 위안부 문제를 타결하기 위한 마지막 타이밍이라고 확신했다"라며 "한국 법원의 산케이신문 전 서울지국장 무죄 판결이 결정적 역할을 했다"라고 설명했다.

또한 "한국 정부가 위안부 지원 단체와 국내 여론의 반응을 신중하게 살피고 있다"라며 "적절한 시점에 위안부 소녀상 이전을 위한 설득에 나설 것으로 보이지만 전망이 불투명하다"라고 전했다.

일본 우익 "국가 명예 깎아내렸다"... 항의 시위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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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외교장관의 위안부 합의를 보도하는 <산케이신문> 갈무리. ⓒ 산케이신문


아베 정권을 지지하는 일본 우익 성향의 언론과 보수단체는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산케이신문>은 위안부 문제 타결에 대한 일본 정치권 내 부정적인 여론을 상세히 소개하고 나섰다.

집권 자민당의 이나다 도모미 정조회장은 "한·일 양국이 어려운 과제를 최종적으로 해결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라면서도 "한국 정부가 주한 일본대사관 앞 소녀상 이전을 위해 신속하고 진지한 대응을 취할 것을 요구한다"라고 밝혔다.

자민당의 산토 아키코 전 참의원 부의장은 "양국의 합의 내용에 한국과 미국에 설치된 위안부 소녀상을 이전한다는 언급이 없다"라며 "뼈가 박힌 느낌처럼 매우 불만스럽다"라고 지적했다.

오히려 하라다 요시아키 자민당 국제정보 검토위원장은 "양국의 관계 개선이 필요하지만, 관계를 악화시킨 것은 한국"이라며 "일본이 일부러 한국에 가서 타협할 필요가 없었다"라고 비판했다.

하라다 위원장은 아베 총리에게 "일제 강점기의 조선인 강제징용이 국제법상 강제노동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을 일본 정부가 국제사회에 널리 알려야 한다"라고 제언했던 인물이기도 하다.

민간단체도 나섰다. 일본의 극우단체 '행동하는 보수'는 성명을 통해 "이번 타결은 일본의 명예를 깎아내린 것"이라며 "다음 달 10일 위안부 문제 타결을 규탄하는 거리 행진을 펼칠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군 위안부 #무라야마 도미이치 #HH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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