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의 새정치가 가야할 길

[주장] 진정성만으로 부족 타당성도 갖추어야

등록 2015.12.29 12:11수정 2015.12.29 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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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오바마 대통령이 후보자 시절 연설할 때 가장 많이 쓴 말은 '공감'이었다. 그 사회의 건강척도는 구성원들이 느끼는 공감지수로 나타내진다. 사회의 힘들고 어려운 곳 아픈 곳이 있는데 이 문제를 사회 구성원들이 함께 느끼지 못하는 사회는 건강한 사회가 아니다. 우리 사회는 어떠한가?

우리 사회의 특징 중 하나는 '우리'라고 하는 집단주의이다. 넓게는 단일민족국가로서의 우리가 있지만, 우리의 범위는 나를 중심으로 하는 동심원으로 한정되는 경우가 많다. 이 동심원에 머무르는 우리 의식은 세계시민주의의 보편성과 대척점에 있다. 나를 둘러싼 동심원 안에서만 공감의식이 발휘된다. 나의 동심원을 벗어나면 모두가 타자이다. 호수에 돌 하나를 던지면 동심원이 계속 커 나가듯이 내 동심원 안의 공감의식이 이웃으로 사회로 인류로 퍼져나가야 한다. 이것이 공자가 말한 인(仁)이다.

내 가족을 먼저 사랑하고 그 마음을 이웃과 사회로 확장해 나가라는 것이다. 그러나 우리 사회의 공감의식은 왜곡된 유교적 사고방식으로 내 동심원에만 머물러 있다. 지나친 혈연 지연중심의 온정주의가 우리 공감의식의 확장을 막고 있다. 이러한 동심원적 사고는 건전한 시민의식의 함양에도 장애가 된다. 이렇게 되면 나를 벗어난 사회문제를 나의 문제처럼 인식하는 공감의식이 없게 되는 것이다.

안철수의 새 정치가 가야 할 길은 우리 사회의 공감의식을 높이는 일부터 해야 한다. 우리 사회는 지금 앓고 있다. 모든 것이 자본주의화 되어 있다. 원조보다 강한 나라 한국. 우리 대한민국은 어떤 종교나 사조가 들어오면 그것이 탄생한 나라보다 더 강한 시류가 나타난다. 한국의 불교가 그랬고 한국의 기독교가 그랬다. 자본주의도 마찬가지이다. 소위 신자유주의라고 하는 자본주의의 끝판왕이 지구촌을 덮고 있는데 그중 한국이 최고이다. 모든 것이 신자유주의화 되어가는 속에 공감은 없다. 이 공감의식을 확장하는 일을 안철수가 추구하는 정치노선인 중도에서 해주어야 한다.

공감의식을 확장하는 일에는 보수도 진보도 적합하지 않다. 보수는 원래 시장을 선호한다. 자본주의라는 것이 보수로부터 탄생한 것이다. 무한정의 자유를 주려는 것이 보수이기 때문이다. 자유가 좋은 것 같지만 눈덩이를 굴리는 운동장에 무제한의 자유를 주면 눈덩이가 큰 사람들이 운동장의 눈을 싹쓸이한다. 시장만능주의가 그렇다. 또한, 진보는 이념적이라는 비판을 받는다. 지금 국민들에게 중요한 것은 경제이다. 함께 공존하는 경제를 만들자는 것이다. 그러나 진보는 이 문제를 부자와 가난한 자의 대결구도로 가져가는 경우가 많다. 논점 이탈이다. 정책으로 승부를 해야 한다. 안철수의 새정치가 가야 할 길이다.

안철수의 탈당은 국민들에게 진정성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진정성만으로는 부족하다. 타당성을 보여주어야 한다. 진정성과 타당성은 빵집 주인의 친절함과 빵맛에 비유될 수 있다. 유시민의 탁월한 비유이다. 우리는 빵집 주인의 친절함 때문에 빵을 사는 게 아니다. 빵맛이 좋아야 계속 그 빵집을 애용하는 것이다. 안철수의 신당이 추구해야 할 가치는 우리 국민들에게 공감의식을 넓히도록 하는 데 있다. 이것이 이룩될 때 안철수의 신당이 가지는 빵 맛이 살아날 것이다.
#안철수 #새정치 #진정성 #타당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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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대한민국 교사로 산다는 것'의 저자 김재훈입니다. 선생님 노릇하기 녹록하지 않은 요즘 우리들에게 힘이 되는 메세지를 찾아 떠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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