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왜냐고 묻지 않는 삶> (지은이 알렉상드르 졸리앙 / 옮긴이 성귀수 / 펴낸곳 인터하우스 / 2015년 12월 10일 / 값 13,000원>
인터하우스
<왜냐고 묻지 않는 삶>(지은이 알렉상드르 졸리앙, 옮긴이 성귀수, 펴낸곳 인터하우스)은 그런 어색함, 두고두고 기억될 만큼 신선한 충격을 가져올 내용들입니다. 종교의 벽을 넘어서는 발상, 속 좁은 종교인들이 꺼리고 있는 금기의 선을 뭉개버린 파괴적 여정입니다.
어느 절에 갔다가 또 머저리같이 나를 정당화했다. "저는 기독교인입니다. 하지만 선禪을 수행하지요." 왜 '하지만'인가? 나는 말 그대로 그를 사랑한다고 왜 고백하지 못하는가? 프랑수아 모리악이 <예수의 생애>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토라를 묵상하고 대패질을 하면서 청년기를 보낸 그 남자는 눈물 날 만큼 나를 감동시키고, 또한 깊은 환희에 적게 만든다. 나는 부처 없이는 살아갈 수 없다. 하지만 마음이 아플 때 내가 찾아가는 곳은 나사렛 목수의 품이다. - <왜냐고 묻지 않는 삶> 245쪽이 책의 저자는 기독교인입니다. 그런데 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부처 없이는 살 수 없다고 합니다. 배타적 종교관으로 보면 불교와 기독교 모두에서 이단입니다. <전도서>를 들고 참선하는 모습은 종교의 벽을 넘어설 만큼 그 영혼이 자유롭거나 초월적인 자만이 누릴 수 있는 자유분방한 행복입니다.
저자가 초월적 영혼을 가질 수 있었던 건 어쩜 출생 과정에서 맞닥뜨렸던 그 엄청난 시련을 극복하며 생긴 태생적 능력일 수도 있습니다. 저자는 출생 과정에서 목에 탯줄이 감겨 질식사 직전에 기적적으로 살아난 운명적 잠재력을 갖게 됩니다. 이때 생긴 후유증으로 저자는 뇌성마비장애를 갖게 됩니다.
누구에게는 아무렇지도 않게 오를 수 있는 계단 하나가, 장애를 가진 누군가에게는 죽을 힘을 다해야 겨우 올라설 수 있는 엄청난 시련일 수도 있습니다. 태생적으로 갖게 된 신체적 장애는 내면적 갈증을 해소하고자 하는 강력한 요구가 됐을 수도 있고, 잠재적 원동력으로 작용했을 수도 있습니다.
<왜냐고 묻지 않는 삶>은 그런 잠재적 능력과 초월적 영혼의 소유자인 저자가 2013년 한국에 들어와 정착해 가는 과정에서 기록한 '수행일기', 생활해 가며 써내려 간 '사는 이야기' 같은 내용입니다.
때로는 소소하고, 때로는 종교의 벽을 넘어설 만큼 엄중한 무게가 느껴집니다. 낯설고 물선 한국에 들어와 정착해가는 과정에는 5만 원을 내고 묵었던 모텔이야기, 휴대폰을 악착 같이 붙들고 있고, 붉은 신호등을 무시하고 쏜살같이 무단횡단을 하는 어떤 스님을 보면서 느낀 당혹스러움은 극복하거나 받아들여야 할 현실적인 과정입니다.
때로는 감동의 눈물을 흘리고, 때로는 보지 말아야 할 것을 봐 당혹스럽지만 저자가 하루하루 더듬어 나가는 여정은 '왜나고 묻지 않는 삶'입니다.
이 책을 왜 읽어야 하느냐고 물으면?책에서 저자는 '왜냐고 묻지 않는 삶'을, 어떤 어려움에 직면할 때 너무 많은 질문을 하지 않는 것, '아, 그때 이랬었다면!' 따위의 말을 하지 않는 것. 그리하여 공연히 문제를 복잡하게 만들지 않고 현실을 보다 적극적으로 끌어안는 것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
그런 삶, '왜냐고 묻지 않는 삶'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순간에 귀를 기울여, 심각함을 내세우는 모든 정신에서 해방되어야 한다는 걸 부적 같은 키워드로 제시합니다.
<전도서>를 끼고 있는 기독교인 참선수행을 하는 모습은 큰 키, 큰 덩치, 큼지막한 이목구비, 푸른 눈빛, 하얀 피부의 외국인 입에서 나오던 한국말만큼이나 어색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런 어색함을 초월할 수 있는 커다란 이야기는 모든 사람들이 얻고자 하는 행복, 그 행복을 얻기 위해서라면 꼭 건너야 할 강물을 건널 수 있게 해주는 돌다리, 돌다리에 놓은 커다란 돌이 될 것입니다.
누군가가 필자에게 '왜 이 책을 읽어야 하느냐?'고 묻는다면 '왜냐고 묻지 않는 삶'을 살 수 있는 방향타를 바로 이 책, <왜냐고 묻지 않는 삶>에서 찾을 수 있을 거라 기대하기 때문이라고 답할 겁니다.
왜냐고 묻지 않는 삶 - 한국에서 살아가는 어떤 철학자의 영적 순례
알렉상드르 졸리앙 지음, 성귀수 옮김,
인터하우스, 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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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자들이 좋아하는 거 다 좋아하는 두 딸 아빠. 살아 가는 날 만큼 살아 갈 날이 줄어든다는 것 정도는 자각하고 있는 사람. '生也一片浮雲起 死也一片浮雲滅 浮雲自體本無實 生死去來亦如是'란 말을 자주 중얼 거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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