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수 복지담당자들의 연말 "아이들이 가장 큰 보람"

불우이웃돕기 나선 엑스포힐스테이트 입대 "연말 따뜻했으면..."

등록 2015.12.31 15:20수정 2015.12.31 15:22
0
원고료로 응원
a

엑스포힐스테이트1단지 입주자대표회의와 만덕동 복지담당자가 오천동 민철 할머니에게 사랑의 선물을 전달했다. ⓒ 심명남


어느덧 한 해의 끝자락이다. 유독 연말이면 자신보다 주변을 돌볼 수 있는 여유가 더 필요한 시기다. 지난 30일 오후 전남 여수에 있는 엑스포힐스테이트아파트1단지 입주자대표회의(아래 입대)에서 실시한 불우이웃돕기 행사에 동행했다. 입대에서 동대표들이 모금을 통해 불우이웃 돕기를 추진했다. 전통시장 상품권인 온누리상품권과 사과, 귤을 준비했다.

엑스포힐스테이트1단지 김순중 대표회장은 "우리 아파트뿐만 아니라 주변에 어렵고 소외된 가정을 위해 연말을 따뜻하게 보낼 수 있게 의결해준 비용으로 어려운 가정들이 연말을 따뜻하게 보냈으면 좋겠다"면서 "이들을 추천해준 담당자에게 감사하다"라고 전했다.

인구증가 최우수상 받은 만덕동

a

엑스포1단지 입대와 복지담당자가 선물을 들고 불우돕기에 나서고 있다. ⓒ 심명남


마래산 아래 둥지를 튼 덕충동, 만흥동, 오천동 3곳을 만덕동(동장 정원완)이라 부른다. 1만 명이 모여 산다. 이곳은 엑스포 이후 아파트 단지의 인구유입으로 신혼부부 가정이 늘어 신생아 출생이 가장 많은 곳으로 파악됐다. 특히 주민센터의 인구증대 장려시책이 효과를 보이면서 인구증가 시책추진 최우수상을 지난 30일 수상했다.

만덕동은 구도심권 중 어려운 가정이 많다. 기초생활수급자만 140세대다. 엑스포 행사 이후 재개발에 따른 이주 세대가 많은 탓이다. 기초생활수급자 중 영구임대가 있는 곳은 그나마 혜택이 나은 편이지만 이곳에는 영구임대아파트가 없다. 올해는 쌀과 김치, 라면 등 지역 업체와 시에서 도움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입대·만덕동 복지담당자와 함께 4가구를 직접 방문했다. 종고산길에 사는 박아무개군은 아버지가 최근에 사망했다. 또 어머니가 이혼 후 재가해 심리정서가 불안해서 심리상담 서비스를 받고 있다. 현재 할아버지와 살고 있는데 생활이 어려워 지역아동센터의 보살핌을 받고 있다. 아이가 아동센터에 있을 시간이라 만나지 못하고 할아버지에게 사랑의 선물을 전달했다.

복지담당자 "어려워도 삐뚤어지지 않고 커준다면..."


a

심아무개씨는 덕충1길에 있는 한부모 세대에 산다. 심씨는 몸이 아픈 가운데 어린 두아이를 키우고 있다. 계단이 많아 '3층 같은 2층'에 살고 있는데 자칫 잘못하다간 추락 위험이 높다. 심씨는 LH영구임대를 신청한 상태다. ⓒ 심명남


두 번째 집을 찾았다. 덕충동 주공아파트에 사는 전아무개씨의 집이다. 약속시간을 잡아 5층까지 걸어갔지만 엄마를 만나지 못했다. 기초생활보장수급자로 남편과 이혼 후 한부모가족을 신청해 놓은 가장 김아무개씨는 구직활동을 위해 자격증을 준비 중이다. 현재 소득이 없다. 청소년 자녀 두 명을 양육 중인데 수급비로 생활하며 경제적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엄마를 만나지 못해 이곳 통장을 불러 선물을 전달했다. 통장 A씨는 "도움 줘서 고맙다"면서 "어려운 한 가정을 더 추천하고 싶다. 부모 다 돌아가시고 남매들만 사는데 참 짠한 애들이 있다. 그들에게도 도움의 손길을 줬으면 좋겠다"라고 말했다.

세 번째 집을 방문했다. 덕충1길에 있는 한부모 세대다. 집이 2층인데 계단이 많아 '3층 같은 2층'이었다. 자칫 잘못하다간 추락 위험이 높아 보였다. 어린 자녀 둘과 함께 생활하고 있는 워킹맘 심씨는 현재 주유소에서 아르바이트 중이다. 월 소득 50만 원으로 생계를 유지해 나가고 있다. 아이들이 공부방이나 책상이 없는 상태다. 심씨는 "현욱이가 공부를 잘해 힘들어도 학습지를 안 끊는다"면서 "얼마전 영구임대 LH공고가 떠서 여수시 무선 쪽으로 신청을 넣었는데 꼭 당첨됐으면 좋겠다"라는 기대감을 내비쳤다.

마지막 오천동을 찾았다. 공고 1학년 민철(가명) 학생은 출생 7개월 만에 생모가 사망했다. 현재 아버지의 행방도 묘연하다. 할머니가 양육하는 가정위탁 세대다. 민철군은 모범학생이다. 할머니 정씨는 "관악 배우느라고 아직 학교에서 안 왔다"면서 "대학교 보낼 형편이 못 돼 자격증 따서 여천공단에 빨리 취직했으면 좋겠다, 방학하면 알바 다니고 싶은데 다닐 데가 있을지 모르겠다"라고 염려했다.

기초생활수급자는 개인마다 다르지만 1인기준 매월 50만 원이 지급된다. 2인가구 80만 원, 3인 120만 원 정도다. 생활하기 빠듯한 액수다. 복지담당자의 일손은 항상 바쁘다. 현재 1명이 기초수급자 140세대를 담당하고 수급자 이외 장애인, 한부모, 노인, 아동을 나머지 1명이 담당하는 꼴이다. 기초수급자는 안부 살피기나 전화로 한 달에 한 번 정도밖에 손길이 미치지 못한다. 세대가 많기 때문에 매달 한 번 방문도 불가능한 실정이다. 집중적으로 관리가 필요한 세대인 독거노인이나 혼자 사는 분들을 찾아 관리가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또 민원창고에 장애인이나 민원인들로 사회복지 담당자는 자리 비우기가 힘든 상황이다.

복지팀 손유나씨는 이들에게 어떤 도움이 가장 필요하느냐는 질문에 "경제적인 지원이 가장 절실하다"면서 "그분들이 나라에서 지원되는 생계비로 생활하지만 일반인의 기준에 못 미쳐 생활이 어려운 실정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엄마가 직장 생활을 하다 보니 돌봄이 손길이 절실한데 그분들에게 1회성이 아닌 매년 도움의 손길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이기숙 복지팀장은 "입주자대표회의에서 도움의 손길은 처음이다, 내년에도 꼭 관심을 가져주시면 좋겠다"라며 "어르신들도 있지만 결손가정 아이들이 삐뚤어지지 않고 커준다면 일을 하면서 가장 큰 보람일 것 같다"라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여수넷통> <전라도뉴스>에도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불우이웃돕기 #만덕동 #엑스포힐스테이트1단지 #입주자대표회의
댓글
이 기사가 마음에 드시나요? 좋은기사 원고료로 응원하세요
원고료로 응원하기

"네가 하고 싶은 일을 남에게 말해도 좋다. 단 그것을 행동으로 보여라!" 어릴적 몰래 본 형님의 일기장, 늘 그맘 변치않고 살렵니다. <3월 뉴스게릴라상> <아버지 우수상> <2012 총선.대선 특별취재팀> <찜!e시민기자> <2월 22일상> <세월호 보도 - 6.4지방선거 보도 특별상> 거북선 보도 <특종상> 명예의 전당 으뜸상 ☞「납북어부의 아들」저자

AD

AD

AD

인기기사

  1. 1 천연영양제 벌꿀, 이렇게 먹으면 아무 소용 없어요
  2. 2 61세, 평생 일만 한 그가 퇴직 후 곧바로 가입한 곳
  3. 3 버스 앞자리 할머니가 뒤돌아 나에게 건넨 말
  4. 4 "김건희 여사 라인, '박영선·양정철' 검토"...특정 비서관은 누구?
  5. 5 죽어라 택시 운전해서 월 780만원... 엄청난 반전이 있다
연도별 콘텐츠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