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로 떠난 출장길에 전국적으로 유명한 콩나물국밥집에 다녀왔다. 우리가 찾은 콩나물국밥집은 삼백집, 현대옥, 왱이콩나물국밥집이다. 요즘은 삼백집이나 현대옥은 프랜차이즈 사업으로 인해서, 이들 분점을 쉽게 접할 수 있다. 하지만 우리는 본연의 맛을 느끼고자 본점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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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백집은 최근에 재단장해서 외부나 내부가 깔끔하다. ⓒ 여경수
삼백집 본점은 전주객사 안쪽 길인 고사동에 있다. 삼백집은 애초에는 간판도 없이 하루 300그릇을 팔면 문을 닫는다고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삼백집은 다른 집들과 달리 국밥안에 계란이 있다. 삼백집 콩나물국밥에서 담백하고도 깊은 맛을 느낄 수 있다. 국밥 맛이 담백해서인지, 밑반찬은 짭쪼름한 소고기 장조림과 잘 익은 김치가 나왔다. 삼백집 근처에 전주객사와 전주영화의 거리가 있다. 국밥을 먹은 후 산책하기가 좋은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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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화산동으로 이전한 현대옥 본점 앞 주차장에 후식을 파는 카페가 있다. 현대옥을 이용한 고객은 저렴한 가격으로 커피와 모주아이스크림을 구입할 수 있다. ⓒ 여경수
현대옥 본점은 풍남문 앞에 있는 남부시장에서 시작했지만, 지금은 중화산동으로 이전했다. 현대옥 콩나물국밥에는 고추기름과 매운 고추와 으깬 마늘이 들어가서 한층 매운 맛을 느낄 수 있다. 매운 음식을 즐기지 않는 사람은 순한 맛으로 주문하면 된다. 또는 더 매운 맛이나 알싸한 맛을 느끼고 싶다면, 매운 고추와 으깬 마늘을 더 달라면 된다.
국밥을 먹기 전에 스테인리스안에 담긴 반숙계란에 콩나물국밥 국물과 김을 넣어 먹는 수란은 예나 지금이나 여전히 맛있다. 국밥에 들어가 있는 삶은 오징어가 부족한 감이 있으면, 추가로 주문한다. 현대옥 본점에서 차로 5분 거리에 국립전주박물관과 전주역사박물관이 있다. 국밥을 먹고 이곳으로 나들이를 다녀오면, 전라북도의 역사도 익힐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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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왱이집은 다른 집들과 달리 프랜차이즈 사업을 하고 있지 않다. 24시간 영업을 한다. 새벽이나 심야에도 마음 편하게 찾아갈 수 있다. ⓒ 여경수
왱이콩나물국밥은 여전히 한옥마을에 자리를 지키고 있다. 국밥집에 손님들이 벌떼처럼 왱~왱~하면서 몰려들어 왱이집이라고 이름을 지었다고한다. 왱이집도 현대옥과 같은 남부시장식이다.
남부시장식 콩나물국밥은 밥과 콩나물에 더운 국물을 여러 번 부었다가 따라내어 덥히는 작업인 토렴을 한다. 그래서인지 콩나물 식감이 더욱 아사아삭하다. 오징어 육수를 기본으로 삼아서인지 국밥에 오징어가 송송송 들어가 있다. 왱이집 국밥은 국밥안에 총총히 썬 김치가 있어 매콤하다. 밑반찬으로 나오는 오징어젓갈이 입맛을 돋군다. 왱이집 근처에 태조 이성계의 초상화인 어진을 보관한 경기전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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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전 ⓒ 여경수
전주에서 콩나물국밥 가격은 대부분 6000원이다. 이 가격에 새싹 채소인 콩나물과 각종 채소로 달여진 육수를 전주 어디서든 맘껏 먹을 수 있다. 비싼 가격과 영양가치가 정비례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콩나물국밥이 증명한다.
심지어 맛으로 치면, '맛의 도시 전주'에서 콩나물국밥이 최고의 음식이 아닌가 여겨진다. 전주에서 콩나물국밥을 먹을 때는 모주를 곁들이면 좋다. 막걸리에 각종 한약재를 넣어서 달여낸 모주는 알콜성분은 거의 날아가고 없으며, 달달하면서도 쌉쌀한 맛이 입안을 맴돈다. 여름에는 찬 모주가, 겨울에는 살짝 데운 모주가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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