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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다른 딸들, 아버지의 죽음 앞에서 '자매'가 되다

[한뼘리뷰]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바닷마을 다이어리>

16.01.10 09:55최종업데이트16.01.10 09: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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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바닷마을 다이어리>의 포스터 ⓒ ㈜티캐스트


자매인 사치와 요시노, 치카는 가마쿠라의 바닷가 마을에 함께 살고 있습니다. 이들은 15년 전 집을 떠난 아버지의 부고를 듣고 장례식장으로 향합니다. 이때 이복 여동생 스즈를 처음으로 만나게 됩니다. 세 자매는 아버지가 세상을 떠난 후 홀로 남은 이복 여동생에게 같은 집에서 함께 살지 않겠느냐고 제안합니다.

스즈는 어른들의 사정으로 제 몫이 아닌 죄책감과 부채의식을 느끼고 있습니다. 그러나 자애롭고 이해심 깊은 이복 언니들의 포용으로 잃어버릴 뻔했던 어린 시절을 되찾게 됩니다. 여기에는 맏언니 사치의 역할이 큽니다. 사치 역시 부모의 이혼으로 어린 시절을 제대로 누리지 못하고 일찍 철이 들어야만 했던 경험이 있기 때문입니다. 이 둘은 남다른 유대를 느끼는데, 서로에 대한 공감과 이해가 바탕이 됩니다.

가족의 죽음과 상실감, 그리움은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이 최근 몇 년간 선보인 작품에서 반복해서 이야기하는 주제 중 하나입니다. <바닷마을 다이어리>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아버지의 죽음과 이에 대한 그리움은 깊은 여운을 남깁니다. 특히 아버지에 대한 기억이 거의 없는 치카가 스즈와의 대화를 통해 비로소 아버지에 대해 알아 가는 장면은 애틋하게 다가옵니다.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은 특유의 섬세하고도 정갈한 연출을 선보입니다.

영화의 또 다른 매력은 자매들의 성장담입니다. 이들은 일련의 계기를 통해 일의 보람을 깨닫고 성숙한 사랑의 자세를 배우게 됩니다. 이를 통해 자신뿐만 아니라 가족과 이웃까지 도울 수 있는 사람으로 서서히 변화해 갑니다. 배우들은 각기 다른 개성을 가진 인물들에게 생생한 활기를 불어넣는 데 성공합니다. 배우들간의 앙상블이 좋고 아야세 하루카의 우직한 연기와 신예 히로세 스즈의 활약이 돋보입니다.

덧붙이는 글 이 기사는 하상미 시민기자의 개인 블로그(http://aprilmono.blog.me)에도 함께 실렸습니다. 오마이뉴스는 직접 작성한 글에 한해 중복 게재를 허용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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