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통 터진 김무성 "내가 욕 할 줄 모르나?"

친박에 "권력 주변의 수준 낮은 사람들" 성토, 총선 공천 앞두고 계파갈등 폭발?

등록 2016.01.27 11:08수정 2016.01.27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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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1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갖고 정국 현안에 대한 견해를 밝히고 있다.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가 1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신년 기자회견을 갖고 정국 현안에 대한 견해를 밝히고 있다. 남소연

"내가 욕을 할 줄 모르나, 말을 할 줄 모르나. 하지만 대표를 흔들고 모욕 줘도 일일이 대응하지 않는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가 자신을 흔드는 당내 '친박(친박근혜)'에 대한 불쾌감을 여지 없이 드러냈다. 특히 공천 룰·인재영입 등을 놓고 자신과 각을 세우는 친박을 향해 "권력 주변의 수준 낮은 사람들"이라고 강하게 성토했다. 20대 총선 공천을 앞두고 각종 현안에서 벌어졌던 친박·비박 간의 신경전이 임계점에 달한 모양새다.

27일 <동아일보>에 따르면, 김 대표는 지난 26일 한 인터뷰에서 "친박계가 공천 룰 등 당내 현안마다 대표와 각을 세우는 이유가 무엇이라 보나"라는 질문을 받고 "권력 주변의 수준 낮은 사람들은 완장을 차려 한다"라고 말했다. 이어, "완장을 차고 최고 권력자 이미지를 손상시킨다, 역대 정권마다 있었던 일"이라며 "그게 대통령한테 무슨 도움이 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즉, 자신을 흔드는 친박의 행태야말로 박근혜 대통령에게 해가 되는 것이라고 주장한 것이다.

"친박계가 총선을 통해 세력을 키우려 한다는 말이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몇 명의 소수가 '우리만 친박'이라며 밀어내놓고 다시 세력화한다는 게 이상하지 않나"라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 그는 "대선 때 박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은 사람이 (새누리당에) 있느냐, 그럼 다 친박 아니냐"라면서 "그때 다독였다면 모여 있던 사람들이 흩어지지 않았을 것"이라고도 말했다. 아울러 "내가 친박을 만든 사람인데 나보고도 친박이 아니라고 한다"라면서 이른 바 '순혈'을 따지는 당내 친박에 대한 불만도 드러냈다.

"청와대와 같은 식구로서 얘기하고 싶었는데 안 됐다"


자신이 '원조 친박'인데도 밀어내려고 한다는 서운함은 현 당청관계에 대한 평가를 묻는 질문에서 더욱 여실히 드러났다.

그는 "대표 취임 이후 가장 아쉬운 점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이병기 대통령 비서실장이나 현기환 대통령 정무수석과는 대화할 만큼 대화했지만 성에 차지 않았다"라며 "화끈하게 마음 문을 열고 같은 식구로서 얘기하고 싶었는데 그게 안 돼 안타깝다"라고 말했다. 즉, 자신이 당대표에 취임한 이후 청와대와 소통이 원활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김 대표는 또 "나는 박 대통령이 첫 번째 대통령에 도전했을 때 온몸을 던졌다, 중간에 잠깐 서로 다른 길을 가기도 했지만 두 번째 대선에도 온몸을 던져 대통령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라며 "권력 핵심들과 얘기를 많이 나누고 싶었는데 그게 잘 안 됐다"라고도 말했다.

"청와대와 대화가 잘 안 된 건가"라고 재차 물었을 때도 "그렇다, 일이라는 건 만나서 얘기해야 발전이 되고 시너지가 나오지 않나, 그런 뜻을 오래 전부터 여러 번 전했지만 잘 안 된더라"라면서 박 대통령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했다.

대구를 중심으로 불고 있는 '진박(眞朴, 진짜 친박) 마케팅'에 대해서는 부정적으로 봤다. 그는 "(진박 마케팅을 해서) 대구 시민들의 마음이 움직였느냐, 역효과가 나고 있지 않느냐"라고 지적했다. 지난 18일 신년 기자간담회 당시 "'진박' 논란은 그만큼 정치 수준이 낮다는 얘기"라고 했던 것과 같은 맥락이다.(관련 기사 :  김무성 "진박 논란, 정치수준 낮다는 얘기" )

친박 측에서 당의 인재영입을 주장하면서 자신을 공격하는 것에 대해서는 "사람이 있으면 추천하라는 거다"라고 일축했다. 구체적인 대안 없이 '상향식 공천'이란 시스템을 문제 삼는 것은 특별히 논할 가치가 없다는 기존 입장과 동일하다. 김 대표는 "최고위원들이 모두 당에 필요한 인물이라고 합의하면 전략공천을 할 순 없지만 '교통정리'는 할 수 있다"라며 "우리가 그걸 '지도'해줄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친박 측이 이한구 전 원내대표를 공천관리위원장으로 밀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실제 이 전 원내대표 얘기가 나왔다"라면서도 "이 전 원내대표는 여러 언론 인터뷰에서 '전략공천이 필요하다'고 밝혀 왔고 그래서 지금 고민하고 있다"라고 답했다. 즉, 자신의 상향식 공천 방침을 흔들 수 있는 공천관리위원장으로서 부적격하다는 입장인 셈이다.

노골적인 비난, 공천관리위 구성 놓고 계파갈등 본격화?

한편, 김 대표는 지난 26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중장기 경제어젠다 추진 전략회의' 자리에서도 국회선진화법 문제를 거론하며 당내 친박에 대한 불편한 속내를 드러낸 바 있다.

당시 김 대표는 "망국법인 국회선진화법이 국회에서 통과됐느냐에 대해 말하지 않을 수 없다"라면서 "그때도 당내 거의 많은 의원들이 반대 했는데 당시 권력자가 찬성으로 돌자 반대하던 의원들이 모두 찬성으로 돌아버렸다"라고 말했다. 특히 "이러한 잘못을 종료시키려고 공천권에 발목이 잡힌 국회의원에게 정치적 철학과 소신을 굽히지 말라는 뜻에서 100% 상향식 공천을 내가 지금 온갖 모욕과 수모를 견뎌가면서 완성했다"라고도 강조했다.

즉, 2012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장을 맡고 있던 박 대통령이 선진화법에 찬성하자 친박 의원들이 소신 없이 따라 붙었다는 비난이었다. 또 현재 인재영입·전략공천을 주장하면서 '상향식 공천'을 흔드는 친박 측이 자신에게 모욕과 수모를 안겨주고 있다는 불만을 여과 없이 드러낸 것이기도 했다.

그러나 김 대표의 '역정'이 곧 본격적인 계파갈등으로 확전될지는 불투명하다. 당장 친박 측은 "부적절한 발언"이라면서도 공개적인 비판을 삼갔다. 청와대 역시 이날 관련 질문에 "따로 드릴 말씀이 없다"라면서 확전을 경계했다. 김 대표 역시 '권력자 발언'을 한 당일, 친박 핵심인 최경환 의원에 대해 "이 정권의 막강한 실력자다, 많은 대화를 해서 서로 의견을 조율하겠다"라면서 유화적인 제스처를 취하기도 했다.

다만, 이번 주까지 구성하기로 한 공천관리위원회가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친박계에서는 이한구 전 원내대표를, 비박계에서는 김황식 전 국무총리를 공천관리위원장 후보로 상정하고 있다. 

이경태 "진박 넘어 뉴박! 김무성은 박근혜 상대 스트레스 해소!" ⓒ 오마이TV


#김무성 #계파갈등 #박근혜 #친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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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5월 입사. 사회부·현안이슈팀·기획취재팀·기동팀·정치부를 거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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