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민주의 승리 전략, 지역위원회의 자유를 허하라

[주장] 여의도와 지방의 관점 차이. '서울 중심주의'에서 벗어나라

등록 2016.01.31 15:17수정 2016.01.31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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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 DJ- 노무현의 숙원사업. 동진정책

민주당 계 정당들의 염원이었던 동진정책은 이번 20대총선에서 가능할까. 김부겸 전 의원은 대구에서 당선이 유력한 것으로 예측된다. 그러나 선거 당일의 TK 민심은 어떻게 될지 알 길이 없다. 김영춘 전 의원 역시 이번만큼은 부산에서 당선이 될 것이라 천명했다. 김부겸과 김영춘 이외에도 많은 더불어민주당(이하 '더민주') 정치인들이 영남에서 당선되고자 지역구에서 깃발을 내걸고 있다.

민주당 계 정당은 87년 대선과 88년 총선 이후 고착화된 지역주의 구도 속에서 영남으로의 동진을 끊임없이 시도해왔다. 민주당 계 정당들은 호남과 영남의 인구 격차로 인해 정권 창출과 의회에서의 권력 획득을 위해 영남에서의 지지율 획득은 필수적이었다. 이에 대한 근본적 해결책으로 진행되어 왔던 전략이 '동진정책'이었다.

가장 많은 이들이 기억하고 있는 동진정책 사례는 부산의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출마였을 것이다. 물론 동진정책의 단어 정의로만 보았을 때, 온전한 동진정책은 아니었으나 가장 많은 대중이 기억하는 민주당 계 정당의 영남 도전 사례가 '노무현'이다. 그러나 결과는 패배였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바보'라는 별명을 얻게 된다. 그리고 이를 기반으로 그는 영호남과 서울, 수도권에서 소구력을 갖는 후보가 되었다. 결국 노무현은 대선 경선에서의 대역전극과 대통령 당선을 성취했다.

 25일 기자회견을 가진 김중권 전대표.
25일 기자회견을 가진 김중권 전대표. 이종호

동진정책의 가장 아쉬웠던 사례는 2000년 16대 총선에서의 김중권 전 DJ 비서실장이었다. DJ는 당선 이후 지역주의 타파를 내세웠고 자신의 비서실장이었으며, 새천년민주당 대표였던 김중권씨를 봉화-울진에 출마시킨다.

야세가 어느정도 존재하던 부산도 아니었고, 노동자들이 집합적으로 보여있는 울산과 창원도 아니었다. 심지어 대도시인 대구도 아닌, 울진-봉화였다. 김중권은 19표 차이로 낙선한다. 아마도 그가 16대 총선에서 울진-봉화에서 당선되었다면 지역주의 타파의 속도는 더 빠르게 진행되었을 것이다.

II. 동진정책 전략의 핵심. 정당이 아닌 '지역 속의 개인'


그러나 김중권, 김부겸, 김영춘 등 지역주의 타파를 위해 동진에 나선 정치적 사례들에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지점이 있다. 바로 이들의 선거전략이다. 이들은 철저한 후보자 '개인'을 내세우는 전략을 취한다. "정당이 아니라, 후보자 '개인'을 보고 지지해달라"라는 전략이 그것이다.

 지난 6.4지방선거 기간 중 권영진 새누리당 대구시장 후보와 김부겸 새정치연합 후보의 선거현수막이 걸려있는 모습. 두 현수막 모두 박근혜 대통령의 사진을 내걸고 있지만 권영진 후보는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김부겸 후보는 환하게 웃고 있는 모습이다. 두 현수막을 놓고도 논란이 일었다.
지난 6.4지방선거 기간 중 권영진 새누리당 대구시장 후보와 김부겸 새정치연합 후보의 선거현수막이 걸려있는 모습. 두 현수막 모두 박근혜 대통령의 사진을 내걸고 있지만 권영진 후보는 눈물을 흘리는 모습을, 김부겸 후보는 환하게 웃고 있는 모습이다. 두 현수막을 놓고도 논란이 일었다. 조정훈

위의 정치인들이 의미 있는 득표를 넘어, 승리 가능성을 점칠 수 있는 지지를 얻는 전략이 있다. 바로 정당 대신 '지역' 중앙당의 공약이나 어젠다를 따르는 것이 아니라, 지역에 맞게 중앙당의 논의와 이미지를 달리하는 전략이다.


가장 대표적 사례가 김부겸 전 의원이다. 김 전 의원은 대구 정서에 철저히 발을 맞추었다. 지난 6회지선에서도 세월호 정국 속에서도 박근혜 대통령과 정부를 비판하기 보다는 대구라는 지역 정서에 맞게 협력과 상호 존중의 태도를 취해왔다.

이들의 전략은 중앙 차원에서 보면 매우 언짢은 일이다. 또한 더불어민주당 소속 후보로서 위와 같은 행보는 각 정당의 지지층 이탈로 이어질 것이라고 평가한다. 그러나 이것은 '서울 중심주의'에 불과하다. 각 지역들은 각기 다른 정치적 기준이 존재한다.

III. 서울, 부산, 대구, 광주. 모두 '다른' 정치판이다.

김부겸 전 의원의 박정희 관련 발언은 중앙당에서 바라보았을 때는 일정 부분 해당행위에 가깝다. 그러나 이것이 옳고, 그른지의 논의를 벗어나 김부겸 전 의원과, 이와 비슷한 전략을 취하는 정치인들은 선명성이 뚜렷한 다른 야권 정치인들보다 지역에서 훨씬 더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해답은 간단하다. 지역마다 전혀 다른 정치적 환경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에서 바라보았을 때, 이해가 안 가는 선거결과가 나오는 것 역시 위의 논의와 맥락을 같이한다. 박근혜 정부의 국정무능도, YS의 서거도, 국민의당의 호남 공략 모두 지역마다 모두 다르게 읽힌다.

즉, 각 지역마다 모두 다른 정치판을 가지고 있는 것이다. 더민주는 중앙당의 논리대로만, 여의도의 상명하달로만, 광화문 근방에서의 보도로만 정국을 바라보아서는 절대로 지방에서 정국과 상관없이 경쟁력을 갖는 후보를 만들기 힘들다. 김영춘 전 의원이 중앙당이 방해만 안 한다면 당선될 수 있다는 내용의 발언을 한 것 역시 서울에서는 오류지만, 부산에서는 아주 틀린 주장은 아닌 것이다.

 [오마이포토] 김무성 올라 탄 이정현
[오마이포토] 김무성 올라 탄 이정현 이희훈

또 다른 사례가 이정현 의원의 순천-곡성 당선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정현 의원의 전남 순천-곡성 당선에, 그것도 큰 격차로의 승리에 대해 놀라움을 나타냈다. 그러나 이는 재보궐 선거에 불과하며, 20대 총선에서는 패배할 것이라고 단정지었다. 과연 그것이 사실일까.

이정현 의원과 새누리당은 철저히 '지역'과 '개인'에 중점을 두며 선거에 임했다. 비례대표 시절 호남 예산을 따왔으며 19대 총선에서 광주에서 40% 대의 지지를 얻은 '이정현'의 정치적 행보를 적극적으로 어필했다. 또한 낙후된 전남의 정서를 공략하기 위해 새누리당이라는 이름을 지운 상태로 힘 있는 이정현이 '예산폭탄'을 떨어뜨리겠다고 외쳤다.

이정현 의원의 결과는 어떠했는가. 그리고 이번 20대 총선에서는 어떤 결과를 가지고 올까. 비단 영호남 뿐만 아니라 수도권에서도 맥락을 같이하는 선거결과 나왔다. 손학규와 김두관이라는 거물을 누가 꺾었는가. 지역정서를 가장 잘 이해하고 있다고 판단되는 후보들이었다.

IV. 지역위원회에 '자유'를 허하라

결과적으로 중앙당에서 보는 지역의 선거구도와, 지역 안에서 바라보는 선거구도는 다르다. 지역간의 정서, 정치사회화의 차이가 분명히 존재하기 때문이다. 같으니 2016년 4.13일지라도 전혀다른 공간에서, 전혀 다른 유권자들의 선거가 벌어지는 것이다.

더민주는 지금 중앙 차원의 혁신와 개혁 행보로 지지율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그러나 이것이 중앙 언론에서만 떠드는 상승세를 넘어서, 지역에서의 당선을 만들고자 한다면 해당 지역의 정서와 지역문제를 가장 잘 이해하고 있는 지역위원회의 역할의 자유를 인정해줘야 한다.

물론 지역 내부의 파벌싸움과 정치비리의 위혐성이 존재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서울을 벗어난 지역들에서 더민주가 의석 수를 확보하고자 한다면, 그 지역의 환경에 맞는 자율적 공천방식이나 지원을 투자해야만 한다.

그것이 지금까지의 동진정책이 나아가야 할 방향인 것이다.

#김부겸 #김영춘 #동진정책 #더민주 #20대총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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