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조계사 앞 전교조 기자회견에 과잉대응 논란

"범죄예방 한다"며 전교조 8397명 탄원서 전달 막아

등록 2016.02.17 22:00수정 2016.02.17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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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횡단보도를 건너려던 전교조 서울지부 회원을 경찰이 끌어내고 있다

횡단보도를 건너려던 전교조 서울지부 회원을 경찰이 끌어내고 있다 ⓒ 불교닷컴


17일 열린 전교조의 기자회견 및 조계종으로의 탄원서 전달 과정에서 경찰이 과잉대응했다는 주장이 나와서 논란이 되고 있다.

경찰은 전교조 서울지부의 '동대부고 부당철회' 관련 기자회견을 조계사 앞 4차선 도로 건너편으로 유도하더니, 기자회견 후 조계종으로의 탄원서 전달도 막았다. 이 과정에서 경찰 30여 명이 조계사 앞 횡단보도를 막고 길을 건너지 못하게 했다. 경찰은 "범죄 예방 차원이다"고 밝혔다.

"사회적 약자 배려하던 조계종 어디 갔나"

a  전교조 서울지부는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이 면담요청을 거부하자 17일 기자회견을 열고 조계종이 나설 것을 촉구했다

전교조 서울지부는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이 면담요청을 거부하자 17일 기자회견을 열고 조계종이 나설 것을 촉구했다 ⓒ 불교닷컴


전교조 서울지부(지부장 이성대)는 17일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이 있는 조계사 앞에서 조계종립 동국대부속 고등학교 교사들의 부당전보를 철회해 달라는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이는 총무원장 자승 스님이 "조계종은 동국대 이사 선임만 관여하지, 재단운영에는 관여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전교조 면담 신청을 거부하면서 마련됐다.

전교조 서울지부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 부당하고 억울한 강제전보 철회, 조계종이 나서달라 ▲ 총무원 면담 요청에 응해 달라 ▲ 동대부고에서 교사탄압이 반복되지 않게 해 달라고 촉구했다.

전교조 서울지부 이성대 지부장은 "조계종이 평소 사회적 약자들을 돌봐온 것을 잘 알고 있다.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이 (사회적 약자를 보듬기 위해) 해왔던 말들이 있다. 그런데 조계종이 세운 동국대부속고등학교에서 있어서는 안 될 일이 일어났다. 전교조 서울지부는 이번 사태가 해결될 때까지 계속 호소하겠다"고 했다.

동대부고 J 교사는 "세월호 희생자를 위한 추모메시지를 발송했다는 이유로, 드라마 <송곳>을 수업자료로 썼다는 이유로 두 교사가 강제전보 조치를 당했다. 사립학교법 교원 인사에 대한 절차가 있지만 동국대의 교사 전보 절차는 엉망이다"고 했다.


J 교사는 "2004년 61명, 2005년 29명 그리고 2011년까지 10여 명, 2012~올해까지 20여 명의 교사가 4~5개 학교에 강제전보 당했다. 동국대가 자기 입맛에 맞춰 교사를 인사이동하고 있다"고 했다.

동국대 관계자는 "학교장이 교원 가운데 선임한 교원인사위원회를 거쳐 학교장 제청을 받아 전보를 결정한다. 동국대는 5개 산하학교 교원을 원만하게 순환 근무를 시켜야 학교도 개인도 발전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전교조 서울지부가 문제제기 하는 두 교사도 정기 전보 조치일 뿐 절차상 문제는 없다"고 밝혔다.


탄원서 전달이 경찰 눈에는 범죄?

a  경찰은 전교조 서울지부 기자회견이 끝날 즈음, 횡단보도를 막아섰다. 횡단보도를 폐쇄하고는 통행을 막았다

경찰은 전교조 서울지부 기자회견이 끝날 즈음, 횡단보도를 막아섰다. 횡단보도를 폐쇄하고는 통행을 막았다 ⓒ 불교닷컴


한편 전교조 서울지부 회원 10명은 기자회견 후 조계종에 탄원서를 전달하려 했다. 지난 1주일 동안 부당전보 철회에 동의한 8397명의 서명지 사본도 있었다.

기자회견이 끝날 즈음, 조계사 건너편에 있던 경찰 30여 명이 차도를 건너 횡단보도를 폐쇄했다. 이어 20여 명이 추가 투입돼 전교조 회원들 주위를 막았다.

전교조 서울지부 회원들은 "경찰이 무슨 권리로 통행을 막느냐. 왜 길도 못 건너게 하느냐"고 항의했다. 일부 회원이 횡단보도 신호에 따라 길을 건너려 했지만 중앙선 부근에서 경찰에 붙잡혀 다시 끌려나왔다.

경찰은 "일주문은 조계사 앞이다. 신도들이 불편하고 조계사 종무원들과 충돌을 예방하는 차원에서 경찰 자체 판단으로 막는 것"이라고 했다.

다른 경찰은 "범죄 예방 차원이다. 신도들과 부딪힐 수 있어서"라고 했다. 이 경찰은 횡단보도도 못 건너게 막는 경찰 대응을 "조계사(조계종) 요청이었다"라고 했다가 곧바로 "정부 요청이다"로 말을 바꾸기도 했다.

전교조 회원들은 "(전교조는) 관공서 등에 그동안 탄원서 등 문건 전달을 해왔다. 탄원서 전달이 무슨 범죄냐. 조계종에서는 탄원서 전달이 범죄가 되느냐. 이러다가 집 앞 현관도 못나오게 막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전교조 서울지부 조남규 정책실장은 "경찰이 '조계종 총무원이 이것(탄원서)을 받을 수 없으니 경찰이 막아달라고 요청했다'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경찰 #조계종 #조계사 #전교조 #동국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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