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꼴지 추락한 전자랜드, 다시 반등할 수 있을까

[프로농구 결산 ①] 전자랜드의 희망, 성장세 보여준 젊은 선수들

16.02.24 10:10최종업데이트16.02.24 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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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승 37패 승률 0.315, 그리고 최하위. 야심차게 2015-2016시즌을 시작했던 인천 전자랜드의 최종 성적표다. 직전 2014-2015시즌 4강 플레이오프에서 아쉽게 떨어지며 다음 시즌을 기대케 했던 전자랜드의 2015-2016시즌은 그야말로 최악에 가까웠다. 최근 5시즌 연속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던 전자랜드가 이번 시즌 들어 완전히 추락한 이유는 무엇일까?

전자랜드의 추락 원인으로는 여러 가지를 꼽을 수 있다. 직전 시즌 공수에서 크게 성장한 차바위의 군 입대 공백, 대학 시절 불법 스포츠 도박 사실이 드러나 프로농구연맹(KBL) 징계에 이어 팀 자체 징계까지 받은 함준후의 시즌 초반 공백, 맏형 이현호를 비롯해 정영삼, 박성진, 정효근 등의 릴레이 부상, 포인트가드와 토종 센터 전력의 한계 등 많은 원인들이 존재한다.

실패로 이어진 외국인 선수 발탁

하지만 그중에서도 전체 3순위로 영입한 외국인 선수 안드레 스미스의 시즌 초반 시즌아웃은 전자랜드의 추락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지난 7월 열린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 당시 전자랜드 유도훈 감독은 전체 3순위라는 만족스러운 순번을 뽑았다. 그리고 직전 시즌까지 함께한 포웰 대신 신장의 이점을 지닌 언더사이즈 빅맨 안드레 스미스를 선택했다.

스미스의 기량은 각 구단 관계자들 사이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았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스미스의 몸 상태에 대해서는 의구심이 많았다. 2015년 1월 무릎 수술을 받은 스미스의 몸 상태가 정상이라 보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유도훈 감독은 안정보다는 모험을 택했다. 그리고 스미스는 유도훈 감독의 배려속에 재활에 몰두했다.

시즌 초반만 하더라도 유도훈 감독의 모험은 성공적인 듯 보였다. 몸 상태를 조금씩 끌어올린 스미스는 전자랜드의 개막 4연승을 이끌며 자신의 진가를 알렸다. 하지만 그게 전부였다. 무릎이 완벽히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출장을 강행한 탓에 반대쪽 무릎에 이상이 생긴 스미스는 10경기만을 뛴 채 허버트 힐로 교체됐다.

기대했던 스미스의 부상 이탈 이후 전자랜드는 속절없이 무너졌다. 스미스와 함께 드래프트에서 선발된 뱅그라 역시 좀처럼 팀에 녹아들지 못했고 결국 23경기만을 뛴 채 자멜 콘리로 교체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외국인 선수로 인한 효과가 없자, 결국 유도훈 감독은 4라운드 초반 전주 KCC로부터 리카르도 포웰을 트레이드로 영입하는 초강수를 뒀다. 하지만 뒤늦은 포웰 영입은 신의 한 수가 되지 못했고, 전자랜드는 반전을 이루지 못한 채 시즌을 마감했다.

스미스, 뱅그라, 힐, 콘리, 포웰까지. 무려 다섯 명의 외국인 선수가 활약한 사실에서 알 수 있듯, 유도훈 감독의 2015-2016시즌 외국인 선수 선택은 완벽한 '실패'였다. 스미스가 부상 없이 건강한 몸 상태로 활약했다면 전자랜드의 시즌 성적은 크게 달라졌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만약'에 불과하다. 결과적으로 유도훈 감독의 모험은 실패로 돌아갔다.

전자랜드의 희망, 성장세 보여준 젊은 선수들

하지만 전자랜드의 2015-2016시즌이 우울하기만 했던 것은 아니다. 유도훈 감독의 적극적인 지원속에 전자랜드의 젊은 선수들이 조금씩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기 때문이다. 박성진, 정영삼, 정병국, 함준후 등 기존의 80년대생 주축 선수들이 부상 등의 이유로 직전 시즌에 비해 나아진 모습을 보이지 못한 것과 달리, 90년대생 신진급 선수들은 그들의 잠재력과 가능성을 입증해보였다.

우선 2년차 1993년생 정효근은 시즌 중반까지 눈부신 활약을 펼쳤다. 비록 시즌 중반 이후 발가락 부상으로 임팩트가 크게 줄어들긴 했지만, 정효근은 특유의 탄력과 스피드, 그리고 적극성을 선보이며 전자랜드의 미래임을 증명했다. 물론 직전 시즌에 비해 3점슛 성공률이 낮아진 점과 시즌 막판까지 꾸준한 모습을 보이지 못한 점은 숙제로 남았지만 말이다.

4년차 1990년생 김지완은 정효근과 달리 시즌 중반 이후부터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비시즌 필리핀 리그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박성진을 제치고 주전 포인트가드로 도약한 김지완은 시즌 중반 이후 특유의 빠른 스피드에 완급 조절 능력까지 더하면서 유도훈 감독의 포인트가드 고민을 조금이나마 덜게 만들었다.

또한 신인 드래프트에서 2순위로 입단한 1993년생 루키 한희원은 경기를 치를수록 공격적인 모습을 보이며 순조롭게 프로에 적응해나갔다. 유도훈 감독의 적극적인 지원에 힘입어 한희원은 루키 시즌 38경기에서 평균 18분 39초를 활약했다. 특히 정규시즌 마지막 5경기에서는 평균 9.4득점을 기록하며 유도훈 감독의 기대에 부응했다.

뿐만 아니라 수비형 센터 주태수의 '3점 능력 장착'도 전자랜드의 수확 중 하나였다. 주태수는 프로 데뷔 이후 수비형 센터로 활약했다. 수비에서는 탁월한 신체조건으로 외국인 선수를 전담 수비했지만 빈약한 공격력으로 인해 그다지 높은 평가를 받지 못했다. 하지만 이현호의 부상으로 출장 시간 및 비중이 높아지면서 주태수는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주태수는 이번 시즌 24개의 3점슛을 시도해 무려 11개를 성공시키며 45.8%의 고감도 3점슛 성공률을 기록했다. 팀내 최고 3점 슈터인 정병국의 46.5%와 비교해도 전혀 손색없는 3점슛 정확도를 선보인 것이다. 참고로 주태수는 2012-2013시즌부터 2014-2015시즌까지 직전 3시즌 동안 총 2개의 3점슛만을 시도해 단 한 개도 성공시키지 못했다. 주태수가 이번 시즌을 계기로 보다 자신 있게 3점슛을 시도해나간다면 전자랜드는 더욱 강해질 수 있다.

기대 걸어 볼 만한 전자랜드의 다음 시즌

지난 2014-2015시즌 KBL의 주인공은 단연 인천 전자랜드였다. 우승은 울산 모비스의 차지였지만, 포웰을 중심으로 똘똘 뭉친 전자랜드는 매 경기마다 드라마를 만들며 농구팬들에게 큰 감동을 선사했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2015-2016시즌의 전자랜드는 그 감동을 이어가지 못한 채 최하위에 그치고 말았다.

6시즌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에 실패한 전자랜드. 이제 전자랜드는 새로운 출발 선상에 서있다. 매 시즌마다 보유한 전력에 비해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며 높은 평가를 받아 온 유도훈 감독 역시 이번 시즌의 실패로 큰 교훈과 깨달음을 얻었을 것이다.

젊은 선수들의 성장, 그리고 주태수의 3점 장착까지. 비록 이번 시즌 성적표가 우울하긴 했지만, 전자랜드의 다음 시즌 전망까지 우울한 것은 아니다. 새롭게 출발할 전자랜드, 그리고 처절한 실패를 맛본 유도훈 감독의 2016-2017시즌을 기대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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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도훈 인천전자랜드 한희원 스미스 포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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